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도 허기진 언론의 자유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 세속적인 생활보다는 학문에 정진한다는 의미에서 대학을 흔히 상아탑이라고 표현한다. 지성의 광장인 대학에서 학교 측과 학생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2007년 제2 캠퍼스 설립을 위한 공모를 진행해 시흥시를 선정한 서울대학교는 시흥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6년 8월 실시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그해 10월10일 시흥캠퍼스 찬반 투표를 시행해 74.9%의 득표율로 시흥캠퍼스 계획을 철회할 것에 찬성하고, 곧바로 학생 400여 명이 대학 본부를 점거하기에 이른다. 학생들의 점... 발품 팔아 고발한 대학가 불법 건축물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심사위원들이 대상으로 선정한 〈대학주보〉 박지영·장유미 기자의 ‘회기동 위반 건축물 2년 사이 14.5% 증가’ 기사는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정문에서 반경 1㎞ 내 건축물 562채를 전수조사해 불법 건축물 실태를 고발했다. 기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조사 대상의 20.5%인 115채가 법규 위반 건축물이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인근 건물의 경우에는 684채 중 3.1%인 21채가 법규를 위반했다. 위반 유형은 무단 증축, 방 쪼개기, 무단 용도변경 등으로 다양했다. 기사는, 위반 적발로 내는 벌금보다 월세 수익이 많기 때... 문제 본질 드러낸 사립대학의 현실 공생으로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대학언론은 대학 그리고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대학인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이다. 대학언론의 취재보도는 먼저 수용자인 대학인의 관심에 부응해야 한다. 그 소재를 대학에 한정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 현실을 다루더라도 대학 구성원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기사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에 취재 부문에 응모한 작품들은 대부분 그 기본 요소를 성실하게 충족시켰다. 특히 이번에 대상을 받은 박지영·장유미 〈대학주보〉 기자의 ‘회기동 위반 건축물’ 기사는 대학생... 양한모의 캐리돌 만평 양한모 기자 ‘길음 그 어두운 이면’ 〈시사IN〉 대학기자상 팀(김은남·임지영 기자, 윤원선) 제9회 〈시사IN〉 대학기자상 - 방송·영상 부문 북악방송국 박종훈·서다예·황나라 ‘길음 그 어두운 이면’ 국민대학교 북악방송국(BBS)의 박종훈(경영정보학과), 서다예(사회학과), 황나라(사회학과) 기자는 올해 나란히 2학년이 되는 방송국의 막내다. 학내 방송제를 위해 제작한 보도 프로그램 ‘길음 그 어두운 이면’으로 제9회 대학기자상 방송·영상 부문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방송국에 들어와 처음 만든 작품이다.국민대생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시작이었다. 국민대와 가까운 지하철역 중 하나인 길음역 일대 유흥업소와 사창가 ‘153일간의 점거, 그 끝’ 〈시사IN〉대학기자상 팀(김은남·임지영 기자, 윤원선) 제9회 〈시사IN〉 대학기자상 - 사진·그래픽 부문 〈대학신문〉 강승우‘153일간의 점거, 그 끝’“다양한 구도에서 최대한 많이 찍어라.” 〈대학신문〉에서 사진 교육을 받을 때 들은 말이다. 여러 구도에서 최대한 많이 찍어가야 쓸 사진을 고르기 편하다고 배웠다. 2017년 3월11일, 이날도 강승우 기자(서울대 통계학과 3학년)는 다양한 앵글을 잡기 위해 의자 위에 올라갔다. 서울대 본부를 점거했다가 강제 퇴거당한 학생들이 재진입을 시도했고 그걸 막으려는 교직원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 극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냈다.서울대 ‘주간 주명건-궁금한 이야기 J’ 〈시사IN〉 대학기자상 팀(김은남·임지영 기자, 윤원선) 제9회 〈시사IN〉 대학기자상 - 취재보도 부문 〈세종알리〉 김하늘·배소현·최경식 ‘주간 주명건-궁금한 이야기 J’ 지난해 가을학기 수강 신청을 위해 들여다본 수업계획서가 의문의 시작이었다. ‘주명건’이라는 이름이 강사 명단에 올라 있는 것을 보고 김하늘 〈세종알리〉 편집장(세종대 일어일문학과 3학년)은 고개를 갸웃했다. ‘세종대를 사학 비리의 대명사로 만들었던 전직 재단 이사장이 박근혜 정부 때 이사로 컴백했다더니, 급기야 강의까지 하려나 보구나.’흥미가 동했지만 당장 기사를 쓰자니 막막했다. 선배들이 비리 재단과 싸우던 2004 ‘회기동 위반 건축물 2년 사이 14.5% 증가’ 〈시사IN〉 대학기자상 팀(김은남·임지영 기자, 윤원선) 제9회 〈시사IN〉 대학기자상 - 대상 〈대학주보〉 박지영·장유미 ‘회기동 위반 건축물 2년 사이 14.5% 증가’ ‘왜 이렇게 한 층에 많은 가구가 사는 걸까?’ 학교 앞 원룸에 사는 박지영 〈대학주보〉 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는 어느 날 이런 의문이 들었다. 