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점규제법’ 살려야 경제 산다 새창
- 한국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시장경제를 하자고 하면서 시장경제의 기본 룰인 독점규제법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중소기업의 기술 아이디어와 인력을 착취하고 경쟁에서 도태해버린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전문직·공무원 외에는 품위 있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힘든 경제구조가 만들어졌다. 결국 수많은 사람이 자영업자가 되었다. 어차피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니 시작하기 쉽고 착취를 덜 받는다고 여긴다. 한국에서 자영업자 비율은 전체 취업자 대비 2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9-02-15
- 대림동 프로젝트에 상찬 쇄도 새창
- “대림동 기사 볼만했어요. 한 쪽씩 할애한 인물 사진도 좋았고(안병찬 원 <시사저널> 발행인)” “오랜만에 굉장히 좋은 르포를 읽었다(@the_hours_)”. 언론계 선배부터 트위터리안까지 상찬 쇄도. 퓰리처상을 받은 <뉴욕타임스> ‘스노폴(Snow Fall)’ 페이지를 보는 것 같다며 대림동 프로젝트 페이지(daerim.sisain.co.kr)에 대한 칭찬도. ‘대림동 한 달 살기’의 김동인 기자입니다. 기획 계기는? 장일호 사회팀장의 어느 술자리. 장 팀장이 대림동에서 한국인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서 아이템 투척...
- 고제규 편집국장 2019-02-15
- 선거는 왜 ‘19금’인가 새창
- 선거는 왜 ‘19금’인가. 선거 연령 하향 운동을 하는 이들의 오랜 의문이다. 김윤송(17) 청소년 활동가도 마찬가지다. OECD 35개 국가 중 19세로 선거권을 제한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다른 나라는 그보다 아래다. 18세를 넘어 16세 참정권을 허용하는 나라(오스트리아)도 있다. 한국에선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은 될 수 있지만 정작 투표를 할 수 없는 나이, 18세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돌아가는 가운데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지난해6월 지방선거를...
- 김은지 기자 2019-02-14
- 김경수 판결문을 읽었다 새창
- 김경수 경남도지사 판결문(김경수 판결문)을 읽었다. 본문만 162쪽. 판결문을 정독해보니 유죄 논리가 일관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빈틈도 ‘보였다’. 예를 들면 재판부는 같은 사안을 한쪽에선 추정했는데, 다른 쪽에선 확정했다. 추정에서 확정으로 나아간 대목이 여럿 ‘보였다’. 김경수 판결문의 맹점은 판결문 자체에 나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길지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 고제규 편집국장 2019-02-11
- [시사IN] 기자들의 시선 새창
-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이 주의 인물 센터장실은 24시간 환했다. 응급의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명절 연휴에는 말할 것도 없었다. 2월4일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숨졌다. 응급 상황이 생기면 종종 연락이 두절되곤 했으나,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자 병원을 찾은 배우자에 의해 발견됐다. 의료원 측은 누적된 과로로 인한 사망으로 판단했다. 윤 센터장은 400여 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진료 정보를 수집하는 국가응급진료정보망 체계를 잡고, 응급의료 전용 헬기를 도입하는 등 ...
- 시사IN 편집국 2019-02-11
- 장자연 사건에서 세상을 다시 읽다 새창
- ‘삼성 장충기 문자’를 취재하면서 나는 세상에 빛만큼 어둠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시사IN> 제517호 ‘장충기 문자에 비친 대한민국의 민낯’ 기사 참조). “존경하옵는 장충기 사장님”으로 시작해 “하해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라는 인사 청탁 문자메시지는 ‘세상은 깊고 짙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장자연 사건’ 취재를 하면서 다시금 그때 감정이 소환됐다. 20대 후반의 신인 배우는 한 번이라도 더 대중에게 얼굴을 비추기 위해 술접대 심지어 성접대를 강요당했다고 했다. 계...
- 김은지 기자 2019-02-01
- 관료를 믿어야 하는가 새창
- 두 달째 모든 경제 이슈를 뒤덮어버린 ‘신재민 폭로 사건’. 도대체 그는 무엇을 폭로한 걸까. 세수가 남아도는데 왜 정부는 추가로 적자국채를 발행하려 했을까? 온갖 음모론이 제기됐지만 내 결론은 세계잉여금, 즉 국회의 감독을 받지 않는 주머닛돈을 남겨서 다음 해에 쉽게 재정을 충당하려 했다는 것이다. ‘꼼수’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이 기술은 ‘증세 없는 복지’라는 대통령의 공약을 조용히 지키기 위해 동원되었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문재인 정부도 2018년 성장률을 실제보다 높게 예측했다. 2017년을 빼고 지난 ...
