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14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8차 공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절뚝거리며 법정에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앞선 공판에 세 차례나 불출석했다. 롯데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관세청 담당 공무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롯데의 K스포츠재단 70억원 추가 출연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이○○(관세청 국장)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관세청은 2015년 7월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세 곳을 선정했다. 이후 2년마다 추가 특허를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방침을 바꿔 2016년 4월, 면세점 4개를 추가로 허가하겠다고 발표한다. 증인은 2015년 롯데와 SK가 면세점 사업에서 탈락해 영업을 중단하게 되자 그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 싶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관세청 스스로 한 부분은 전혀 아니라고 진술했는데.

이○○:그렇다.

검찰:김낙회 전 관세청장은 2016년 2월18일 청와대 안종범 수석에게 대면 보고를 한다. 그때 보고한 ‘주요 현안 보고’ 문건을 제시하겠다. 이 보고서에는 롯데와 SK의 희망 사항도 반영돼 있다. 내용을 보면 ‘(롯데) 특허 만료(2016. 6) 후 2~3개월 영업 중단은 기존 브랜드 입점 계약 유지 등에 큰 하자 없다는 입장’ 이런 부분이 있다.

이○○:맞다.

검찰:관세청 고유 업무에 대한 특정 기업 의견이 청와대 제출 보고서에 표기된 건 이례적이지 않나?

이○○:그렇다.

검찰:(추가 면세점 허가 발표) 일정에서 롯데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던 것 아닌가. 청와대가 시급히 추가 허가를 진행한 이유가 롯데에 대한 특혜 제공이었다는 걸 관세청도 알고 있었나?

이○○:통상적으로 보고서에는 보고받는 분이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이 포함된다. 면세점 탈락 업체의 상황을 알고 싶어 해, 롯데와 SK가 사회적 이슈가 되다 보니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를 보고서에 기재했다고 전해 들었다.

검찰:2015년 11월 면세점 재심사에서 탈락한 롯데, SK를 위해 서둘렀다는 건가?

이○○:실무자들로부터 “BH(청와대)가 기획재정부에 지시했고, 기획재정부가 관세청에 압박한다”라고 들었다.

ⓒ그림 우연식7월17일 최순실씨(가운데)는 검찰이 협박하고 압박해서 자신의 딸이 증인으로 나갔다고 주장했다.

■ 7월17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9차 공판

증인신문이 예정되었던 김종중 전 삼성미래전략실 전략1팀 팀장(사장)이 불출석했다. 앞서 7월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종중 전 사장이 삼성 쪽 대화 채널이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판사:김종중 증인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리고 통증이 생기며 계속 어지럼증이 있어서 일주일만 연기해주면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고 꼭 출석하겠다’는 내용이다.

최순실 변호인:정유라의 깜짝 증인 출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저희는 정유라의 법정 출석부터 전부 위법이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다투고 있다. 정유라가 한 증언 내용이 어머니가 인지하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다. 일차적으로 변호인을 따돌리고 검찰과 특검에 협조한 이유를 파악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 재판 때 정유라의 증언 녹취록을 확보해 분석해야 한다.

최순실:구치소에 있다고 해도 엄마 입장인데 그래서 CCTV를 확인해보라고 한 거다. 새벽 2시에 나가서 어디에서 무얼 했는지 특검이랑 그걸 밝혀주셔야지. 너무 협박하고, 압박하고 그래서 애가 두 살짜리 아들을 두고 나간 게 아닌가. 그거를 재판부에서 해주셨으면 한다. 그렇게 애를 새벽 2시에 데리고 나가는 거 그런 활동은 정말 잘못된 거라고 생각한다.

판사:재판 마치겠다. 피고인 먼저 퇴정해달라.

방청객:(퇴정하던 중 경위에게 항의하며) 나쁜 놈들. 이렇게 하는 게 어디 있어. 이게 다 옛날 소련에서 양심수들 다루는 방식이야. 조국(청와대 민정수석)이 법을 그렇게 배웠어.

■ 7월18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30차 공판

이수형 전 삼성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팀장(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2014년 5월부터 미전실 기획팀 팀장으로 일하다, 미전실이 해체된 뒤 사직했다.

이수형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박의명 전 삼성증권 고문은 특검 조사에서 미전실은 삼성 전체를 컨트롤하는 곳, 그룹 회장 직속 조직이라고 진술했다.

이수형:차이가 있다. 미전실은 한 계열사가 독자적으로 처리하기 어렵거나 여러 회사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때 조정·조율하는 기구다.

