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거리 홍대에 예술인이 사라진다
  • 차형석 기자
  • 호수 186
  • 승인 2011.04.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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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예술가 김백기 한국실험예술정신 대표(47)는 서울 홍대 앞 터줏대감과도 같다. 1985년부터 홍대 앞에서 활동하며 홍대 앞 예술 지형을 지켜보아왔다. 2002년부터 국내 최대의 퍼포먼스 페스티벌 ‘한국실험예술제’를 개최해 예술감독으로 활동했고, 그동안 700회 이상 퍼포먼스 무대에 올랐다. 2006년에는 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올해의 예술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 최근 출범한 ‘홍대 앞 문화예술회의’ 초대 대표를 맡게 된 것. 음악·미술·영상·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15명이 발기인으로 나섰다. 대부분 각 분야의 예술인들과 네트워크가 강하고, 분야 대표성이 있는 이들이다.

   
ⓒ시사IN 백승기
김 대표가 나서게 된 것은 2000년 이후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홍대 앞에서 예술가들이 주변부로 밀려나는 현상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1990년 홍대 앞에서 거주하는 예술인의 수가 1000여 명에 이르렀으나 현재 겨우 수십명에 불과하다. 이 지역에 자본이 밀려들면서 정작 그 개척자들인 예술가들이 문래동·망원동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이다. 그도 조만간 사무실을 옮겨야 할 처지이다. 월세 80만원을 주고 있는 사무실 공간을 월세 500만원을 내고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가, 지역 상인, 주민, 관공서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홍대 앞 문화 지킴이’로 나선 그는 장기적으로는 당인리발전소를 창작 문화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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