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청와대가 왜 전과자를 만나라고 했을까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은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되었다.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2017년 08월 29일 화요일 제519호
댓글 0
■ 8월17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44차 공판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공직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도 증인으로 나왔다.



진재수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
:증인은 2013년 6월 과천에서 열린 대통령기 승마대회에 참석한 바 있나?

진재수:그렇다. 청와대 강○○ 행정관을 통한 대통령 지시 사항이었다. ‘대통령기 대회에 예우가 부족하니 단체장이나 장차관, 최소한 담당국장이 챙겨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인사들이 다른 일정이 있어서 과장인 내가 갔다.

검찰:그곳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난 적 있나?

진재수:그렇다.

검찰:박 전 전무가 어떤 이야기를 했나?

진재수:며칠 뒤 한국마사회장이 지명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청와대 비서관을 잘 알고 있다는 말도 했다. 비서관을 파는 느낌이 들어서 누구를 아느냐고 묻자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2013년 7월1일 노태강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으로부터 ‘청와대에서 박원오를 만나 승마협회 비리 내용을 듣고 진상을 조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들은 적 있나?

ⓒ그림 우연식
진재수
:그렇다.

검찰:이튿날 면담한 박원오가 승마협회의 구체적 비리를 증언했나?

진재수:아니다. 승마협회 인사들을 단순히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주장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보완하라고 했으나, 이후 연락이 없었다. 몇몇 승마협회 관계자들을 면담해본 결과 (비리가 아닌) 파벌 싸움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그런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나?

진재수:보고하기 전부터 청와대 강○○ 행정관에게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 ‘솔직히 왜 이런 분(박원오)에게 우리가 자문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취지였다. 강 행정관이 ‘그 내용을 정리해주면 수석비서관이 참고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2013년 7월5일 증인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박원오 전 전무의 전과 기록이 적혀 있다. 공금횡령 배임수재로 구속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 사문서 위조, 사기 미수로도 처벌받았다는 사실 따위였다.

진재수:맞다. 최대한 정제된 용어로만 쓰려고 노력했다.

검찰:이유가 있나?

진재수:청와대 지시로 만난 사람이기에 오해가 생길까 봐 우려해서다.

검찰:청와대에 보고서를 보낸 직후 박원오가 항의를 해왔나?

진재수:점심 무렵이었다. ‘매우 서운하다. 어떻게 나를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나?’는 취지였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 보고한 자료가 어떻게 박원오라는 민간인에게 유출됐는지 놀라웠다.

검찰:협박처럼 느꼈나?

진재수: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데… 앞으로 내 신상에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있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검찰:2013년 9월부터 한 달여를 보직 없이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고 그해 11월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좌천됐다. 지난해 6월 초에 명예퇴직했다.

진재수:처음에는 아이들도 어리고 해서 정년까지 버티려 했다. 하지만 노태강 전 국장이 그만두게 된 경위를 듣고는 2년 반이나 버틸 자신이 없어졌다.

검찰:어떤 경위라고 들었나?

진재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직도 이런 사람이 근무하고 있나?’라고 했다고 들었다.



진재수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문체부 관계자 등이 증인에게 명예퇴직을 요청한 적 있나?

진재수:그런 적은 없다. 노태강 전 국장의 일화를 듣고 심적 부담을 느꼈다.

박근혜 변호인: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그런 말을 했는지 확인했나?

진재수:너무 리얼하게 들려서 믿을 수밖에 없었다.

최순실:안민석 의원이 박원오 전 전무가 쓴 승마협회 인사들의 명단을 ‘살생부’라고 불렀던 것을 아는가?

진재수:추후 그런 이야기가 돌았던 것은 안다.

최순실:그걸 증인이 있을 때 박원오의 말과 상대편 인사들의 말을 조사해서 그때 끝냈으면 되는 문제였다.

진재수:사안 진행 중에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이상화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
:증인은 2013년부터 2016년 1월까지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으로 일했나?

이상화:그렇다.

검찰:2015년 7월께 고창수 전 대한항공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에게서 ‘대한승마협회에 영향을 미치는 실세인데, 독일에서 승마 사업을 하기 위해 은행을 찾을 테니 잘 해달라’는 말을 들었나?

이상화:그렇다. 그때 최순실씨를 처음 만났다.

검찰:2015년 9월께 증인은 최순실 피고인에게 ‘KEB하나은행 유럽 통합본부가 룩셈부르크에 설치되고, 기존 프랑크푸르트 법인은 지점으로 전환된다’고 알렸나?

이상화:맞다. 나는 가급적 (룩셈부르크가 아니라) 프랑크푸르트 쪽 자리에 통합본부가 생겨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그 말을 하고 며칠 뒤 안종범 전 수석에게서 전화가 왔나?

이상화:그렇다. KEB하나은행에서 추진 중인 유럽 통합본부 조직 구성에 대해 알려달라고 해서 구두로 설명한 뒤 이메일로 리포트도 보냈다.

검찰:정부 이메일 주소인 ‘go.kr’ 계정이었나, 개인용이었나?

이상화:개인용이었다.

검찰:안 전 수석과 이전에 친분이 있었나?

이상화:없었다. 그래서 꽤나 당황했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정도였다. 인터넷에서 그분 이름을 검색해보고 알았다.

검찰:친분도 없는데 독일에 있는 증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안 전 수석이 어떻게 알고 전화했다고 생각하나?

이상화: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니 최순실과 친분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검찰:귀국 후에는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이 났다. 최순실도 알았나?

이상화:지난해 1월 우리 지점을 방문했을 때 말했다.

검찰:반응이 어땠나?

이상화:실망스러운 표정이었다. 글로벌본부장을 하길 바랐는데 안 되니 실망한 것 같다.

검찰: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안종범에게서 다시 전화를 받았나?

이상화:지난해 2월20일께였다. 안 전 수석이 내 삼성타운지점장 발령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글로벌본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엔 반신반의했다. (사내에) 고유한 인사권자가 있는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 알기 어려웠다. 그런데 실제로 발령이 났다. 본사에서는 별다른 말이 없었기에 나로선 익숙지 않은 프로세스였다.

검찰:증인은 2015년 11월경 최순실씨에게 딸 정유라씨의 단독주택 마련 방안을 상담해줬다. 이때 최씨를 압구정 중앙지점에도 연결해준 적이 있나?

이상화:연결은 아니고, (압구정 중앙지점이) 최순실의 주거래 은행이었다. 특히 지점 입장에서는 주요 고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검찰:증인이 최씨와 유럽통합본부 법인장 이야기를 한 시점도, 글로벌본부 이야기를 나눈 때도 2015년 말 아닌가?

이상화:(유럽통합본부) 이야기가 처음 나온 건 그해 9월 초라서 굳이….

검찰:그와 무관하게 최씨가 주요 고객이라 도왔다는 말인가?

이상화:주요 고객이기도 했고, 해외 동포에게 잘해야 하니까.
<저작권자 ⓒ 시사IN (http://www.sisai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