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전년도 대비)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한국은행은 8월24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1.4%로 예측했다. 2023년 GDP가 2022년 GDP보다 1.4% 많을 것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성장률(2021년 대비)이 2.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0.8%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한 해 동안 한국경제의 성장 속도가 그만큼 느려진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2.2%로 내다봤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한국 성장률, 지난해 2.6%에서 1.4%로

세계경제 성장률 역시 지난해 3.4%에서 올해 2.7%로 하락할 것이 예상되는 등 한국의 성장률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요국 사이에서 격차가 크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1.0%에서 올해는 2.2%, 중국은 3.0%에서 5.0%(물론 기대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로 경제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1.9%로 하락하고, 유로존은 3.4%에서 0.7%로 2.7%포인트나 내려앉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2분기 중 수출 및 제조업 부진 완화, IT 경기 반등, 중국인 관광객 재유입 등을 올해 한국 GDP 성장에 유리한 요인으로 봤다. 그러나 중국의 회복세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 데다 유로존 등 주요국 경기가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상 기후로 국제 에너지 시장까지 흔들리면서 불확실성이 점증 중인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소비와 수출의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GDP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추이가 매우 불길하다. 지난해(2022년)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도(2021년)보다 0.9%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엔 설비투자가 다소 개선되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4.9% 증가했으나 하반기엔 10.3%나 하락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연간 기준으론 3.0% 하락). 이외에도 민간소비 성장률은 지난해 4.1%에서 올해 상반기 3.0%, 하반기엔 1.0%(추정)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연간 기준으론 2.0% 예측). 재화수출 성장률 역시 지난해 3.6%에서 올해 0.7%로, 재화수입은 4.3%에서 –0.8%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나마 성장 추세를 나타낸 부문은 건설투자밖에 없다(지난해 –2.8%에서 올해 0.7% 추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시사IN 박미소

건설투자만 성장 추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의 3.3%에서 6, 7월엔 2%대로 내려갔다가 8월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하고 있다. 근원물가 상승률(에너지, 식량 등 물가 변동이 큰 재화를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지수)은 수요증가보다 비용압박으로 인해 5월 예측(3.3%)보다 0.1%포인트 높은 3.4%로 전망되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규모를 5월 전망치(240억 달러)보다 30억 달러 많은 270억 달러로 내다봤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9만명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경기와 원자재 가격 추이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시나리오에 따라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전망치보다 0.1~0.2%포인트 오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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