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박지원 전 국정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사실상 ‘임명직’ 비대위원장 한동훈 사퇴? 윤석열에게 명분 없어도 너무 없어”
“김건희 여사 문제로 충돌한 1차전은 한동훈 우세승, 2차전은 공천 문제가 될 것”
“‘이준석 선례’ 보면 선거 끝나고 한동훈도 해코지할 것… 36계 줄행랑이 답”
“이기기도 쉽지 않은 선거, 한동훈 총선 이후 유학 계획 세웠다는 설 있어”
“명품 가방 대국민 사과로 끝날 문제 아니야… 김건희 특검 안 할 수 없을 것”
“2022년 7월 이준석 혁신위 띄웠을 때 용산에서 심기 불편해해… 공천권에 예민”
“이준석 때문에 0.73%p로 이겼다? 선거 이기고도 난리 치는 사람은 처음 봐”
“‘공천을 용산이 한다’라는 게 뉴노멀… 당무 개입 불법인데 대통령이 범법자?”
“제3지대 통합 필요하면 검토, ‘이낙연 신당’ 창당 늦어지는 건 이해 가지 않아”
“이낙연 계양을 출마해 ‘이재명 피해자’ 우두머리가 돼야 창당 명분 설 것”
“개혁신당 선대위원장 윤석열, 윤석열 지지할 수 없는 보수세력 개혁신당으로 올 것”

■ 박지원 / 개혁신당 창당 축하합니다. 제가 신당 많이 해봤잖아요. 우리 국민들이 신당 굉장히 좋아해요. 그만큼 정치 개혁을 원하고 새로운 당의 출현을 원하는 거예요.

■ 진행자 / 경쟁 정당을 축하해주고 계십니다(웃음).

■ 이준석 / 박지원 전 원장님이 또 ‘탑 스파이’로서 예지력을 보여주시니까….

■ 진행자 / 탑 스파이라는 평가에 대해서 동의하시나요?

■ 이준석 / 국정원장이 탑 스파이 아니면 누가 탑 스파이예요(웃음).

■ 박지원 / 하여간 국회의원 세 번 낙선하고, 대통령 윤석열 만들고, 지방선거 압승을 하고도 윤석열한테 쫓겨나서 탄압받는 것이 내공으로 쌓여서 신당 창당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저는 잘 되리라 봐요.

■ 진행자 / 주말 사이 정치권에 큰 사건이 많았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조차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두 분, 어떻게 보셨어요?

■ 이준석 / 정보에 근거해서 이야기하자면, 어떻게든 한동훈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로 봉합이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번 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밀고 나갈 명분이 너무 없어요. 대체 왜 뛰어들었는지조차 모르겠는데요. 조금 전 보도를 보니까 결국 ‘우려가 있어서 얘기했던 것이다’ 그 이상 가지 않겠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던데요. 김건희 여사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1차전은 한동훈 위원장이 실랑이 벌이다 우세승 한 것처럼 보이지만 공천으로 가면 약간 달라집니다. 왜냐면, 김건희 여사에게 사과하라는 주장의 옳고 그름은 따질 수가 있어요. 여기서는 대중의 여론에 올라탄 한동훈 위원장이 훨씬 유리하죠. 명분을 쥐고 있어요. 그런데 공천 싸움은 칼로 물 베기거든요. A가 공천받느냐, B가 공천받느냐는 선악의 문제가 아니에요. 용산은 A를 공천하기 원했는데, 한동훈 위원장이 B를 공천해서 싸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피 터지게 싸우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2차전은 모양새가 안 좋을 거예요.

■ 박지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됐을 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두 가지 명령을 받았을 겁니다. 첫째는 김건희 특검을 어떤 경우에도 하지 마라. 둘째는 ‘용핵관’ 공천을 철저히 해라. 그런데 지금 여러 여건상 김건희 특검을 한동훈 위원장이 거부한다고 해서 안 되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 전에 물러갈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봤는데, 제 예측이 맞아가는 것 같아요. 보니까 이수정 교수, 김경율 비대위원이 명품 가방 문제에 사과를 운운하면서 연기를 피우더라고요. 여기에 한동훈 위원장이 군불을 땠죠. 윤석열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냈다는 데 김건희는 성역이거든요. 안 되는 거예요. 비서실장이 물러가라고 통보까지 했다고 하면, 대통령 이기는 비대위원장은 없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사극을 봐도 중전마마가 화를 내면 대신들이 살아남지를 못해요. 결국 한동훈 위원장이 물러날 거예요.

