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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좋고 매부 좋은 블로거 마케팅

블로거를 활용한 제품 홍보가 늘었다. 기업이 블로거 리뷰 그룹, 체험단 등을 모집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은 블로거를 통해 '입소문 마케팅'을 펴고, 블로거는 블로깅으로 돈을 번다.

안은주 기자 anjoo@sisain.co.kr 2008년 02월 25일 월요일 제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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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안희태
블로거의 힘이 막강해지면서 기업도 블로거를 ‘모신다’ 최근 소니코리아는 2008 핸디캠 신제품 발표 기자 간담회(위)에 기자와 함께 파워 블로거를 초대했다.
 
 
소니코리아는 최근 ‘3차원 풀HD 핸디캠’ 신제품 4종을 출시하면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제품 출시 소식을 알리는 이 자리에 소니코리아는 언론사 기자뿐 아니라 IT 파워 블로거 20명도 함께 초대했다. 파워 블로거 역시 기자 못지않은 전파력을 가졌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더욱이 이번에 출시한 3차원 풀HD 핸디캠은 HD 화질로 UCC를 제작하는 ‘HD UCC’ 시대를 겨냥한 제품이어서 타깃 고객인 블로거의 평가와 홍보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소니코리아만 블로거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블로거를 활용한 제품 홍보는 IT 업계에서 보편적 마케팅 활동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소니코리아처럼 신제품 기자 간담회에 블로거를 부르는 것은 기본이고, 파워 블로거에게 일정한 활동비를 주고 제품 사용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도록 하는 기업도 있다. ‘제닉스’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전업 블로거 이일희씨는 블로그에 올리는 IT 제품 리뷰와 IT기업과의 협업 마케팅만으로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받던 연봉 이상을 벌 정도다.

블로그 전문 기업 TNC 김창원 대표는 “일부 파워 IT 블로거의 경우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고 있는 데다 블로그 방문객이 하루 평균 1만명이 넘기 때문에 웬만한 전문지 못지않은 파급력을 지닌다”라고 말했다. 블로거들은 단순히 제품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사용해 보고 소비자 처지에서 장단점을 분석해 가감없이 블로그에 올리기 때문에 언론 매체 기사보다 더 설득력을 갖기도 한다는 것이다.

기업과 블로거 '중매'해주는 회사 생겨

그래서 아예 공개적으로 블로거 리뷰그룹, 체험단 등을 모집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노하우 블로그인 마트마니아를 운영하는 (주)미디어브레인(대표 윤지상)은 최근 인터파크 마트 체험단을 모집했다. 체험단에게 장보기 비용 5만원과 원고료 5만원을 지급하고, 체험단에 선정된 블로거들은 인터파크에서 장보기를 해본 뒤 그 경험을 자기 블로그에 올리는 방식이었다. 이 마케팅에는 적잖은 블로거가 몰렸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블로거를 대상으로 서평단을 운영한다. 알라딘은 리뷰를 조건으로 블로거들에게 책을 무료로 제공한다. 블로거의 글을 클릭해 책을 구입하면 해당 블로거와 구매자에게 책 값의 1%에 해당하는 적립금을 준다. 웅진쿠첸, 리바트처럼 주부를 주 고객으로 하는 생활 가전업체나 가구업체는 와이프로거를 모니터로 활용하거나 그들의 블로그를 활용해 제품 후기 등을 알린다.

블로거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자 기업과 블로거를 연결해주는 회사도 생겨났다. 프레스블로그는 기업의 의뢰를 받아 블로거에 자료를 배포하고 블로거가 자기 블로그에 제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포스팅하면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일을 한다. 좋은 포스트를 올려 인기를 끈 블로거를 매달 선정해 원고료 외에 상금으로 100만원을 주기도 한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면서 기업은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고, 블로거들은 블로깅으로 돈을 벌 기회를 잡는 셈이다.

   
 
ⓒ시사IN 한향란
안과 전문병원인 김안과 의료진과 직원(위)은 안과 전문 블로그를 운영한다.
 
 
기업이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제품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홈페이지와 별도로 트랙백과 댓글, 이용자 후기 등 소비자와 의사소통을 좀더 원활히 하는 도구로 블로그를 활용한다. 블로그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미국에서는 많은 글로벌 기업 CEO가 블로그를 통해 직원 또는 고객과 쌍방향 소통을 한다. GM은 2004년 12월 ‘패스트래인’이라는 GM의 최고경영진 그룹이 직접 글을 쓰고 운영하는 블로그를 런칭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GM 최고경영진은 이 블로그에서 GM의 미래 전략과 제품에 대해 고객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블로그 직접 운영하는 기업 50여 개뿐

국내 기업 가운데 기업 블로그를 효과적으로 운용한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기아자동차와 건양의대 부속병원 김안과다. 기아자동차는 영어권 자동차 블로거를 타깃으로 한 블로그를 지난 해 9월 개설했다. ‘기아-버즈’라는 이 비즈니스 블로그에는 4개월 동안 160여 개국의 블로거가 방문했다.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도 이 블로그에 몇 차례 글을 올렸고, 기아차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들은 제품 개발에 관련된 이야기를 자유롭게 올린다. ‘기아-버즈’ 런칭에 참여한 에델만 이중대 부장은 “기업 블로그가 제품 판매로 직결된다는 분석은 아직 없지만, 소비자 관계나 기업 명성을 관리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40년이 넘은 오래된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던 건양의대 부속병원 김안과는 기업 블로그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김안과 김성주 원장은 “직원이나 환자들과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왜곡된 의료 정보에 헷갈려 하는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해주고, 의사가 절대로 말해주지 않는 궁금증도 솔직하게 풀어주고 싶어 병원 블로그를 만들었다. 의외로 반응이 좋아 병원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을 비롯한 김안과 의료진과 직원은 병원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이 블로그에 시시콜콜하게 올린다. 김 원장은 자신이 라식수술을 받아본 경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고, 송상률 교수는 환자들이 무서워하는 라식 수술방의 사진을 찍어 공개하기도 했다. 물론 블로그는 열린 공간이어서 의료진을 곤란하게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병원 식구들은 왜 라식 수술을 안 하느냐’는 까칠한 질문이 올라오는 식이다. 이런 어려운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하자는 것이 병원 블로거의 원칙이다.

LG전자, 풀무원처럼 소비재 업체뿐 아니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같은 금융권에서도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가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 가운데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대략 50여 기업이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블로그 마케팅 전문가 박성호씨는 “한국 기업으로서는 오히려 블로그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갖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블로그 마케팅은 기존 웹사이트를 통한 마케팅을 대체하거나 바꾸어버릴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개인뿐만 아니라 작은 기업이든 큰 기업이든 이제는 블로그를 이용해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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