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2022년) ‘법인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안전성 등이 전년도(2021년)에 비해 다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법인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비금융 기업으로, 법인세를 내고 외부감사를 받는 업체들을 의미한다. 6월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은 전 산업에 걸쳐 이런 법인기업 3만129개의 2022년 경영 성과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의 성장성은 주로 매출액과 자산(자본+부채)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영리활동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매출로 나타나며, 기업이 운영하는 돈의 전체 규모(총자산)가 계속 늘어난다면 해당 업체가 대체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법인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의 17.7%(2020년 대비)에서 2022년엔 16.9%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석유정제·코크스 부문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의 48.4%에서 66.9%로 크게 올랐으며, 조선·기타운수 부문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났다(–6.1%→10.7%). 그러나 화학물질·제품과 1차 금속 부문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에 비해 각각 절반 수준이나 그 이하로 떨어졌다. 조사된 법인기업들의 총자산증가율(전년도 대비 총자산이 늘어난 비율) 역시 전년도의 10.8%에서 7.8%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 654%→455.4%

한국은행이 조사한 법인기업들의 수익성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수익성은 해당 기업이 실제로 이익을 내고 있느냐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아무리 높은 매출 실적을 내도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면 수익성이 높을 수 없다. 또한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영업이익(매출총액에서 원가, 판매비, 관리비 등 비용을 뺀 액수)은 낮은데 높은 부동산 관련 수익(영업외 손익)으로 지탱해 나가는 업체도 있다. 그래서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 매출액세전순이익률(법인세를 내기 전의 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 등의 지표로 경영 성과를 평가하기도 한다.

6월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은 법인기업 3만129개의 2022년 경영 성과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한국은행 창립 제73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낭독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조사 법인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각각 2021년의 6.8%와 7.6%에서 2022년엔 5.3%, 5.2%로 떨어졌다. 그나마 석유정제·코크스 부문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9%에서 6.5%로, 조선·기타운수는 –9.7%에서 –4.4%로 적자를 줄였다. 한국은행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의 증가 폭이 판매관리비 비중 감소 폭을 상회하면서 전년보다 하락”했으며,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영업이익률이 저하되고 영업외 손익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전년보다 하락“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자보상비율(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은 654.0%에서 455.4%로 크게 하락했다.

이밖에 부채비율(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과 차입금의존도(‘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는 2021년의 101.0%와 27.6%에서 각각 102.4%, 28.2%로 소폭 상승해 (기업 경영 및 유지의) 안정성이 다소 불안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평균 순현금흐름(현금유입액-현금유출액)은 2021년의 16억원에서 2022년엔 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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