같은 층에만 여섯 가구가 세 들어 살고 있었다. 방은 고시원보다 조금 더 넓은 크기였다. 주변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학보사의 다른 기자를 보니 입주한 다음에야 사는 곳이 위반 건축물(건축 기준법 등에 위반하는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도 있었다. 건축물 긴급 구호 현장 써내려간 책 ‘1퍼센트의 희망이라도’ 박선주 (양철북 편집자) 원고를 처음 읽고 든 생각은 ‘이거 실화야?’였다. 아프리카 긴급 구호 현장은 강도와 테러 그리고 교통사고로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곳이었다. 실제로 저자와 동료들은 ‘Never stop, never die!(절대 멈추지 말고, 절대 죽지 말자)’라는 결연한 구호를 외치며 현장으로 떠나고 있었다. 원고를 읽는 내내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면서까지 이 일을 하는 걸까? 저자와 수많은 메일을 주고받으며 탈고한 최종 원고를 읽을 때쯤에서야 나는 긴급 구호 현장에... 프랑스 기자가 〈시사IN〉장일호 기자를 인터뷰한 이유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장일호 기자는 지난 2월8일 프랑스 주간지 기자한테 메일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7월에 쓴 ‘여성혐오, 교실을 점령하다(제520호)’ 기사가 흥미롭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프랑스 기자가 한글로 된 기사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장일호 기자입니다.인터뷰 요청 메일을 받았나?네. 1990년 창간된 〈쿠리에 엥테르나쇼날(Courrier Interna-tional)〉 소속 기자였는데, 주로 외신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주간지라고 합니다. 여기에 한국인 에디터가 근무하는데 그분이 제 기사를 읽고 프랑스어로 번역했다고 하네요. 기사를 읽은 뒤 인터뷰를 요 김웅 인천지검 공안부장이 쓴 ‘검사내전’ 임지영 기자 김웅 인천지검 공안부장은 18년째 검사 생활을 해오고 있다. 그에게 검사란 ‘사람 공부하기 좋은 자리’다. 정말이지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사기 전력만 34회를 기록한 후덕하고 진실한 인상의 할머니, 검찰청 앞에서 무작정 1인 시위를 하는 기업의 내부고발자 등 억울하거나 태연한 사람들이 검사실을 들락날락한다. 저자의 말마따나 검사가 쓴 책이 처음은 아니지만 ‘백만 문청 중 하나’였던 이력답게 글솜씨만은 예사롭지 않다. 사람들의 웃고 우는 사연을 한 편의 소설처럼 맛깔스럽게 녹여냈다. 생활인으로서의 검사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 마을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다. 왜?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진짜로 마을 하나가 통째로 사라져버렸다. 마을이 있던 자리에는 ‘유적 발굴 예정’이라는 간판과 함께 사원 터의 기둥이라는 구조물이 하나씩 꽂혀 있다. 지금 이야기하는 곳은 남인도 지역의 ‘함피’라는 작은 마을이다. 14~17세기에 실존한 힌두제국 비자야나가르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다. 비자야나가르는 당시 남인도에서 거의 유일한 힌두제국이었고 중개무역으로 번영을 누렸다고 한다. 중개무역으로 재미를 보는 곳은 늘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점령 야욕을 불러일으킨다. 비자야나가르도 결국 이웃한 5개 이슬람 연합군대에 멸망당하고 만다. 왕국... 여자는 왜 늘 반성할까 은유 (작가) 북토크 자리에서 한 20대 여성이 질문했다. 친구들과 수다 떨다 보면 남자들 외모 평가를 하게 되는데 페미니즘을 공부한다는 사람이 그래도 되는지 양심에 찔린다는 거다. 나는 우선 드는 생각을 얘기했다. “이렇게 자기 행동을 객관화하는 분이라면 타인을 대상화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는데요.” 이성애자가 이성에게 관심을 갖고 표현하는 행위는 자연스럽다. 다만 허벅지, 가슴, 허리, 다리, 입술 등 ‘신체 부위별’로 쪼개서 사람을 보다 보면 ‘통합적 인격’으로 보지 못하고 사물화하게 된다. 단톡방에서, 술자리에서, 컴퓨터 앞에서 외모 평가를 일본 벌벌 떨게 한 조선 최고의 자전거 선수 김형민(SBS Biz PD) 알다시피 아빠는 스포츠를 전혀 즐기지 못하는 체질이지만 보는 스포츠는 무척 즐긴다. 왜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한 줄로 답하라면 아빠는 “스포츠 안에는 스토리가 있다”라고 얘기하겠어. 물론 스포츠는 개인 대 개인, 또 그 개인들이 모인 팀 대 팀의 경합이지만 사회적·역사적 맥락이 없는 ‘순수한 개인’이란 존재가 가능하지 않듯 ‘순수한 스포츠’라는 명제도 성립하기 어려울 거야. 당연히 스포츠 안에도 인간 사회의 희로애락과 다양한 감정과 경험이 녹아들 것이고 절절한 사연들이 샘처럼 솟아나겠지. 앞으로 몇 주 동안은 한국 스포츠사에 기... 권력을 키워드로 본 한국 대학 100년사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정치인에게 안 속고 정치판 꿰뚫는 기술 이광수 지음, 레디앙 펴냄 “악한 세상을 조금 덜 악하게 만들려면 정치를 익히고 실천해야 한다.” “세상은 악하고 정치는 썩었다.” 