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트위터를 시작한 지 2년이 되었다. 2008년 11월 미국에 처음 출장 오면서 호기심에서 영어로 몇 번 트윗을 했다. 별생각 없이 한 트윗에 반응하는 미국인들을 접하면서 트위터의 가능성에 처음 눈떴다. ‘아, 트위터는 직접 써보지 않으면 그 잠재력을 느낄 수 없구나’ 하고 느꼈다. 한국인 사용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일기 쓰듯이 트윗을 날리기 시작했다.

2009년 2월에는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 회장등과 함께 아마도 한국 최초의 트위터 사용자 모임을 가졌다. 마치 20여 년 전 PC통신을 처음 시작할 때와 비슷한 설렘을 느꼈다. 그러다가 2009년 3월 미국 라이코스 CEO로 발령이 나면서 보스턴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미국인 60여 명 사이에 가족도 없이 홀로 부임해 큰 외로움을 느끼던 때였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일이 끝나는 오후 6시 정도면 한국은 오전 6시. 새로운 하루 일과가 시작되었다.

미국 IT 업계 뉴스, 내가 느끼는 미국에 대한 생각 등을 가감 없이, 부담 없이 트위터로 전하기 시작했다. 온종일 영어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일과가 끝나고 답답한 호텔방에 들어와 모국어로 트윗을 날리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팔로어는 수백명에서 조금씩 늘어갔다.

그러다가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 등의 추천으로 급격히 팔로어가 늘기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면 팔로어가 수백명씩 불어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팔로어가 수천명이 되었고, 내 트윗에 대한 반응도 점점 뜨거워졌다.

팔로어 증가와 별개로 트윗은 꾸준히 했다. 적자투성이 회사를 살리러 온 만큼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보스턴에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한국에 계신 분들과의 트위터 소통은 어찌 보면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트위터는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준다.

트위터로 정보 날리면 ‘그 이상의 것’ 돌아와

내가 알게 된 새로운 정보, 내 생각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면서 느끼는 기쁨도 남달랐다. 정보를 나누면 그 이상의 것이 실시간으로 돌아왔다. 설익은 이야기를 해도 더 높은 식견을 가진 전문가들이 바로 더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트위터로 소통하면 할수록 내가 가진 지식에 더 보탬이 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새로운 것을 알고 많은 사람과 나눠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지식 습득에 대한 좋은 동기 부여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트위터에 감사하는 것은 덕분에 ‘한국과의 끈’을 유지할 수 있게 되어서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비즈니스는 전혀 없는 라이코스를 맡고 있는 만큼, 사실 보스턴 부임 이후 본사와의 연락 이외에는 한국과 교류할 일이 없다. 출장 갈 일도 거의 없다. 가족·친지·지인들과 거리가 멀어지고 나는 한국에서는 잊힌 사람이 되는 것이 당연한 순서였다.

그런데 트위터 덕에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으로 옮겨온 내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유명해졌다. 지난 3월 한국 방문 때 가볍게 번개 모임을 제안했더니 200명 가까운 사람이 모였다. 놀랍고 기뻤다. 트위터가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트위터 덕에 이미 알고 지내던 분들과 유대 관계를 더 공고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훌륭한 분도 많다. 보스턴을 방문할 때 잊지 않고 나를 찾아 연락해주셔서 흥미로운 대화를 한 일도 많다.

멘션(당사자에게만 직접 보여지는 트위터 메시지)에 대한 답도 잘 안 하고 어찌 보면 재미없는 IT, 미국 이야기만 하는 나를 팔로해주시는 2만8000여 팔로어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분들을 통한 동기 부여 덕분에 지난 2년 동안 나는 엄청난 공부와 수양을 했으며 휠씬 현명해진 느낌이 든다.

나는 소셜 네트워크는 쓰기에 따라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휠씬 크다고 확고하게 믿는다. 더 많은 이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아니면 토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더 깊은 지식을 쌓고 인맥의 폭을 넓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임정욱 대표는 한국 트위터 이용자들이 ‘즐겨찾기(favorites)’를 가장 많이 해두는 사용자이기도 하다.

기자명 임정욱 (라이코스 CEO)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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