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화산활동은 세 지역에서만 일어난다. 대서양 중앙해령같이 해양판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확산 경계, 일본 해구·필리핀 해구같이 판이 소멸하는 수렴 경계, 판 내부의 열점이라 불리는 지역이 그곳이다. 현재 이들 지역에서 활동 중인 화산은 모두 500여 개. 그중 80%가 수렴 경계에 위치하고, 나머지는 확산 경계(15%)와 열점(5%)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의 세 화산(백두산·울릉도·한라산)은 모두 하와이와 같은 ‘열점 화산’에 속한다. 열점 화산은 맨틀에서 만들어진 마그마를 끊임없이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화산이다. 따라서 대부분 반복 폭발한다. 하와이 섬들도 그랬고 백두산과 한라산도 그랬다. 걱정스러운 것은 과거에도 그랬으므로 미래에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진·화산 연구자들이 돌부처처럼 미동도 않는 한라산과 울릉도를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 화산을 단정적으로 활화산이라고 규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려면 칼데라(한라산 백록담, 울릉도 나리분지) 밑에 열흔과 마그마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늦었다고 여길 때가 가장 빠르다’는 속담처럼, 하루빨리 연구자들이 어깨 겯고 한라산과 울릉도에도 함께 올라가기를 바란다.

ⓒ뉴시스과거에 한라산(위)도 여러 차례 분화했다. 하지만 지금 그 아래에 마그마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