정치인들은 세상의 모든 대의와 명분을 영육에 새긴 듯 행세하지만, 원하는 것은 오직 권력 확장뿐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정치와 정치인의 더러운 모습만 윤리적으로 질타하면 될까? 현실주의에 입각해서 정치판의 실상을 꿰뚫어보고 더러운 정치를 덜 더럽게 바꾸는 편이 낫지 않을까? 최근 정치사에서 한국 정치의 속성과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추출해낸 정치 평론서다. 문재인... 태극기 부대가 변했다 [프리스타일] 이상원 기자 고백하건대 박근혜·최순실 재판은 몹시 피로한 취재였다. 늘 같은 표정의 박근혜 피고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최순실씨는 알아듣기 어려운 소리만 했다. 변호인들과 검찰은 증인에게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주 4회 재판 기록을 받아 치면 A4 용지 120쪽 정도. 같은 업무를 한 지 반년쯤 지나자 멍해지는 일이 잦았다. 혼자 느낀 감상은 아닐 것이다. 재판 중 한숨을 쉬는 타사 기자들이 점점 늘었다. 지금은 주인 없는 기자석이 대다수다. 소송 관계인이나 기자들보다 방청객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예닐... 트럼프가 벌이는 무역 전쟁의 이면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2016년 11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 사회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분야는 세계화와 이민 문제다.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 주와 같이 최근 대선에서 계속 민주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미국 중서부 지역과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라 불리는 과거 미국 제조업의 중심 지 북동부가 트럼프에게로 돌아섰다. 도대체 지난 몇 년간 이 지역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관심이 뜨겁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쏟아진 수많은 기사는 세계화가 이 지역 제조업과 경기에 미친 부정적 영향에 주목했다. 트럼프가 과반의 지지를 받... 코리아 퍼스트는 무엇인가 문정우 기자 외신이 북한을 다룰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용사는 비자르 (bizarre)이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기괴한’ ‘기묘한’ ‘괴상한’이라는 뜻의 이 수식어를 ‘북한’이나 ‘김정은’이라는 대명사 앞에 붙이기를 좋아한다. 주관의 냄새를 피우기 싫어하는 언론의 관례에 비추어보자면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외신을 탓할 수만은 없다. 북한을 표현할 때 비자르보다 더 적당한 말을 찾기는 힘들다. 이 나라는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독재자가 판치는, 이 지구상에서도 드물게 3대째 권력을 대물림한 상태이다. 공산주의 국가라기보다... 밴드 ‘못(Mot)’의 이이언이 쌓아올린 어떤 풍경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3 - ‘못’의 이이언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국립현대 도서관 건설 입찰에 참여한 노(老)건축가 무라이 슌스케와 그의 건축사무소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건축에 대해 토론하는 목소리가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아사마산 별장에 낮게 울려 퍼진다. 그들은 도서관 서고 사이를 도는 사람들의 동선, 의자 등받이의 기울기, 책 읽는 사람들의 눈빛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도면을 완성해간다.손으로 만질 수는 없지만 음악에도 높낮이와 좌우가 있고 부피감이 있다. 뮤지션들은 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소리 김은정 스킵이 눈물 흘리며 감사하다고 한 사람 이숙이 기자 경기 중에는 무서우리만치 냉정함을 보이던 김은정 스킵(컬링에서는 주장을 스킵이라 부른다)이 강적들을 차례로 꺾은 후 눈물을 터뜨리며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에게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경두는 누구일까? 김경두 현 의성컬링훈련원장(62)은 레슬링 선수 출신이다. 대구에서 체육 교사를 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다 동계스포츠에 눈을 떴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컬링에 유독 눈길이 갔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체력에서 밀리는 다른 종목들에 비해 컬링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