■ 이준석 /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윤석열이냐, 한동훈이냐)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는 것만으로도 리더십에 금이 갈 수밖에 없어요. 경선룰을 바꾸는 등 아무리 용산에서 꽂았다고 해도 김기현 대표는 당원들이 권위를 부여해서 앉힌 거죠. 그런데 지금 비대위원장을 저 자리에 앉힌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거든요? 거기에 맞선다는 게 자기부정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쟁 강도가 약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보통은 임명직이 임명권자에게 불신임받으면 직을 던지는 게 관례거든요? 지금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임명직이란 말이에요. 그런 상황이라 너무 격렬하게 싸울 수는 없을 거고요. 다만 총선이 80여 일 앞두고 있어서 물러나게 할 수는 없으니 외견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물러서는 것처럼 하겠죠. 하지만 이준석 선례를 보십쇼(웃음). 선거 끝나면 해코지하러 달려들 것이라는 걸 한동훈 위원장이 모를 수 없겠죠. 이미 서로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고 봐야겠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그렇다면 한동훈 위원장에게는 플랜B가 필요한 상황 아닙니까?

■ 이준석 / 제가 봤을 때는 그냥 답이 없어요. 이겨도 쫓아내는 게 국민의힘인데, 지금 선거는 이기기도 쉽지 않아요. 지금 상황에서는 무조건 ‘36계 줄행랑’이 답이죠. 확인되지 않은 정보지만 모 인사에게 듣기로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 이후에 유학 계획을 세웠다는 얘기도 있어요.

■ 진행자 / 오늘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 위원장이 3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이후 측근에게 “총선 이후 내 인생이 꼬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하잖아요.

■ 이준석 / (한동훈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저보다 잘 알 테니까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을 이겨도, 져도 문제인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지금 머리가 굉장히 복잡할 거예요.

■ 박지원 /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예요.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할은 끝났어요.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수행했던 이용 의원이 용산 메시지를 (담은 기사를) 단톡방에 올렸다는 거 아니에요? 한동훈 위원장이랑 윤석열 대통령이 붙으면 누가 물러서요? 임기 2년도 안 된 대통령이 물러설 수는 없는 거예요.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습니다. 명품 가방 문제, 대국민 사과하면 끝날 것 같아요? 그러면 특검 안 하고 견딜 수 있을 거 같아요? 설사 두 사람 갈등이 여기서 봉합된다고 해도 공천이 제대로 되겠어요?

■ 진행자 / 그런데 이용 의원이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 메신저가 맞나요?

■ 이준석 / 제가 오늘 접한 정보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번 일과 관련해 시그널을 받은 사람이 셋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중에서 나머지 둘은 어떻게든 중재해야 한다고 판단해서 가만히 있었고, 이용 의원은 좀 신속하게 반응해서 그걸 단톡방에 공유한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뭐가 됐든 여러 사람에게 대통령의 불만 사항이 전달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이용 의원은 너무 충성스러웠다 정도?

■ 박지원 / 한동훈 위원장은 “국민만 보고 가겠다”라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국민 보고 가는 그런 정당 시스템이 아니에요. 국민의힘 의원들은 줄 잘 서는 DNA가 있는데, 현직 대통령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줄 서겠지, 한동훈 위원장한테 안 갑니다.