-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2019-02-01
- “기사에 쓴 것보다 못 쓴 게 더 많아요” 새창
- “<시사IN>의 김은집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를 진행하는 김은지 기자. 지난 한 달간 취재 끝에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장자연 사건을 커버스토리에 담았습니다. 방대한 자료를 봤다던데? 취재원 보호. 자료 출처는 묻지 마시고(웃음). 2009년 장자연 사건 당시 경찰·검찰 수사 자료, 관련 재판 자료 등 수천 쪽을 김연희 기자와 다 봤죠. 자료뿐 아니라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경찰과 검찰 관계자,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도 두루 접촉하고 취재. 취재 거부한 사람들이 많았을...
- 고제규 편집국장 2019-01-31
- 두 발로 기록한 오래된 가게 이야기 새창
- “서울이라는 도시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은 거리마다 골목마다 숨은 듯 드러난 듯 다양한 ‘백년 가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 창간 멤버인 이인우 선임기자(59)의 말이다. 재개발 과정에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오래된 가게들이 명멸해가는 세태 속에서도 그는 희망의 끈을 찾고자 했다.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작은 가게들의 일상을 통해 서울이란 대도시의 산업과 풍속, 문화의 변천상을 읽어내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그렇게 지난 1년간 서울 구석구석을 누벼 24개 가게를 추렸다. 동숭동 대학로 ‘학림다방’부터 쇠를 다...
- 정희상 기자 2019-01-31
- 그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새창
- 1990년 월간지 <말> 초년 기자 시절 대령 출신 지만원씨를 취재원으로 처음 만났다. 정치군인들의 권력욕과 물욕에 환멸을 느꼈던 그 시절 지씨와의 만남은 신선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 서구식 합리주의를 전파하는 전도사를 자임했다. 지씨는 1990년대 초·중반만 해도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육사 출신 정치군인 모임인 ‘하나회’의 실상과 부조리를 기자에게 제보해 여러 차례 특종을 안겨준 이도 그였다. 무기 도입 사업 비리에 대한 제보도 했다. 1990년대 초·중반 지씨와 함께 만든 기자의 특종은 지씨를 정치적 주목...
- 정희상 기자 2019-01-30
- [시사IN] 기자들의 시선 새창
-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이 주의 공간 드디어 만났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월19일부터 2박3일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휴양시설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8월 임명된 비건 특별대표는 그동안 최 부상을 만나기 위해 분주히 다녔다. 인천공항에 입국하며 적어온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 메시지를 읽거나, 판문점을 깜짝 방문했다. 하지만 북·미 실무회담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장소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
- 시사IN 편집국 2019-01-28
- ‘콩쥐 기자’를 소개합니다 새창
-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재판이 한창일 때다. 공중파 방송은 보도를 하지 않았다. 보수 신문사는 국정원의 정상 업무라며 ‘물타기’를 했다. <JTBC> <한겨레> <오마이뉴스> <뉴스타파> 등 몇몇 언론만 ‘진짜 뉴스’를 생산했다. <시사IN>도 화력을 집중했다. 그때 사회팀장이었다. TF팀을 꾸려 5개월차 막내 기자들도 투입했다. 매주 ‘원세훈 법정 중계’를 이어가며 특종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침 법무부가 윤석열 특별수사팀이 찾아낸 트윗 5만5689개를 ‘서면’으로 국회에 넘겼다. 몇 박스 분량이었다. A4 종이 위에 깨알...
- 고제규 편집국장 2019-01-28
- 김정은 신년사 폄하하지 말라 새창
-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2018년에 비해 깜짝 놀랄 만한 메시지가 없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도 자립경제와 자력갱생을 통해 경제 전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이루었다는 자평과 더불어, 인민 생활 향상을 새해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다방면의 개혁을 독려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군수산업도 민수 부문의 경제성장과 주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 역시 같은 맥락이다. 때로는 한 말보다 하지 않은 말이 더 흥미롭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핵 단추, 침략 세력, 전쟁 도발이라는 자극적이고도 상투적인 용...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 교수) 2019-01-25
- “용균씨 이모의 사탕,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새창
- 고제규 편집국장 unjusa@sisain.co.kr 61일. 장일호 기자만 아는 기록. 2009년 수습기자 61일 만에 ‘44만원 세대로 산다는 것(제116호)’ 커버스토리 입봉. 깨지지 않던 기록. 32일. 나경희 기자가 경신. 김용균씨 사고를 취재하며 ‘내가 김용균이다(제588호)’ ‘아들이 남긴 숙제(제592호)’ 커버스토리를 잇달아 쓴 나경희 기자입니다. 김용균씨 사고 취재 며칠째? 12월12일 사고 다음 날부터 취재. 그때부터 계속 취재. 당분간 계속 관련 취재를 할 거 같은데요. 장례식장 취재가 가장 어려운데? 기자...
