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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동계 블랙리스트도 실제로 작동했다

안종범 업무수첩에서 한국노총 임원진과 산하 주요 산별노조위원장의 개인 신상 정보가 발견됐다. 소속과 연봉은 물론 비위 사실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특별취재팀 (주진우·김은지·김연희·신한슬 기자) webmaster@sisain.co.kr 2017년 05월 12일 금요일 제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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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업무수첩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임원진과 산하 주요 산별노조위원장의 개인 신상 정보가 발견됐다. 임원별로 이름, 소속, 연봉, 노조로부터 받는 활동비, 음주운전·부정선거 혐의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일부는 위원장은 ‘온건파’라고 따로 분류해 기록했다.

2016년 1월19일 한국노총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관련 노사정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까지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면서 노·정 갈등이 격해진 시기였다.

2016년 2월13일 대통령 지시 사항을 뜻하는 ‘2-13-16 VIP-①’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12. 한노총 위원장, 조합원 지위 상실 부위원장, 선거 3000만원, 화환 정기 상납, 1억 보상 석방, 문진국→, 금속노조 SK하이닉스 1.5억 활동비 300만, 판공비 중단’이라는 내용이다(그림 1).

한국노총 간부들에 대한 신상 정보는 노동개혁과 관련해 노·정 갈등이 격렬했던 시기에 작성됐다.

구체적인 기록 날짜와 발언자가 적혀 있지 않았지만 안종범 업무수첩(2016년 1월25일~2016년 2월14일)에 관련 내용이 나온다. 한국노총에서 맡은 직책과 원 소속 회사에서 받는 연봉, 한국노총 활동비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그림 2). 또 ‘사기 혐의(3500만원 편취)’ ‘경찰 내사 받은 후 출석통보 받았음에도 현재까지 회피’ ‘화환 수거업체로부터 정기 상납(총 7800여만원) 및 투쟁기금 사적 운용(3700여만원) 혐의로 구속’ ‘음주운전 사고 현장 체포. 음주 측정 거부+경찰 폭행’ 등 한국노총 집행부에 대한 개별 범죄 경력이나 의혹 등도 상세히 적혀 있다. ‘연 1~2회 동남아 여행, 유흥·골프관광 목적’ 등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

‘온건파’는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


안종범 업무수첩에 기록된 당사자들은 이 중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지적했다. 연봉과 활동비가 적힌 김 아무개씨는 “금액이 너무 과장되게 적혀 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환 수거업체로부터 상납을 받았다고 기록된 서재수 관광서비스노련 위원장은 “그 혐의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판결까지 받았다”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은 안종범 업무수첩에 나온 리스트에 대해 한국노총 내 정부에 적대적 인물과 우호적 인물을 분류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2016년 1월 당시 노사정 합의 파기에 주도적인 목소리를 냈다고 ‘신상 털기’를 한 것 아닌가. 노동조합의 자주권 침해다”라고 말했다. 서재수 위원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을 보며 노동계에도 저런 게 있다면 내 이름이 분명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루 전국의료산업노련 정책국장도 “의료노조가 한국노총 내에서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편이다.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련 위원장은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안종범 업무수첩에 이름이 적힌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온건파’로 기록된 문진국 당시 한국노총 산하 전국택시노조 위원장은 2016년 3월22일 새누리당 노동계 몫 비례대표 4번으로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문 의원은 현재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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