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축제에 들르면 그 무뚝뚝하던 아버지도 “잘 봤다” “괜찮네”라는 한마디를 남긴다. 낮에는 ‘제철의 맛’을, 밤에는 ‘낭만적인 불꽃폭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마산불꽃낙화&미더덕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축제가 펼쳐지는 곳은 1970년대만 해도 ‘도심 속 해수욕장’으로 각광받던 마산 합포구 진동면 광암항이다. 아이들은 물에서 헤엄을 치고 엄마들은 바지를 야무지게 걷고 조개를 캐던 곳.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된 이 장소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축제는 매년 4월께 열리는데 날짜는 늘 일정하지 않다. 제철 음식, 미더덕 때문이다.

ⓒ경남도민일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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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는 전국 미더덕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유명하다. 축제 기간에 축제 길목을 들어서면 포장마차마다 미더덕으로 만든 갖가지 음식을 내걸고 있다. 미더덕 젓갈부터 무침·전 등 주로 ‘술안주용’ 음식이 많다. 이유인즉, 술 먹은 다음 날 미더덕 3개만 먹으면 속 쓰림이 달아난다고 할 만큼 해독에 좋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껍질은 변비 특효약으로 쓰여 일본에 수출까지 할 정도로 버릴 게 없다. 그래서 포장마차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갖가지 음식이 즐비하다. 그 자리에서 싱싱한 미더덕을 저렴하게 바로바로 포장해주기도 해 ‘활기찬 시장 풍경’과도 닮았다.

부산하게 먹을거리만 즐기고 떠나면 다른 먹을거리 축제와 별반 다를 게 없을 터. 여유롭게 해가 기울기를 기다리면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어둠이 내리는 밤 9시가 되면 긴 방파제를 따라 주최 측이 불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구호와 함께 버튼을 누르면 아담하고 낭만적인 불꽃폭포가 쏟아진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쏟아지고 이어 불꽃이 사라질 때까지 연인·가족과 함께 낙화 속을 거닐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불꽃폭포보다 더 아름다운 건 소박한 즐거움에 가슴 벅차하며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올해 ‘마비성 조개류 독소’로 취소되어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내년 축제에는 더 많은 여행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 집안 어르신을 모시고 가족이 다 함께 오면 하루가 벅차다. 불꽃폭포 풍경이 끝나면 사람들의 발길은 늘어서 있는 횟집으로 향한다. 낮부터 새벽까지 꺼지지 않는 불꽃, 바로 마산불꽃낙화&미더덕축제의 매력이다. 문의 www.festival-masan.changwon.go.kr

기자명 박종순 (경남도민일보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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