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윤석화, 이수형 삼성 준법경영실 전무 등 국내 재계·예술·교육계 인사 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기업)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실상 국내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이른바 '유령회사'를 차려놓은 이유를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국세청이 29일 뉴스타파가 1, 2차로 공개한 12명이 포함된 23명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돌입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 제작되는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30일 보도자료를 내 이수형 삼성 준법경영실 전무, 연극배우 윤석화, 전성용 경동대 총장 등 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및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그의 배우자인 연극배우 윤석화, 이수형 삼성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 전성용 경동대 총장 등이 3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뉴시스〈/font〉〈/div〉27일 오후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국내 4대 재벌그룹 오너 및 전·현직 임직원 7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기업)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천동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3-05-27
ⓒ뉴시스 27일 오후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국내 4대 재벌그룹 오너 및 전·현직 임직원 7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기업)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천동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3-05-27

3차로 공개된 한국인 5명이 연루된 페이퍼컴퍼니는 모두 10개다.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은 지난 1990년 1월3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프리미어 코퍼레이션(Premier Corporation INC.)이란 페이퍼컴퍼니에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또 1993년 2월23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PHK 홀딩스 리미티드(PHK Holdings Limited)란 페이퍼컴퍼니에도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2001년 10월29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자토 인베스트먼트(ZATO Investment LTD.)에는 주주로 등재됐다.

김 전 사장의 부인인 연극배우 윤석화씨는 남편과 함께 총 3곳의 페이퍼컴퍼니에 주주나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이들 부부는 1993년 1월27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STV 아시아(STV Asia Limited)란 페이퍼컴퍼니와 2001년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멀티-럭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Mulit-Luck Investments Limited)에 나란히 주주로 등재됐다.

또 이들 부부가 등기이사로 등재된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Energylink Holdings Limited)란 페이퍼컴퍼니에는 이수형 삼성 준법경영실 전무와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도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전성용 경동대 총장은 모두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페이퍼컴퍼니는 대부분 차명으로 설립돼 탈세 의혹이 불거질 전망이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뉴시스〈/font〉〈/div〉9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봄,눈' 시사회에서 배우 윤석화가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2012-04-09
ⓒ뉴시스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봄,눈' 시사회에서 배우 윤석화가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2012-04-09

그는 2007년에만 무려 세 곳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우선 2007년 6월5일 버진아일랜드에 메럴리 월드와이드(Mellerie Worldwide LTD.)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또 같은 해 7월4일에는 버진아일랜드에 전성용(Chun Sung Yong)이란 페이퍼컴퍼니를, 9일에는 싱가포르에 더블 콤포츠(Double Comforts PTE Lt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2008년 10월21일도 버진아일랜드에 인적 자원관리 교욱 연구소(The Institute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and Education Inc.)란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

이들 페이퍼컴퍼니는 대부분 차명 등기이사와 주주로 설립됐지만 실제 소유주는 전 총장이라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뉴스타파는 "전 총장은 뉴스타파의 취재가 시작되자 1주일간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재계인사 외에 문화·교육계 인사 명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정계에서도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인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어 사회 전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몇 주간 공동취재를 해왔다.

한국인 명단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 자료에 담긴 13만여 명의 고객 명단과 12만2000여개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뉴스타파는 지난 22일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며 1차 명단을 밝혔다. 당시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조욱래 DSDL 회장과 그의 아들 등이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27일 2차 명단에는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이사,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 부회장과 그의 부인,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뉴스타파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본인 확인 작업을 거쳐 순차적으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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