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자신의 저서 인세수입을 박종철기념사업회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기념사업회는 “안상수 대표의 인세수입 기증을 거부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7일 성명을 내고 “안상수 대표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라고 안 대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한 ‘정의로운 검사’를 자처하는 것이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안 대표가 당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2009년 보고서를 인용한 기념사업회의 성명을 보면, 당시 사건 은폐 시도에 맞서 정상적인 수사를 지시한 검사는 안 대표가 아닌 최환 검사(안 대표의 수사 지휘권자였다)이고, 오히려 안 대표는 이미 구속된 2명 외에 고문 가담자 3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데 가담했으며, 진실화해위 조사 당시에도 전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사IN 안희태

기념사업회는 안상수 대표에게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자신의 입신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사건 축소·은폐에 가담한 과거를 고백하고 유족과 국민 앞에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사흘 전인 4일 안 대표는 자신의 책 〈박종철 열사와 6월 민주화 운동〉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세수입을 기념사업회에 기증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책은 안 대표가 1996년에 쓴 〈이제야 마침표를 찍는다〉라는 책을 새로 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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