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구체적으로는 한국군이 개전 초기 5일 이내에 예비군 400만명을 소집해 전선에 투입하고, 미국 본토와 전 세계에 흩어진 미국 육군 등 130만명을 후속으로 한반도에 집결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이렇게 세계 최고의 화력과 막대한 병력을 집중시키면 개전 1주일 이내 남북한 군인과 미군을 포함해 군 병력만 최소 100만명이 사상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민간인 피해는 더 극심했다. 개전 24시간 이내에 수도권이 북한 장사정 포탄의 무차별 공격을 받게 되면 150여 만명 민간인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었다.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서, 1994년 당시 화폐가치로 따져 3000억 달러의 피해가 예상되었다. 이 같은 내용의 피해 예측 시뮬레이션이 나오자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과 주한 미국 대사가 백악관에 영변 핵시설 폭격을 중지해야 한다는 긴급 건의문을 보냈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평양에 특사로 급파하면서 극적으로 전쟁을 모면하고 북·미 협상의 돌파구를 열 수 있었던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를 상정한 워 게임 시뮬레이션을 통한 피해 산출은 2004년 우리 군이 다시 실시했다. 이때는 10년 전 피해 추정치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전쟁 피해가 예상되었다. 즉 한반도 전쟁 발발 이후 24시간 이내에 서울 수도권 시민과 국군, 주한 미군을 포함한 사상자가 1994년 추정치 150만명에서 230여 만명으로 늘어났다. 또 잿더미로 변한 나라의 재산 피해도 1조 달러에 이르러 한국은 사실상 재기하기 힘든 후진국으로 전락한다는 결론이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반도 전쟁 시뮬레이션 해봤더니…하루만에 240만명 사상
한반도 전쟁 시뮬레이션 해봤더니…하루만에 240만명 사상
정희상 기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호전론'이 급격히 힘을 받고 있다. 천안함 사건 직후와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전면전이 벌어지면 그 피해를 되돌릴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
군은 경고했지만, 청와대는 대책이 없었다
군은 경고했지만, 청와대는 대책이 없었다
정희상 기자
“포격은 연평도가 받았는데 불길은 청와대로 번진 느낌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맞서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성난 여론 앞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곤혹스러워했다....
-
‘욱’ 해서 전쟁하면 남북한 ‘훅’ 간다
‘욱’ 해서 전쟁하면 남북한 ‘훅’ 간다
정희상 기자
11월23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7000만 민족에게 ‘전쟁의 그림자’가 늘 곁에 있음을 실감케 한 충격적 사건이었다. 불타는 연평도를 지켜보던 국민은 기어코 ‘작은 ...
-
불안한 대피소 저리로 피하라고?
불안한 대피소 저리로 피하라고?
변진경 기자
11월23일 연평도 피격 사건이 일어난 이후 많은 국민이 난생처음 집에서 가까운 대피소를 찾아보았다. 알고 보니 대피 시설이 서울에만 3920곳, 전국에 2만5700여 곳이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