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어떻게 오는가 로널드 잉글하트·크리스찬 웰젤 지음, 지은주 옮김, 김영사 펴냄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인민(demo)이 주인이 되는 정치 체제이다. 그러나 사실상 모든 인민의 요구를 다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나라에서 민주주의는 정당으로 대표되는 ‘대의 민주주의’ 형태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민은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국민소득이 높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하지도 않다. 이는 결국 물질이 아닌 ‘가치’, 즉 삶의 질이 현실 정치의 핵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88년부터 전 세계 80여 개 나라를 대상으로 세계 가치 조사를 통해 행복지수를 측정해온 로널드 잉글하트 교수(미시간 대학·정치학)와 크리스찬 웰젤 교수(독일 브레멘 국제대학·정치학)가 이러한 변화를 감지, 분석해냈다. 대중이 환경·낙태·게이의 권리 등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자기표현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가치를 주장하는 대중은 엘리트에게 권리를 위임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두 저자는 이러한 가치가 확산되는 것이 민주주의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개인화된 삶의 가치관이 민주주의 발전에 새로운 좌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지음, 추수밭 펴냄 ‘재스민 혁명’ 소식과 ‘아덴만 여명’ 작전 소식을, 뉴질랜드와 일본의 지진 참사를 우리는 안방에서 실시간으로 접한다. 그러나 세계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김영미 세계 분쟁 전문 PD(〈시사IN〉 해외 편집위원)는 지난 10년간 참상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남미 콜롬비아까지 전쟁과 테러, 분쟁과 가난으로 평화가 멈춘 땅 위에서 기록한 글이 묶여 나왔다. 1년이면 9개월 이상을 세계 분쟁 지역을 누비는 저자가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틈틈이 메모해둔 내용이었다. 책을 묶으면서 저자는 아들이, 그리고 한국의 많은 아이가 이라크에서 전쟁이 나든, 이집트에서 대통령이 사임하든 상관없이 오로지 입시 공부에만 관심을 빼앗기며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았다. 시아파와 수니파가 무엇인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을 이루는 듀랜드 라인은 왜 분쟁 중인지 등등,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현장 취재와 맞물려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다. 또 이야기를 들려주듯 편안하게 적은 글은 국제관계와 종교·영토 문제 등 복잡하게 얽힌 이슈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이슈를 정리할 뿐 아니라 세계는 왜 싸우고 있는지, 우리가 왜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쿨하게 사과하라

정재승·김호 지음, 어크로스 펴냄 제목처럼 사과를 ‘쿨하게’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무엇 하나 감추기 쉽지 않은 TGIF(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 시대에는 다르다. 사과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 사과는 승자의 전략이기도 한 것이다. 두 저자는 신경과학과 경영학을 넘나들며 신뢰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핵심인 사과를 파헤친다. 

 

 

즐거운 지식 고명섭 지음, 사계절 펴냄 〈한겨레〉에 서평을 써 온 저자는 무한한 책의 바다를 잘 건널 수 있도록 돕는 ‘일등 항해사’ 노릇을 자임해왔다. 사상과 인문, 교양을 넘나들며 책을 통해 앎의 기쁨을 배우고, 배움의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했던 저자가 4년 남짓 꼼꼼히 읽어온 책의 서평 187편이 담겼다. 

 

 

본격 시사인 만화 굽시니스트 지음, 시사IN북 펴냄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지름신’을 부르는 책들이 있다. 매주 〈시사IN〉에 연재되던 만화가 감질났다면, 이번엔 한번에 몰아서 보자. ‘이명박 시대’를 날카롭게, 때로는 재미있게 훑어볼 수 있다. 연재된 만화 중에서 독자들 반응이 좋았던 작품 56편과 지면에 공개하지 않았던 작품 2편도 함께 묶었다.

 

 

빈곤의 역사 : 교수대인가 연민인가 브로니슬라프 게레맥 지음, 이성재 옮김, 도서출판 길 펴냄 빈곤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중요한 문제였다. 그러나 역사는 무수히 많이 존재했던 걸인·행려병자 등의 존재를 외면해왔다. 빈곤 문제가 주목받은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빈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구체적으로 읽어낸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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