검찰:마지막에 결정을 내리는 건 누구인가?

이수형:기본적으로 각 계열사 임원이 결정한다.

검찰:박의명 고문은 그룹 회장 뜻과 달리 어떤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진술했는데.

이수형
:그분은 미전실에서 한 번도 근무한 적이 없다. 잘 몰라서 그런 진술을 한 것 같다. 회장 보좌 기능이 있지만 회장이 출근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

검찰: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이 대관 업무의 총책임자죠? 구체적 대응이 필요한 경우 장 사장 지시에 따라 미전실 주도로 TF를 만들어서 대응했죠?

이수형:TF는 아니다. 대외 문제에서 계열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메르스 사태 때 삼성병원이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삼성병원 쪽에서 조언을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 감사원 업무를 잘 모르니 감사원 출신 고문과 회의를 해보자 해서 강남 사옥에서 회의를 했다. 저희가 한 일은 감사원 감사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준비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조언한 거다.

검찰:2015년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미전실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지 촉각을 세웠죠?

이수형:그랬다고 볼 수 있다.

검찰:당시 SK 합병 건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이하 전문위)에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고, 삼성 합병도 전문위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죠?

이수형:SK처럼 삼성물산 합병도 (국민연금 내부의 투자위원회가 아니라 외부 인사로 구성된) 전문위로 간다는 보도가 있어서 삼성물산 CFO가 저에게 연락을 했다. 혹시 기획팀에서 (그쪽에) 설명할 수 있는 분들이 있는지 생각해봐달라고 부탁했다.

검찰:그래서 증인 주재로 장충기 사장, 김완표 전무와 회의를 했죠? 전문위 명단을 두고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있는지.

이수형:제가 주재했다기보다는 당시 엘리엇 공격으로 그룹 전체 이슈였고 걱정도 되어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의논했다.

검찰:명단은 누가 가져왔나?

이수형:기억이 정확하지 않는데 김완표 전무가…. 공개된 명단이다.

검찰:장충기 사장이 가져오라고 지시했나?

이수형:그건 모르겠다. 명단이 복잡한 게 아니라 이름하고 출신 학교 정도.

검찰:전문위 위원장인 김성민 교수가 한양대 경제학과 80학번이라서 같은 학과 선배인 손○○ 〈매일경제〉 국장에게 연락해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죠?

이수형:평소 언론계 선배이기도 하고 동문이기도 해서 손 국장에게 물어봤다.

검찰:손○○ 〈매일경제〉 국장은 증인 부탁을 받고 김성민 위원장과 통화를 한 뒤 (김 위원장이 삼성 합병에) 반대 입장이라고 알려줬죠?

이수형:그렇다. 설득해달라고 한 건 아니고 우리 입장을 설명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검찰:그러자 손 국장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원종욱 박사가 김 위원장과 대학 동기이고 평소 친분이 있어서 원 박사를 통해 설득하는 게 좋겠다”라며 연락처를 알려준 건가?

이수형:그렇다.

검찰:2015년 7월2일 증인이 원종욱 박사에게 보낸 문자다. ‘선배님께. 안녕하세요. 미전실 기획팀장 이수형입니다. 손○○ 국장에게서 말씀 잘 들었습니다. 뵌 적도 없는데 불쑥 결례지만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에 인사 올립니다. 저희 그룹으로서는 다른 어떤 사정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이 일이 잘못되면 그룹 경영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밖에서는 잘 모를 것입니다. 그래서 토요일 선배님들께서 해주시는 일이 정말 중요합니다. 시간 되실 때 알려주시면 전화 올리겠습니다.’

이수형:맞다.

검찰
:김성민 위원장 휴대전화 스케줄을 확인하니 7월4일 토요일 일식집이라고 돼 있다. 문자에 ‘토요일 선배님들이 해주실 일’이 이 일정을 말하는 건가?

이수형:그렇다.

검찰:원종욱 박사, 김성민 위원장,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만났죠?

이수형:그렇다.

검찰:‘일이 잘못되면 그룹 경영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모를 겁니다’라고 한 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삼성 경영권과 관련되었기 때문인가?

이수형:원종욱 박사는 대학 선배지만 일면식도 없는 분이다. 그런 분에게 부탁을 하는데 저 나름대로 예의와 정성을 다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말한 거다. 당시 외국 기자가 쓴 엘리엇 관련 탐사보도 책을 읽었다. 엘리엇이 세계 곳곳에서 기업들을 어떻게 파괴했는지 알게 되었다.

