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당시 박기준 부산지검장에게 “네가 뭔데, PD가 검사한테 전화해서 왜 확인을 해?”라는 말을 들은 최승호 PD(사진)는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편으로 특검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한국PD연합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PD상’을 탔다. ‘4대강, 6m 수심의 비밀’ ‘공정사회와 낙하산’ 등을 제작한 그는 인사가 나기 전 소망교회를 취재하고 있었다. 최 PD는 “한상률·장자연 등 요즘같이 대형 이슈가 터지는 때에 참…”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루빨리 〈PD수첩〉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라는 최 PD를 3월9일 MBC 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번 인사가 문제라고 말하는 이유는? 윤길용 국장은 1년 순환 인사 원칙을 말하는데, 기간이 길수록 전문성과 창의성이 더 생긴다.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봐라. 5년 가까이 한 사람이 맡고 있다. 김태호 PD가 잘하고 있는데, 1년 되었다고 다른 프로그램 가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나. 노하우라는 게 있는데 개인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인사를 냈다.  

ⓒ시사IN 안희태

회사 측은 〈PD수첩〉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PD수첩〉이 생기고 난 다음 지금까지 시종일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권력과 재벌에 대한 감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언론의 기본 사명 아닌가?

최 PD 개인의 편향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총회 때 시사교양국 3부장이 그런 말을 하기에 내가 빨간딱지 붙이지 말고 근거를 대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무 말이 없었다. ‘뭐가 문제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마녀사냥 하듯이 말하면 안 된다.

윤길용 국장은 쉴 틈을 주겠다고 하는데. 계속 그렇게 말씀하시나? 그런 말은 한번쯤 답변하기 곤란하니까 하실 수 있지만, 왜 계속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 물론 〈PD수첩〉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받고 물리적으로 힘들었지만, 나 나름으로는 즐겁게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왜 굳이 나를 생각해주는 것처럼 쉬게 해주겠다는 건가.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