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 주교처럼 관심,정의,애심을 제창하려 한다”
  • 인도 다람살라·지숴밍(아주주간 기자)
  • 호수 3
  • 승인 2007.10.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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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인터뷰

   
 
ⓒReuters=Newsis
인도에 망명 중인 달라이라마(위)는 최근 중국에 특사를 보내 티베트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중국측의 냉담한 반응으로 회담은 실패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다시 중국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현재 유럽을 순방 중인 달라이라마는 9월20일 오스트리아 총리 면담, 23일 독일 메르켈 총리 면담 등 왕성한 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독일과의 고위급 회담 두건을 취소하고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시했다. 지난 6월29일부터 7월5일까지 상하이, 난징 등에서 달라이라마의 특사가 중국 통일전선부 부부장 주웨이췬 등과 비밀 회담(6차 회담)을 했지만 성과 없이 끝난 바 있다.
<시사IN>과 상호 기사교환을 하고 있는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은 지난 9월30일자 최신호에서 달라이라마를 커버스토리로 내세우며 독점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티베트 자치를 언급조차 못하게 막는 중국 정부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다. <아주주간>은 현재 중국 본토에는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지숴밍 기자의 커버스토리 9쪽 특집 기사는 티베트의 완전 독립을 주장하는 급진  조직(티베트 청년회)과는 달리  달라이라마는 중도 유화 노선을 걷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아주주간>과의 협약에 따라 지난 8월31일 인도 다람살라 달라이라마 행궁에서 이루어진 달라이라마 독점 인터뷰를 요약 게재한다(편집자 주).

현재 인도에 망명한 티베트 사람들의 저항 감정이 폭발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의 티베트에 대한 강경 조처도 과격해지고 있다. 달라이라마 당신이 물리적 충돌을 막도록 호소할 수는 없는가? 베이징의 일부 사람들은 과격 단체의 배후로 당신을 지목하고 있다.
오늘 아침 티베트 청년회 사람들을 만났다. 나는 “중국 정부는 내가 당신들 활동을 제지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사회에서 생활하고 있으므로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고 당신들도 자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중도 노선은 당신들의 길과 완전히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번 뉴델리 대규모 단식 때 나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여겨 직접 편지를 써 단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었다.

티베트 사람들은 중국 정부에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나?
주로 사상의 자유에 관한 것이다. 민중이 불만을 지방 집권자에게 제기하면 곧바로 진압당한다. 티베트는 적이 아니다. 군대를 보내 진압하려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고, 더 큰 저항을 초래할 뿐이다. 군대가 승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단지 겉으로만의 승리일 뿐 티베트 사람들의 마음 속 증오는 더욱 깊어진다. 물질적인 면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티베트 지역에 많은 투자를 한 것을 안다. 하지만 문제는 정신적인 면에서 명실상부한 자치가 없다는 것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불만이  많아도 중국 정부에게 직접 항의를 할 수 없어서 나에게 온다. 나를 통해 티베트 민중의 뜻이 중국 정부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거다. 나는 스스로를 티베트의 무료 대변인으로 생각한다.

이번 6차 회담 때 중국 정부와 이런 문제들을 얘기했나?
우리는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이지 내 망명 문제를 논의하려는 게 아니다. 이번 회담에서 상대방은 티베트 문제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로지 달라이라마 개인의 문제만 이야기하려 했다.

티베트 문제와 달라이라마 문제를 분리할 수는  없나? 예를 들어 먼저 당신의 귀국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은 어떤가?
물론 티베트 사람들은 내가 돌아오기를 바란다. 만약 내가 돌아갈 수 있다면 한장(漢藏·중국과 티베트) 단결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한장 대단결’을 희망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증오를 잊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일관된 생각이다. 지난날 많은 티베트 사람들이 고통과 고난을 받으며 투옥되거나 부모가 살해되고 총살당하는 등 마음 속에 원망이 존재하고 있다. 내가 언젠가 티베트에 돌아가게 되면 남아공의  투투 대주교처럼 관심(關心), 정의, 애심(愛心)을 을 제창하는 것이 가장 큰 희망이다. 그러나 귀국에 앞서 중앙정부 쪽에서 먼저 티베트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만약 내가 귀국했는데도 정부가 여전히 티베트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가 돌아갈 의미가 없지 않은가? 내가 티베트 문제가 존재한다고 했는데 베이징에서 ‘헛소리’라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하나? 
티베트 사람들은 오랫동안 중앙 정부를 신뢰하지 않았고, 중앙 정부는 군대를 티베트에 보내 의심과 불신이 커졌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달라이라마의 귀국은 다음 문제다. 

   
 
ⓒReuters=Newsis
지난 9월23일 독일 메르켈 총리(앞줄 오른쪽)가 달라이라마(앞줄 왼쪽)를 접견하자 중국 정부는 독일과의 고위급 회담을 모두 취소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호 우호의 표시로 베이징 쪽이 당신에게 우타이 산(중국 불교 성지) 순례를 허락한다면 갈 것인가?
티베트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개처럼 끌려 다니지 마라.’ 만약 그곳에 가서 내 마음대로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으면 개와 똑같은 거다. 예전에 우리쪽 특사가 라싸(티베트 수도)를 2차, 3차 방문했을 때 중국 정부는 티베트 현지 주민과 대화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만약 내가 우타이 산에서 티베트 민중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당연히 갈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차 회담 때 중국 통일전선부는 분명히 개인 자격으로 베이징이나 티베트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우타이산 참배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많은 문제들이 있고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기 승왕 후보자인 활불(活佛)이 외국에서 결정되는 점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겠다는데.
베이징에서는 달라이라마의 수명이 5~6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외국에서 죽기를 바란다는 소문을 들었다. 내가 해외에 떠돌고 있으면 당연히 죽은 뒤 해외에서 계승자를 결정해야 한다. 실은 나는 이에 대해 어떤 견해도 없다. 나는 현재에 살고 있고 현재에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활불 문제를 깊이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나 불교를 믿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불교 문화와 정신을 파괴하고 모욕하는 공산당이 왜 활불 계승자를 결정하려 하는지 의문이다.
정리·신호철 기자 shin@sh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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