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기숙사 관악사는 학생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ISO(Interna-tional Students Organization)는 관악사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이 중심이 된 기숙사 내 동아리다. 신입생 환영회, 토크쇼, 세미나, 세계음식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숙사 내 학생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간다. 가나 유학생인 나나 야우 오퐁 예보아흐 ISO 회장은 “고립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돕고 이들에게 풍부한 사회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기숙사 내 이런 학생 교류가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기숙사 사생들로 구성된 자치회가 학생 교류 활동을 꾸려나가는 학교도 있다. 경희대학교 기숙사 세화원은 매 학기 환영회를 연다. 한 학기에 한 번씩 1박2일 ‘문화 탐방’을 다녀오고 나면 학생들이 부쩍 친해져 있다. 매달 기숙사 로비에서 ‘무비데이’를 열고 함께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다. 강수현 세화원 자치회장은 “외국인 학생은 그들끼리만 어울리기 쉬운데, 여러 활동을 통해 교류를 늘리면서 기숙사 로비가 자연스럽게 언어 교환의 장이 됐다”라고 말했다.

ⓒ한동대기숙사자치회 제공

경북 포항시의 한동대학교 기숙사에서도 학생 자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윤식당’(위 사진)을 열고 피구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한동대 기숙사 자치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학교 측에 전달해 학생 스스로 공동생활에 필요한 규칙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열흘로 제한됐던 외박 일수를 22일로 늘리고, 새벽 2~5시 통금 규정도 없앴다. 수칙 개정에 학생 참여도 활발하다.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 이후 지진 대피 매뉴얼을 만들 때, 자치회가 내놓은 매뉴얼에 대해 60여 개의 추가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거주자 수가 적은 방학 기간의 추가 대응 방안’ ‘외국인 학생과 대학원생을 위한 대응 방안’ 등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긴 아이디어는 학생들에게서 나왔다.

평균 1년, 짧게는 6개월만 살다 떠나야 하는 대학 기숙사의 특성상 학생 자치활동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 학교 측 지원도 부족하다. 한동대 기숙사는 자치회 공간이 부족해 자치회가 모아둔 이전 자료들을 모두 폐기해야 할 상황이다. 일부 학생들이 내는 회비만으로 자치회 살림을 꾸리기도 빠듯하다. 윤인혁 한동대 기숙사 자치회장은 “일은 늘어나는데 재정은 부족하고 제대로 된 보상도 없으니 학생들에게 자치회 참여를 요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김세영 인턴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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