■ 이준석 / 한동훈 위원장에게 권위를 부여해 준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기 때문에 전투력에 한계가 있는 거예요. 조선일보 기사의 네이버 댓글과 조선일보 사이트의 조선일보 댓글은 약간 분위기가 달라요. 후자가 더 ‘애국 보수’죠. 근데 여기 반응이 10대1로 한동훈 쪽이 유리해요. 이제 괴리가 생기는 거죠. 애국 보수들도 윤석열이 안 되는 건 알고 있었고, 대안을 찾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오늘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한동훈 위원장의 ‘마포을 공천 사태’는 잘못됐다고 비판 입장을 냈어요. 자기를 임명한 비대위원장 ‘씹는’ 이야기를 공관위원장이 한 거죠. 결국 이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어디에 영향을 받는 분인지 보여준 거죠. 다음 난리가 터질 갈등은 공천일 텐데, 한동훈 위원장도 김기현 대표랑 똑같은 딜레마에 빠지는 거예요. 김기현 대표가 뜬금없는 타이밍에 잘렸잖아요. 통상적으로, (김기현 대표가) 정치적 언어로 의원들 만나서 ‘경선해야지’ 이런 말 했던 게 누적되니까, 용산 입장에서는 그러면 ‘용핵관’을 심을 수 없잖아요. 그러면 이 사람을 청산해야겠다, 이렇게 된 거잖아요. 그런데 보세요. 한동훈 위원장이 와서 지난 한 달간 만든 분위기가 뭔가 하면, 경선시키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한 위원장도 와서 보니까 컷오프하고 이러면 개혁신당으로 탈주할 사람도 있어 보이고 하니까 그렇게 하는 건데, 용산에서 보기에는 ‘김기현이랑 똑같은 짓 하고 있어’가 되는 거예요.

■ 박지원 / 한동훈 위원장이 비교적 빨리 한 달 만에 여의도 사투리를 배웠더라고요. 그러면서 민심을 따라가야 정치는 된다는 진리를 터득한 거예요. 대구 경북에서도 대다수가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하지 말라는 거 아니에요? 또 많은 사람이 김건희 특검을 찬성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태양은 하나예요. 전국을 다니면서 스타처럼 하니까, 태양이 둘 뜨는 거죠. 그럼 안 됩니다. 결국 지금 봉합된다고 해도 공천 문제에서는 갈등이 더 크게 터질 겁니다.

■ 진행자 / 진짜 싸움은 시작도 안 했다는 게 두 분 공통된 의견이네요.

■ 이준석 / 2022년 7월에 저 자른다고 난리 칠 때 이진복 정무수석이 저한테 전화 와서 ‘혁신위를 왜 하냐, 할 거면 우리랑 상의해야지’라고 하는 거예요. 공천 시즌도 아니고 당 혁신안 논의하는 데 왜 그렇게 민감하냐고 물었더니 화내는 듯 이야기하더라고요. 나중에 후일담 들어보니까, 당시에 용산에서는 이준석이 공천을 장악하려고 혁신위를 한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제 임기가 2023년 6월까지였는데, 제가 어떻게 총선 공천을 장악합니까? 그런데 대통령 주변에서 엄청 보고했나봐요. 당헌당규를 고쳐서 용산 개입을 차단할 거다… 저는 그런 의도 없었어요. 대통령 옆에 있는 사람들은 제가 봤을 때 대통령 어디를 찌르면 확 올라가는지 아는 것 같아요. 외견상으로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견이지만, 뒤에는 공천과 관련된 뭔가도 좀 있었을 거라고 판단해요.

■ 박지원 / 옛날부터 대통령은 측근이 원수고, 재벌은 핏줄이 원수라고 했어요.

■ 진행자 /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한동훈 갈등은 ‘약속 대련’이라고 했잖아요.

■ 이준석 / 봉합 단계로 들어간다는 거 봐서는 결국 한동훈 위원장 우세승 비슷하게 끝낼 거예요, 이번 판은. 그런데 보세요. 대선 당시에 울산 회동에서 제가 이긴 것처럼 보였지만, 지는 사람은 일기장에 써놓는다고요. 그러니까 선거 승리하고 나서도, 대선도 이기고 지방선거도 이겼는데도 저를 내보내려고 했잖아요. 결국 한동훈 위원장도 이겨도, 져도 문제예요. 이기면 승리의 원흉이고 지면 패배의 원흉이 되는 거죠.

■ 진행자 / 한동훈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받으면 안 됐네요?

■ 박지원 /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한동훈 위원장은 천공 스승하고 상의 안 해봤을 거 아니에요(웃음).

■ 이준석 / 김기현 대표는 뭐 이런 일 생길 줄 알았겠어요?

■ 박지원 / 이준석 대표는 대통령 선거 이기면 이럴 줄 알았어요?

