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세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읽히는가. 당연히 그림 동화 아니면 이야기 동화겠지. 하지만 서점에 자주 들르는 부모라면 살짝 고민할지도 모른다. ‘그림 동화를 읽히자니 너무 가볍고, 이야기 동화를 읽히자니 너무 복잡하고….’ 출판사와 일부 작가들은 이미 그 고민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좁아서 선뜻 출판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몇몇 출판사와 작가가 호흡을 맞춰 저학년용 유년 동화를 활성화하는 데 적극 뛰어든 것이다. 시장의 반응? 글쎄. 아직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동화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사실 말이다.

또 한 가지 의미심장한 움직임은 ‘합창 같은 동화’가 연달아 선보였다는 점이다. 여러 주인공의 시선으로, 여러 관점을 보여주는 작품이 늘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용감하고 똑똑한 주인공 혼자서 모든 이야기를 독차지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오늘의 날씨는〉 〈선영이 그리고 인철이의 경우〉 〈따로 또 삼총사처럼〉같이 여러 아이의 여러 시선을 좇아가는 작품이 많았다.

또 하나, 장르 문학의 힘을 빌려와 동화화하는 노력이 빈번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지 않았지만 그 덕에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주제(로봇이나 공포)를 담은 작품이 늘었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에 비해 신인 작가들의 활동이 뜸했고, 여전히 남성 작가들의 활약이 미미했다는 점이다. 참고로 올해의 책 후보는 〈마지막 이벤트〉 〈로봇별〉 〈이정형외과 출입금지 구역〉 〈봉주르 뚜르〉였다.

추천위원:김서정(동화작가 겸 평론가), 김지은(동화작가 겸 평론가), 엄혜숙(그림책 평론가)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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