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경찰이 떠났다. 지난 1월29일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임식. 용산 참사로 경찰특공대원을 잃고, 경찰 수뇌부가 검찰 조사를 받고, 경찰 인사가 진행되는 터라 조직은 뒤숭숭했고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그래도 어 청장은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어 청장은 “촛불집회 때 100여 일을 뜬눈으로 밤새우며 법질서를 바로 세웠다”라고 말했다. 눈물을 보였지만, 용산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어 청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욕을 나누어 먹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어 청장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경찰의 한 고위 간부는 “국정원장이라면 모를까 어 청장은 국정원 차장설이 불거졌을 때도 콧방귀만 뀌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의 내부 싸움에 밀려 취임 1년 만에 힘없이 밀려나야 했다. 퇴임사에서 어 청장은 “비방과 음해로 조직의 화합을 깨는 구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 청장이 “김석기 청장이 적임자”라고 하자 서너 시간 만에 댓글이 1000개 가까이 달렸다. 물론 거의 다 어 청장을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역사상 가장 욕을 많이 먹은 탓인지 그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였다.

기자명 사진 안희태·글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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