■ 이준석 / 지면 난리 칠 것 같았는데 이기고 저러는 사람은 처음 봤기 때문에…. 이기고 나니까 논리가 어떻게 됐냐면 ‘이준석 때문에 0.73%p밖에 못 이겼다’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이런 사람도 있구나’ 했다니까요. 나는 이기면 솔직히 한 달 동안 너무 기분 좋아할 것 같은데, 이기고 나서 떠올렸다는 논리가 이준석 때문에 0.73%p차로 이겼다라는 말이 바로 나오더라고요.

■ 박지원 / 임시봉합이 된다고 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에요. 어차피 터졌어요. 한동훈 위원장이 이번에 한풀 꺾이면 공천에서 ‘용핵관’ 심어야 하고 김건희 특검도 안 해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 거예요. 제가 한동훈 위원장이면 탁 치고 나와서 다른 길을 갈 거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월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축하공연을 관람한 뒤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함께 일어서서 엄지척을 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월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축하공연을 관람한 뒤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함께 일어서서 엄지척을 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이준석 / 지금 경북 모 지역구에는 본인이 낙점받았다고 주장하는 후보가 넷이나 돌아다닌대요. 넷 다 똑같은 사람에게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거예요. 이런 게 나중에 다 갈등 요소가 되는 거예요. 또 황당한 일이 김건희 여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건희사랑’ 회장직을 사퇴했던 강신업 변호사가 최근 국가가 혼란한 것을 걱정하면서 회장직 복귀를 선언하셨어요. 입담 좋으시거든요? 이 자리에 나와서 다시 나타나셨는지 얘기 좀 하셨으면 좋겠어요.

■ 박지원 / ‘낙점받았다’라는 게 구정치에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제가 출마하는 해남완도진도에서도 팔고 다녀요. 어떡해? 자기가 주장하는 것을.

■ 이준석 / 총선 출마 강행하는 창원의 김 아무개 검사님, 이원석 검찰총장이 징계해도 꿋꿋하게 나오시잖아요. 어떤 내막이 있나 봤더니 그 동네에서는 ‘내가 공천받을 확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데 지역에서는 설득력이 또 있다는 거예요.

■ 진행자 / 공천 주도는 결국 용산이 할 거다? 그런데 용산은 결단코 당무 개입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 박지원 / 용산이 하는 건 ‘당근’이지 뭐(웃음). 윤석열 대통령은 입만 벌리면 당무 개입 안 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하고 있잖아요. 김경율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에 사실상 공천하니까 불쾌하다는 거잖아요. 입술에 침도 마르기 전에 거짓말을 해버리니까 믿을 수가 없어요.

■ 이준석 / ‘나는 정말 돈에 관심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돈에 미친 놈이라고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공천에 관심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 당권이나 당무 개입에 관심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당권에 미친 사람이라고 보면 됩니다.

■ 박지원 / 개입 안 한다고 했으면 좀 안 걸리게라도 해야지. 멍청이처럼 자꾸 걸려.

■ 이준석 / 우리가 뉴노멀에 적응해서 사실 ‘공천을 용산이 한다’ 이런 거 그냥 우리끼리 알고 해야 하는 얘기지 방송에서 하면 안 되거든요. 대통령이 범법자라는 얘기 아니에요? 당무 개입한다는 게. 저는 방심위가 이런 걸 규제해야 된다고 생각해요(웃음). 이상한 규제할 게 아니라. 공천은 용산이 하는 거라고 종편에 나오고 그러는데 다 잡아넣어야 해요, 사실. 당무 개입을 대통령이 한다는 거 모함하는 거 아닙니까? 탄핵당할 수 있는 건데, 그건. 정작 당무 개입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잡아넣은 검사가 현재 대통령인데, 이게 진짜 무슨 뉴노멀이 이런 게 있나 모르겠어요.

■ 진행자 /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방송사와 단독 인터뷰로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가 또 쏙 들어가 버렸는데, 어떻게 보세요?

