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교란.’ 설치예술가 크리스토 야바체프와 잔 클로드 부부가 자주 썼던 표현이다. 백남준의 친구였던 이 부부는 백남준 역시 자신들처럼 기존 사회 시스템에 비판적 문제 제기를 하면서 교란을 일으키지만 그 ‘교란’이 부드럽고 유머가 가득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6월30일까지 열리는 상설전 〈부드러운 교란-백남준을 말하다〉는 날카로운 사회의식을 담은 백남준의 작품들을 비롯해 그와 함께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과 자료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작품 가운데 가장 정치적이라고 평가받는 비디오 작품 〈과달카날 레퀴엠〉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에서 백남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의 격전지였던 과달카날 섬에서 샬럿 무어먼과 함께 평화를 위한 곡을 연주하고 퍼포먼스를 벌인다. 전쟁의 파괴적 속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금기에 대한 저항을 드러낸다. 경기도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 1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정치적인 예술이란 무엇인지, 사회 참여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