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봉하올레, 강릉 바우길, 김제 순례길, 벌교 순례길에 이어 〈시사IN〉 ‘함께 걷는 길’ 다섯 번째 여정은 제주올레다. 정통 시사 주간지 〈시사IN〉이 창간 5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1박2일 걷는 길을 준비했다.

제주올레 여정은 10월6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쇠소깍에서 시작됐다. 서울에서 함께 떠난 50명 참가자와 제주 현지에서 합류한 30여 명이 출발지에 모였다. 쇠소깍.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을 한 연못이다. 쇠소깍에서 처음으로 만난 건 전설비였다. 350여 년 전 이 마을의 양반집 무남독녀와 그 집 머슴 총각이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두 사람은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머슴은 쇠소깍에 몸을 던지고 만다. 아씨는 백일기도를 올렸다. 이에 감동한 하늘은 큰 비를 내려 머슴의 시신이 떠내려오게 한다. 아씨는 시신을 안고 울다가 슬픔을 이기지 못해 머슴을 따라 몸을 던지고 만다. 마을 사람들은 할망당을 만들어 넋을 기렸다. 전설의 고향은 여기서 끝.

 

ⓒ시사IN 백승기10월7일 ‘함께 걷는 길’ 참가자들이 제주올레 12코스를 걷고 있다.


본격적으로 걷기에 나섰다. 제주올레 6코스. 바닷가를 따라 걷는 길이다. 길잡이로는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나섰다. 동행으로 제주 출신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따라나섰다. 서 이사장의 걷기 철학, 김부선씨의 영화 뒷담화가 어우러졌다.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이내 제주도의 바람과 하늘에 넋을 빼앗기고 말았다. 특히 쪽빛 바다는 참가자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걷다가 계속해서 바다에 발을 담그곤 했다.


빙떡, 한라산 고사리 무침, 감귤 과자, 성게 미역국…

저녁에는 외돌개 솔빛바다에서 서명숙 이사장의 신간 〈식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무봉 스님의 대금 소리, 한 여성 국악인의 판소리 가락이 솔빛바다를 가득 메웠다. 출판기념회 행사에서 특별히 빛난 공연은 제주 10자매로 구성된 ‘언니 좀 말려줘’ 팀이었다. 그러나 좀 말리고 싶었다. 사실 공연은 뒷전이었고, 관심은 온통 행사 음식에 쏠렸다. 제주도 전병 ‘빙떡’, 제주돼지 바비큐, 한라산 고사리 무침, 한치 무침, 제주 나물, 감귤 과자…. 〈식탐〉 출판기념회인지라 다채로운 제주 토속음식이 선보였다. 주인공은 성게 미역국. 매일 성게 미역국만 먹고 싶었다.

10월7일에는 제주올레 12코스 수월봉에서 걷기가 이어졌다. 차귀도와 해안절벽 그리고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 장관이었다. 이날은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바람과 함께 걷는 제주 바닷길은 정말이지 매혹적이었다.

 

ⓒ시사IN 백승기제주올레 6코스에서는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사진 왼쪽)과 제주 출신 영화배우 김부선씨(오른쪽)가 길잡이로 나섰다.


 

ⓒ시사IN 백승기


 

ⓒ시사IN 백승기10월6일 저녁 제주올레 6코스에 있는 외돌개 솔빛바다에서 〈식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시사IN 백승기참가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번 행사에는 모두 80여 명이 참여했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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