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세 명에게 자연과학 분야 ‘올해의 책’ 후보를 두세 권씩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더니, 모두 여덟 권을 꼽았다(중복 추천 포함). 〈희망의 자연〉 〈곤충의 밥상〉 〈거인들의 생각과 힘〉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버스트〉 〈찰스 다윈 평전 1·2〉 〈이성적 낙관주의자〉 〈위대한 설계〉이다. 책 제목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올해에도 자연과학 분야의 책들은 자연의 빛깔처럼 다채롭고 현란했다.

이 중 ‘올해의 책’으로 낙점된 것은 〈곤충의 밥상〉. 위 서평에도 나와 있듯이 전문가들은 ‘저자의 집요한 관찰과 탐구심 그리고 세밀하고 감칠맛 나는 묘사’를 추천 사유로 꼽았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책들이 〈곤충의 밥상〉보다 처진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더 놀랄 만한 내용과 더 유려한 문장을 담은 책들이 있었지만, 번역서라는 ‘약점’에 걸려 아쉽게 밀리고 말았다.

특히 박진감 있게 ‘멱함수로 인간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A. L. 바라바시의 〈버스트〉(동아시아)와  “신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까치)가 그랬다. 지구 온난화와 전염병 그리고 자원 고갈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이성적 낙관주의자〉(매트 리들리 지음, 김영사)와 창립 350주년을 맞은 영국 왕립학회의 업적을 다룬 〈거인들의 생각과 힘〉(빌 브라이슨 지음, 까치 펴냄)도 내용·문장 뭐 하나 빠지지 않았다. 해서 ‘겨울 책상’에 〈곤충의 밥상〉뿐만 아니라, 나머지 7권도 올리기를 바란다.

추천위원:이덕환(서강대 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최재천(이화여대 석좌교수·에코과학), 최종덕(상지대 교수·과학철학)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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