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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근혜, 이재용 독대 전날 ‘삼성 살생부’ 언급했다

주진우·전혜원 기자 ace@sisain.co.kr 2017년 01월 04일 수요일 제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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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하기 전날 최순실씨의 대한승마협회 장악을 돕기 위해 민간 기업인 삼성그룹 인사 교체를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검찰과 특검 등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7월24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대한승마협회 임원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직접 교체를 지시했다. 이영국 당시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삼성전자 상무)과 권오택 당시 대한승마협회 총무이사(삼성전자 부장) 등 임원 2명이 예산 지원과 사업 추진을 하지 않아 문제라며, 삼성 계열사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직계 전무로 교체하라는 내용이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에 기록되었다. 이날은 바로 이재용 부회장과 독대하기 전날이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하기 전날 최순실씨의 대한승마협회 장악을 돕기 위해 민간 기업인 삼성그룹 인사 교체를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직접 지시했다.

이튿날인 7월25일 박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독대한 자리에서도 박 대통령이 승마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하고 있다. 이른바 박 대통령의 ‘삼성 살생부’ 발언은 실제로 같은 달 그대로 실행되었다. 박 대통령 지시대로 대한승마협회 부회장과 총무이사가 이영국 상무·권오택 부장에서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김문수 삼성전자 부장으로 교체된 것이다.

‘삼성 살생부’는 최순실씨 측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시사IN>이 입수한 ‘삼성그룹 대한승마협회 지원사 현황’ 문건을 보면, 대한승마협회의 이영국 부회장과 권오택 총무이사가 “올림픽 지원은 물론 예산 지원도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라고 두 임원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박 대통령이 안 당시 수석에게 내린 지시와 일치하는 내용이다. 문건은 “이영국, 권오택 두 사람을 그룹에 복귀시키고 새로운 그룹인사를 파견”하는 것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최순실씨 독일 회사 코어스포츠(이후 비덱스포츠) 부장으로 일한 노승일씨는 “이 문건의 작성자는 박원오 전 전무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원오 전 전무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어릴 때부터 말 타는 것을 도운 최씨 측근이다. 결국 <시사IN>이 입수한 문건과 검찰과 특검 등 사정당국 설명을 종합하면, ‘삼성 살생부’는 최순실(측근 박원오)→박근혜→안종범→삼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는 현실이 되었다. 박 대통령이 콕 찍어 언급한 이영국 상무·권오택 부장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은 검찰 조사 때 “잘 모르는 직원이다”라고 진술했다.

박 대통령이 실무진의 인사 교체를 지시한 ‘패턴’은 ‘승마협회 살생부’와 유사하다. 2013년 박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승마협회 감사를 지시하면서 최순실씨 측근인 박원오 전 전무가 작성한 일명 ‘승마협회 살생부’를 참고하도록 했다. 실무를 맡은 문체부 직원들이 ‘살생부’와 다른 감사 결과를 보고하자, 박 대통령은 조사를 담당한 노태강 국장·진재수 과장의 이름을 거명한 뒤 “나쁜 사람이라더라”며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경질을 직접 지시했다. 두 사람은 실제로 경질됐다. 2013년 ‘승마협회 살생부’가 2015년 ‘삼성 살생부’로 재연된 것이다. 이번에는 정부 부처가 아니라 민간 대기업 인사 교체라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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