검찰:파괴된 건 경영권이죠?

이수형:아니다. 회사가 망했다.

검찰:증인은 7월4일 오후 원종욱 박사에게 문자를 보낸다. ‘괜찮으시면 선배님 뵙고 인사드려도 될지요. 시간 되시면 그쪽으로 가서 잠깐 뵐까요.’ 김성민 위원장을 만난 결과를 듣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건가?

이수형:그렇다.

검찰:그러나 원 박사는 ‘제가 잘 모르는 내용도 많았다. 객관적인 자료 의존밖에 없다고 두 분 다 생각하는 것 같다. 삼성이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나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라고 답장했죠?

이수형:그렇다.

검찰:증인은 곧바로 장충기 사장에게 ‘오늘 점심에 12시 반부터 4시까지 홍완선 본부장과 원종욱 박사가 김성민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원 박사 얘기 들으니 김 위원장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홍 본부장과 원 박사가 열심히 설득을 했는데 김 위원장은 삼성 논리가 부족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몇 차례 더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문자했나?

이수형:그렇다.

검찰:그러나 장충기 사장이 곧바로 ‘그럼 홍이 책임지면 됨’이라고 문자했나?

이수형:그렇다.

검찰:홍완선 본부장이 삼성과 장충기 사장을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이런 문자를 보낸 것 같은데?

이수형:당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서 잊어버리고 더 진행한 게 없다. 홍완선 본부장을 언급한 부분은 별 생각 없이 제가 좀 잘못 보냈다.

ⓒ연합뉴스7월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샌들을 신고 절뚝거리며 들어왔다.

이수형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2015년 4월7일 김상조 당시 경제개혁연구소 소장(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났는데, 두 분이 만난 경위는?

이수형:삼성생명 공익재단에 현금 5000억원이 있는데 금리도 낮고 해서 거의 무수익 자산이었다. 다른 투자 방식을 검토하다가 삼성물산 자사주 매입이 하나의 안으로 올라왔다. 자사주 매입은 민감해서 밖에 어떻게 비칠지 몰라 가장 비판적인 분의 의견을 들어본 거다.

박근혜 변호인:김 교수는 어디서 처음 만났다고 기억하나? 저녁인가 점심인가?

이수형:아마 점심을 같이 한 거 같다.

박근혜 변호인
:시내 호텔?

이수형:호텔 비즈니스센터였던 것 같다.

박근혜 변호인:(맞장구치듯) 비즈니스센터…. 같은 달 22일 김종중 삼성 사장과 김상조 교수를 다시 만났는데?

이수형:김 사장이 “이 팀장이 설명이 부족했던 거 아니냐. 내가 만나서 우리 입장을 설득해보겠다”라고 해서 같이 나갔다.

박근혜 변호인:그때도 비즈니스센터에서?

이수형:점심을 같이 했다.

박근혜 변호인:어디서?

이수형:신라호텔이다.



■ 7월20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31차 공판

7월14일 공판에 나왔던 관세청 국장 이○○씨가 다시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공판에서 검찰 신문이 길어져 피고인 측 반대신문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호인들은 최근 발견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문건에 대해 의견을 냈다.  

최순실 변호인: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새 정부 들어 청와대 캐비닛에서 국정 농단 관련 증거가 발견되었다. 청와대가 원본은 남기고 사본을 검찰에 넘겼다고 하는데, (검찰에서) 증거로 제출하면 피고인들 변호인이 서증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된다. 재판장님께서 (검찰이) 언제까지 검토해 증거로 제출할지 소송 지휘를 해주시면 재판 진행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관세청 국장)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2015년 11월에 롯데와 SK가 면세점 재심사에서 탈락하자 문제 제기를 하는 언론 보도가 많이 나왔죠?

이○○:그렇다.

박근혜 변호인:(롯데와 SK가 가지고 있던 면세점 허가를 취소하자) 고용 승계 문제, 재고 물품 처리 등 기업 운영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보도도 있었죠?

이○○:그렇다.

박근혜 변호인:당시는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가 주요 관심사일 때였다. 면세점 탈락에 대해 언론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책회의를 하는 건 정부로서 당연한 책무 아닌가?

이○○:맞다.

최순실 변호인:증인 관세청에서 롯데, SK 선정 작업 때 점수를 조작해서 탈락시킨 의혹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는 보도를 본 적 있죠?

이○○:그 부분은 저희들이….

최순실 변호인:그와 관련해 증인이 검찰 수사를 받거나 감사원 조사를 받은 적 있나?

이○○:없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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