- 고제규 편집국장 2019-01-25
- “교회에 문제 있으면 제게 말씀하세요” 새창
- “저한테 말씀하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책임자의 모습은 자주 남성으로 상상됐다. 눈앞의 여성은 종종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 가부장적이고 남성 목회자 중심인 한국 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성은 그렇게 배제되곤 했다. 김애희씨(41)는 그 틈을 비집고 나온 ‘모난 돌’이었다. 대형 교회 세습·비리 등 교회 내 문제에 앞장서고 있는 개신교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 실무자로 2004년 활동을 시작한 김씨는 2013년 ‘평신도, 실무자 출신, 여성’으로는 최초로 사무국장에 발탁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남성 목회자...
- 장일호 기자 2019-01-25
- ‘여풍’ 같은 소리하고 있네 새창
- 10년 전 수습기자 시절 <기자협회보> 인터뷰에 응한 적이 있다. 입사 동기인 김은지·임지영 기자와 함께였다. 당시 기사는 “<시사IN> 공채 2기 수습기자 합격자 전원이 여기자여서 화제다”로 시작된다. 속으로 엄청 구시렁거렸던 기억이 난다. ‘때가 어느 땐데 공채에서 여성만 뽑았다고 기삿거리가 되나.’ <시사IN>이 1기부터 6기까지 공채로 선발한 기자 13명 중 남성은 단 3명이다. 선배들은 “성적순으로 뽑으면” 그렇게 된다고 했다. <시사IN>은 지난해 공채에서도 전원 여성 기자를 선발했다. 이 안에서 여성이라서 차별받는...
- 장일호 기자 2019-01-22
- [시사IN] 기자들의 시선 새창
- 정희상 기자 minju518@sisain.co.kr 이 주의 공간 1987년 1월14일 서울대학교 3학년 박종철군은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졌다.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경찰 발표에 시민들은 분노했고, 그의 죽음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1월14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 열사 3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다, 행정안전부로 관리권이 이관돼 ‘민주인권기념관’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날 박종철 열사 유족과 영화 <1987> 제작진 등 300여 명이 참...
- 시사IN 편집국 2019-01-21
- 공소시효가 없다 새창
- 서른아홉 살 여성이 숨졌다. 타살. 피해자는 명문대 출신 대기업 직원. 발견 장소는 러브호텔 근처 낡은 아파트. 낮에는 재원(才媛), 밤에는 성 판매 여성으로 살았다. 언론은 피해자 신상 파기에 광분했다. 한 언론은 피해자의 전라 사진을 게재했다. 대중은 ‘발정이라 표현해도 좋을 만큼 과도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과 경찰은 여론에 밀려 수사했다. 용의자는 네팔인 이주 노동자. 수사기관은 출입국관리법 및 난민인정법 위반 혐의로 먼저 신병을 확보했다.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수사기관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에 눈감았다. 예를...
- 고제규 편집국장 2019-01-21
- 체육계 ‘침묵의 카르텔’은 적폐다 새창
- 필자가 ‘스포츠 인권’ 문제에 관여하게 된 것은 10년 전쯤부터다. 2008년 2월 초,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일을 막 시작하려는 참에 방영된 한 방송사의 스포츠 성폭력 관련 탐사보도가 계기가 되었다. “선수는 자기가 부리는 종이야. 육체적인 종이 될 수도 있고…. 선수 장악을 위해 여자니까 (성관계를) 가져야 날 따라오고….”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 그런데 나에게 더 놀랍게 다가온 사실은 또 있었다. 국민에게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하는 스포츠계가 인권 사각지대였다는 점이다. 인권위는 당장 체육계를 비롯해 폭력·성...
- 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 2019-01-18
- 사진을, 지면을 더 더 더 많이 쓸걸 새창
- 글 쓰는 사진가. 중국에 꽂혔다. 2000년대 초반부터 개혁개방 현장 기록. <중국 1997-2006>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저자 이상엽. “함께하시죠.” “그럽시다.” 단 두 마디로 통했습니다. 제591호 커버스토리 ‘중국의 오늘’을 현장 취재한 이상엽 사진가입니다. 중국을 왜 기록하기 시작했나? 한국 언론에서 중국 하면 차마고도, 실크로드만 조명. 다른 걸 해보자. 뭐가 있을까 궁리하다, 개혁개방 현장 기록이었죠. 2003년부터 중국의 동부 연안도시, 그러니까 톈진으로 들어가 마카오까지 갔죠. 그때가 필름 시대 끝물이었는...
- 고제규 편집국장 2019-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