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 드라마 〈무사 백동수〉를 보다가 문득 원작자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자료를 조사한 끝에 김영호씨(48)를 찾게 됐다. 〈야뇌 백동수〉라는 만화와 〈무사 백동수〉라는 소설을 둘러싸고 원작 논쟁이 벌어질 판이지만, 만화든 소설이든 김씨가 2002년 펴낸 〈조선의 협객 백동수〉(푸른역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여, 그를 만나 어떤 경위로 조선 정조 때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에 단 한 줄 언급된 백동수라는 인물에 천착하게 됐는지 탐문한 결과, 요즘 유행하는 ‘운명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김씨는 1980년대 후반 들불처럼 일어난 민족무예 ‘경당’의 산파 격인 인물인데, 경당이 바로 백동수가 총감독을 맡은 〈무예도보통지〉의 24반 무예를 오늘에 되살린 단체였던 것이다. 그는 “1989년 빗자루 도사로 알려진 임동규 선생의 〈한국의 전통무예〉라는 책을 접한 게 인연이 되어 20여 년간 민족무예 보급의 외길을 걸어왔다”라고 말했다.
〈조선의 협객 백동수〉는 그가 7년여에 걸친 끈질긴 자료조사 끝에 백동수의 일대기를 밝혀낸 책으로, 읽는 재미로는 드라마를 오히려 능가한다. 조선 정조 대의 르네상스를 이끈 이덕무·박제가·박지원 등 실학파와의 관계 및 김체건·김광택으로 이어진 조선 검맥과의 사승 관계를 중심으로 백동수의 일생을 재구성했다. 그는 “드라마 인기 덕분에 〈승정원일기〉 등 새로 발굴된 자료를 보충해 지난 7월 증보판을 발행하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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