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가 퇴진했던 지난 토요일 밤, 이집트는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몇 몇 회의주의자들은 이집트 민주화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시선을 보낸다. 2월13일 BBC 온라인판에 오른 아래 기사도 이런 신중한 의견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지난 수십 년간의 아랍역사를 통틀어 가장 진전된 변화를 이끌어낸 이집트인을 향해 어두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불필요하게 가혹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집트에서 혁명이란 종종 도약을 이루려는 듯 한 시점에 좌절되곤 했다. 호스니 무바라크의 카이로 탈출만으로는 아직 이집트 민주화가 완전히 이뤄졌다고 말할 수 없다.

 

 

ⓒReuter=Newsis이집트 군사최고위원회 의장 모하메드 탄타위는 무바라크 퇴진 이후 권력을 이어받아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다.

이집트 재무장관은 TV에 나와서 “올리가르히(소수 지배 세력)는 축출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60년간, 군부 엘리트와 문민 엘리트는 서로 깊게 관통해왔다. 지난 2주일 동안, 군부는 얼핏 시위대 편에 서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관제 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무바라크의 종잡을 수 없고 유효하지도 않은 개혁 계획을 수용하는 등, 양다리를 걸치며 위험을 회피했다. 왜냐하면, 군부 조직은 순수한 민주개혁이 이뤄지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엄청난 손해를 겪는 입장에 서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차기 이집트 정부가 행여 이스라엘이나 하마스에 대해 독립적인 정책을 펴면서 미국의 원조 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사태를, 군부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치가들이 외교 정책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파키스탄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른다.      현재 이집트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은 국방장관 모하메드 탄타위다. 그는 명목상의 권력자만 제거했을 뿐, 그 핵심은 잘라내지 못한 기존 권력의 핵심에 여전히 박혀있는, 반동 세력을 대변하고 있다. 야전 사령관 탄타위는 젊은 장교들 사이에서 “무바라크의 푸들”로 알려져 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 문건에 따르면, 그는 단호하게 “중앙 정부 권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제적/정치적 개혁에 반대”했다. 그는 형식적 권력을 분열된 반대 세력에게 나눠주면서, 군대를 옛 냉전시절의 상태로 되돌려 독재 기구를 재건할 가능성이 있다. 

  “탄타위는 무바라크의 푸들”

어떤 낙관주의자들은 ‘터키 모델’을 들먹인다. 하지만 터키 군대가 1960년 이래 4번의 정부를 전복시켰으며, 여전히 국가 기구의 표면 아래 잠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혹시 군부 엘리트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이, 군부가 개혁을 진행하도록 압박할 수 있을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금요일 밤 특유의 현란한 연설에서 “역사의 활(arc)이 다시 한 번 정의를 위해 당겨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은 지난 2주간 대부분을 안전한 곳에서 사태를 관망했다. 무바라크 정권이 군부의 지지를 확보한 것 같이 보였을 때 백악간은 침묵했다.  

 

 

 

ⓒReuter=Newsis무바라크가 퇴진 한 이후인 2월13일 과도정부 군인들이 타리르 광장의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하다 시민들과 충돌하고 있다.

이란, 헤즈볼라, 영국, 그리고 미국과 같이 각기 다른 관찰자들은 하나 같이 이집트 시위대의 불굴의 의지를 따라잡는데 정신없고 헛된 노력을 했다. 이란이 이 봉기를 이슬람 혁명으로 규정했던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이 변화의 바른 쪽에 자리매김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옛 이집트 세력이 미국과 관계 된 문제에 관해 계속적으로 지휘 할 것이라고 판단이 들었을 때도, 오바마의 숭고한 요구를 미국이 힘으로 밀어 붙어야 할 만한 이유가 지금으로서는 없다. "   독일 메르켈 총리는 무바라크의 추방에 대해 언급하면서 “차기 이집트 정부는… 중동 평화를 지키고 이스라엘과 맺은 협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요구는 이상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국제 사회의 우선순위에 차기 이집트 정부의 민주화 수준은 낮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설사 군부가 권력을 광범위한 야권 위원회에 넘기고 원대한 개혁을 향해 나아간다고 하더라도, 민주화를 향한 길에는 곳곳에 함정이 널려있다. 역사적인 혁명이 정점을 지나면서, 불안을 부추기는 사회적 압력은 경험이 없고 취약한 차기 민주 정부를 타격할 것이다. 불안정한 정국은 이미 재정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이집트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안길 것이다. 식량 보조금을 늘려달라는 요구는 관광 산업의 광범위한 붕괴와 결합할 것이다. 만약 정부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주지 못하고, 사회복지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그 역풍의 수혜자는 반민주 세력이 될 것이다.   

 

 

ⓒReuter=Newsis

 

현실주의와 냉소주의 사이의 경계는 미묘하다. 이집트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근거가 많이 있다.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기도를 하는 동안 서로를 경찰의 폭력에서 보호했던 풍경에서 보이는 시위대의 주목할 만한 보편적 심성도 여기에 포함된다.  대중의 거대한 움직임은 민주화된 미래에 자신들이 살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줄 새로운 정치적 힘을 구축했다.   하지만 성공한 혁명이라는 열정과 환희가 뒤에 따라올 시련의 크기를 가릴 수도 있다.  불꽃놀이가 끝난 뒤, 이집트인들은 무바라크 퇴진 이후의 자유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될 것이다.

이 글의 저자 샤샨크 조쉬는 국방연구기관인 왕립연합자문기구(RUSI) 연구원이며 하버드 국제관계학 박사과정에 있다.   편집자주 : 이 기사는 트위터 @jumjombbae 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요약 소개되었습니다. 외신 기사나 칼럼 가운데 소개할 만한 좋은 글을 발견하신 분은 시사IN 트위터 @sisain_editor 로 제보바랍니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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