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경찰의 갈등을 검사 스폰서와 경찰 스폰서의 갈등으로 엮어 과감히 까발린 영화 〈부당거래〉는 250만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았다. 그러나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편에서 성상납 실태를 본 류승완 감독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실제 검사들의 비리가 영화적 상상력을 능가하는, 훨씬 더 ‘찌질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룸살롱 여주인이 ‘검사 장모’를 자칭할 정도로 검사들의 사생활은 지저분했다. 얼마 뒤 경찰 역시 ‘함바 게이트’로 만만치 않은 찌질함을 선보였다. 공사 현장 식당 운영권으로 뒷돈을 챙겨왔던 것이다. 이런 내용까지 영화에 녹여냈다면 관객이 곱절은 더 들었을 것이다.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물었다. “스폰서 로비 검찰과 함바 게이트 경찰 중 어느 조직이 더 썩었다고 생각하느냐?”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검찰을 꼽은 사람이 응답자 202명 중에 189명(94%)이나 되었다. 반면 경찰이라고 한 사람은 13명뿐이었다. 검경 모두 이기고 싶지 않을 승부였을 텐데, 검찰이 더 욕봤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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