아이들은 놀아야 한다고 했더니 부모들이 내게 말한다. “그래 당신 말 알아들었고 당신 말이 맞다. 그런데 밖에 아이들이 나와 놀아야 우리 아이도 나가 놀 것이 아닌가”. 아이들이 없는데 어떻게 놀라는 말인가… 솔직히 말해 나는 이런 의견을 듣고 속내를 드러내는 걸 꽤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제 편히 이야기하겠다. 어른들이 참 염치를 모른다. 어른들이 비겁해도 너무 비겁하다. 어른들이 끝끝내 자기 아이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밖에 나가면 함께 놀 아이들이 없으니까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 손을 잡고 빠져나가면서 자신들의 이어지는 이런저런 ‘아이 빼돌리기’ 행위가 정당하다는 근거로 가져다 쓴다. 그러면서도 동네 아이들이 모두 외국으로 떠나버려 없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이렇게 강변하는 부모들은 곧이어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고 미디어와 게임기를 손에 쥐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