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7일 오전 10시
미 국방부가 일본에 주둔한 미군에 대해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80km 이상 떨어지라는 피난 명령을 내렸다. 데이비드 레이펀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주일미군은 원전에서 80km 이상 떨어지도록 명령을 받았다”면서, 지진 구호에 임하고 있는 미군도 사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이 80km 피난지역을 언제부터 설정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 국방부가 설정한 범위는 일본 정부가 설정한 것보다 넓다. 일본 정부는 원전에서 20km 이내 지역은 철수, 20~30km 지역에서는 실내 대피를 지시했다. 미 정부는 지금까지 일본에 있는 미국인은 일본 정부 지시에 따를 것을 권고해 왔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 2,3,4호기에서 17일 오전 현재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헬기와 경시청 고압살수차를 동원해 전방위 살수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3월16일 오후 11시

화재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가 경찰청이 보유한 살수차를 투입해 지상으로부터 살수 작업을 벌이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 신문이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경시청 기동대에 출동 지시를 내린 상태이며, 방사선 양 등 현장 상황에 따라 오늘 밤에라도 살수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16일 오전 흰 연기가 발생한 3호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헬리콥터에서 물을 공중 투하하려던 자위대는 고농도 방사능 때문에 계획을 단념했다. 3, 4호기에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날 오전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3호기에서 흰 연기가 솟아오른 것을 놓고 격납용기에 일부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격납용기 손상보다 사용후 핵연료가 담겨 있던 3, 4호기 저수조의 냉각기능이 정지되면서 물이 증발하고 방사성 물질이 섞인 수증기가 외부로 방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3,4호기의 경우 공중에서 물을 투하해 저수조를 냉각시키지 못하게 되면 지상에서 물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자로 주변에서 고농도의 방사선 양이 측정되고 있는 만큼 장시간 작업이 어렵다는 것이 난점이다.

3월16일 오후 5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흰 연기와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3월16일 제1원전 3호기 부근에서 수증기로 보이는 흰 연기가 대량으로 솟아오르고, 4호기 원자로 건물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3호기에서 발생한 흰 연기로 미루어 3호기의 격납용기가 손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4일 격납용기가 손상된 2호기에 이어 3호기의 격납용기까지 손상되면 방사능 유출 위험은 크게 높아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진 발생시 가동 중이던 1~3호기는 현재 원자로 냉각 기능이 손상돼 노심 용해(멜트다운)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지진 발생시 정기점검으로 가동을 멈춘 상태였던 4~6호기의 경우도 사용후 핵연료가 담겨 있는 저수조가 냉각되지 않으면서 수온이 상승, 연료봉의 피복관이 손상되면서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방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월16일 오전 11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16일 새벽 두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일본 관방성은 이 날 새벽 5시45분 4호기 원자로 건물 북서부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을 도쿄전력 직원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4호기는 전날인 15일 화재가 발생했다 진화된 바 있다. 일본 관방성에 따르면 15일 발생한 4호기 화재는 냉각수조(풀)에 보관 중이던 사용후 핵연료봉이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핵 연료는 연료로서 수명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핵 분열에 따른 열이 계속 발생하므로 원자로 노심에서 꺼낸 뒤 수십 년간 40도 이하의 저수조에서 냉각 보관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폭발하면서 화재를 일으킨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저수조 안의 냉각수 순환 공급 기능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는 중이다. 16일 발생한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준비가 되는 대로 헬기에서 붕산 등 소화제를 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월15일 오후 3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제1원자력발전소의 2호기 원자로 중심부에 인접한 격납용기의 일부가 파손되는가 하면 정기점검으로 운전이 정지됐던 4호기에서는 화재가 발생하면서 최악의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외신에 보도된 현재까지의 원전 피해 상황을 시간대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월1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1호기가 수소폭발을 일으킨 데 이어 14일 3호기가 수소폭발을 일으켰다. 1, 3호기의 경우 폭발의 충격으로 건물 외벽이 날아가는 피해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폭발 직후 해수를 긴급 주입함으로써 연료봉을 냉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15일 오전 일어난 4호기의 화재는 오후 3시 현재 거의 진화된 상태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호기 원자로 자체는 11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운전이 정지됐으나 내부에 보관돼 있던 사용후 핵연료가 열을 지니고 있어 수소가 발생,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격납용기 일부가 손상된 2호기이다. 2호기는 3월14일 연료봉이 두 차례에 걸쳐 완전 노출된 데 이어 15일 오전 6시경 아직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폭발을 일으켰다. 2호기에 사고가 발생한 경위는 1,3호기와 유사하다. 지진 직후 전력공급이 끊겼고, 비상 냉각 시스템에도 이상이 생기면서 물 속에 잠겨 있던 연료봉이 일부 노출됐다. 그러나 바닷물 주입으로 연료봉을 냉각시키는 데 성공한 1,3호기와 달리 2호기는 바닷물을 주입했는데도 수위가 저하되지 않고 연료봉이 완전 노출되는 현상이 반복되다 급기야 폭발하면서 격납용기가 손상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격납용기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핵심적인 설비다. 따라서 여기에 손상이나 결함이 생기면 다량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기체나 물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2호기 폭발 직후 제1원전 정문에서 측정된 방사선 양은 시간당 8천217 마이크로시버트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 연간 피폭한도의 8배에 달하는 수치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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