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고시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합니다.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는 싫습니다. 북한을 따라 하는 국정교과서는 후집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대통령만을 위한 교과서를 만든다고 나라를 갈라놓다니….

‘이건 아니다’ ‘뭐라도 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도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고생하게 됐다”라며 가수 이승환은 청소년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만화가 강풀과 저 그리고 10㎝·가리온·데이브레이크·피아·로큰롤라디오·타틀즈 등이 뜻을 같이했습니다. 경비 수천만원은 이승환형이 부담했습니다.

ⓒ시사IN 양한모

김제동과는 피케팅을 했습니다. 김제동이 쓴 글은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마음까지 국정화하시겠습니까? 쉽지 않으실 겁니다.”

그즈음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이승환·김제동·강풀 그리고 저의 SNS에 입에 담지 못할 협박과 욕설이 쏟아졌습니다. 이승환형의 트위터에는 “반국가 선동에 섰던 종북 가수 신해철이 비참하게 불귀의 객이 됐다. 다음은 빨갱이 가수 이승환 차례다”라는 글이 날아왔습니다. 이승환형은 “이게 그네들의 수준… 피식”이라는 답글을 남겼습니다. 승환이형의 차가 ‘X’자로 훼손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승환이형은 “연애를 안 해서 두려운 것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제동은 엄마부대가 따라다녔습니다. 엄마부대는 방송국과 공연장 앞에 상복을 입고 왔습니다. “우리는 압구정 산다” “너한테 딸 못 준다”…. 기사에 실린 구호는 애교입니다. 이분들은 욕설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제동은 “우리 엄마한테 다 이르겠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계기로 함세웅 신부님과 〈현대사 콘서트〉에 나섰습니다. 12월12일 광주에서 신부님과 제가 타고 온 자동차 앞 유리창에 누군가가 구멍을 냈습니다(사진). 한 경찰은 공기총이나 새총을 사용했다 하고, 다른 경찰은 특수 망치를 썼다고 짐작합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물론 사건의 전모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을 겁니다.

며칠 전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죽인다는 둥 살린다는 둥 하던 욕설은 창자를 꺼내느니 마느니로 치달았습니다. 5분가량 욕을 듣다가 한마디 했습니다. “이제 이런 전화는 그만하기로 윗선과 합의를 봤어요.” “아, 그래요? 안녕히 계세요.”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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