■ 박지원 / 하겠어요? 오늘 국민과의 대화 민생토론회도 40분 전에 취소해 버렸다는 거 아니에요?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은 관심 없고 총선에만 관심 있어요. 제가 볼 때는 아직 검찰 티를 벗지 못했어요.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랬잖아요. 검찰 티가 3선 되니까 벗어지더라고. 지금 보면 내가 명령해서 공천하면 국민들은 당연히 찍어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이준석 / 우리 시계랑 정치 지도자의 시계는 약간 다르게 흘러요. 당 대표만 해도 해외 나가서 의전 받고 사람 만나고 하다 보면 하루가 훅 지나가요. 정치적 훈련이 안 돼 있을수록 훅 가요. 재밌거든요. 나한테 뭐라고 하는 사람 하나 없고, 뭐 해달라고 하면 다 해주고. 우리나 2년 지났다고 생각하지 본인은 지금 한두 달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 이준석 /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큰맘 먹고 2월7일에 관훈토론회에 나가잖아요. 첫 방송 토론 데뷔인데 기대가 됩니다.

■ 진행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묻고 싶은 게 있나요?

■ 이준석 / 정치를 왜 하는지가 제가 가장 궁금한 건데요. 비하적인 의미 전혀 하나도 없이, 언제 정치하기로 결심하셨습니까? 계기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왜 하려고 하며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 이런 걸 물어보고 싶어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불러서 했고요, 제가 서울 상계동 출신으로서 여기까지 오게 했던 기회의 사다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서 정치를 하거든요. 한동훈 위원장도 뻔한 공정과 상식 말고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해요.

■ 진행자 / 박지원 원장님은 물어보고 싶은 거 없으세요?

■ 박지원 / 없어요, 저는.

■ 이준석 / 한동훈 위원장이 지금까지는 본인이 하고 싶을 때만 말했잖아요. 그리고 전문적인 분야에서만 얘기했기 때문에 본인이 앞에서 했던 말과 뒤에서 했던 말이 불합치할 상황을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오늘 한 위원장이 한 달 전에 하신 말씀을 되짚어 봤어요. 이렇게 말합니다. “궁중 암투나 삼국지에서 나올 법한 그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 보세요. 오늘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정확하게 궁중 암투입니다. 국민들은 관심 없는데 자기들끼리 권력 갖고 싸우고 있는 거예요. 앞으로 이런 상황이 굉장히 많을 겁니다. 여의도 사투리 쓰지 않고 말할 땐 멋있었죠. 그런데 지금 ‘팔도 사나이’ 됐잖아요. 정치에 대해 깊게 고민하기 전에 계속 일정 돌리니까 가서 할 말은 없고 어디 아들 누굽니다, 하고 있는 거죠. 정치를 얕보고 나는 저런 바보들이랑 달라 했는데,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거죠. 이거는 전해 들은 건데, 한동훈 위원장 백브리핑 때 기자가 따라가면서 질문을 했대요. ‘명품 가방 수수한 사람은 잡범입니까?’ 이재명 대표한테 했던 말을 돌려받는 거잖아요. 이런 게 한 위원장의 자신감을 계속 줄여가는 요소가 될 거예요. 김무성 대표의 명언처럼 “인생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진행자 / 1월20일 창당한 개혁신당 이야기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골든타임이 지났다”라는 말에 여러 해석이 나오잖아요.

■ 이준석 / 선거를 앞두고 어떤 당이 정상적인 공천 과정이나 이런 걸 거치기 위한 시간은 지났다고 봐요. 제3지대 통합이 그래도 필요하다고 하면 검토해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지금은 금태섭 의원의 새로운 선택,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 그리고 저희 개혁신당까지 창당 절차를 완료했잖아요. 이낙연 전 대표도 창당을 준비하고 있고요. 2월 초에 창당이 완료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 당이 창당하고 나서 합당 논의를 한다면 합당용 창당이잖아요. 논리적으로 시간표가 안 맞는 거죠. 그래서 저는 골든타임이 지난 것 같은데, 그게 불쾌하다고 하신다면 (이낙연 신당이) 왜 이렇게 창당을 늦추셨는지 저는 약간 이해가 안 갑니다.

1월22일 새로운미래 제1차 창당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이낙연 인재영입위원장이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월22일 새로운미래 제1차 창당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이낙연 인재영입위원장이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이낙연 전 대표 출마와 관련해 한 말도 많은 보도가 나왔어요. 이준석 대표가 “나라면 계양을 가겠다”라고 했죠. 출마와 관련해서는 이야기 나눠 보셨나요?

■ 이준석 / 제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조언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저보다 정치 경험 많으시고 안 해본 자리가 대통령 말고는 없는 분이잖아요. 조언이라기보다는 제가 그 상황이라면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라도 싸움 한번 붙어볼 것 같다는 의미였죠. 이를테면 저는 ‘윤석열 피해자’로 분류돼 있잖아요. 윤석열 피해자 모임의 약간 수괴처럼 돼 있어요(웃음). 그런데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피해자’의 우두머리처럼 되면 시대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명분이 약간 서거든요? 이재명 대표의 정치가 잘못됐다는 걸 이야기하기 위해서 이번 총선에 붙겠다고 하면 각이 서잖아요. 지금 와서 이낙연 전 대표가 윤석열 피해자 모임에 끼는 것도 그렇고, 포지션 잡을 때 오히려 선명한 게 좋지 않겠냐고 말씀드린 거죠. 뭐 제가 민다고 가실 것도 아니고.

■ 박지원 / 신당은 한 석이 특히 필요해요. 이낙연 대표가 총선에 출마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그런데 출마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낙연 대표가 출마할 곳이 없어요.

■ 이준석 / 해남완도진도?(웃음)

■ 박지원 / 오면 좋고(웃음). 어찌 됐든 종로를 가겠어요, 자기 고향인 영광을 가겠어요. 광주? 천만의 말이에요. 현실 정치인은 자기가 배지 달 곳에 서는 거예요. 그러니까 출마를 안 할 거예요.

■ 진행자 / 이준석 대표는 출마할 곳 정했나요?

■ 박지원 / 제가 대구 쪽 얘기했잖아요.

■ 이준석 / 저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고요. 상계동 출마도 열어놓고 보고 있고, 그게 기본이죠. 지금 상황에서는 신당 지지율이라는 게 골고루 낮을 거거든요. 추이를 지켜보면서 의미 있는 지역구를 선택해야 되는 상황이 됐죠.

■ 박지원 / 지금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어요.

■ 이준석 / 어차피 선대위원장님이 잘해주고 계시니까.

■ 진행자 / 선대위원장이 지금 있나요?

■ 이준석 / 윤석열 선대위원장님이 이제 잘해 주시면 되니까(웃음). 본인이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에 불만을 가진 분들이 쳐다볼 수 있는 곳이 개혁신당밖에 없을 거예요.

■ 진행자 / 비례 출마도 열어두고 계시나요?

■ 이준석 / 제가 비례로 나간다고 하면 2번, 4번, 6번 이런 건 없을 거고요. 뒷번호로 확장성을 늘리기 위한 출마는 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면 지역구도 됩니다. 크게 의미 없는 얘기죠. 어려운 선택을 하겠다는 거고, 지금은 지역구를 나가는 게 제일 어려운 선택이니까 그 얘기를 계속하는 거죠.

■ 진행자 / 유승민 전 의원은 개혁신당 영입 대상 아닌가요?

■ 이준석 / 황소 같은 분이라서 당긴다고 오는 분도 아니고, 밀친다고 안 오는 분도 아니기 때문에 개혁신당이 유승민 의원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여러 가지 조건에 맞을 때 판단하실 거라고 보고요.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을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걸 넘어설 수 있는 시도인지를 보고 계실 거라고 봅니다.

■ 박지원 / 개혁신당에 유승민 전 대표가 들어오지 않아서 이 스펙트럼 문제가 아직도 결정이 안 됐구나, 그렇게 보고 있어요.

■ 진행자 / 개혁신당에서 백종원 접촉한다는 소리가 진짜인지 물어봐달라는 시청자 댓글도 있어요.

■ 이준석 / 제가 국민의힘 대표 시절에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충남지사 후보로 모셔보겠다고 접촉했던 적 있고요. 제가 잘 아는 지인이 백종원씨에게 정치 할 건지 여부를 물어본다고 한 적 있어요. 그런데 그분 얘기로는 정치를 안 할 거라고 확답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백종원씨가 정치할 생각 있으면 모셔야죠. 저희가 접근한 적은 없지만요.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김민정 보좌관, 이은기 기자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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