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를 끝낸 형과 아우가 한밤중에 상대방 벼 낟가리에 볏단을 가져다 놓는다는 내용의 ‘의좋은 형제’ 이야기. 옛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진한 형제애를 보여주었던 이 옛이야기의 실제 무대는 충남 예산군 대흥면이다. 이 밖에도 예산은 심청전의 원형 설화로 알려진 ‘원홍장 이야기’ 등 다양한 옛이야기의 현장이다. 그 덕에 예산에서는 옛이야기라는 테마로 다른 지역과는 다른 ‘가족형 축제’가 자주 열린다.

올가을에도 다르지 않다. 가을 초입(9월10~12일)에 ‘예산옛이야기축제’가 예당저수지 주변 테마 공연장과 의좋은형제공원에서 열린다. 축제에서는 의좋은 형제를 비롯한 설화를 엮은 마당극 ‘옛이야기 한마당’과 연못·폭포 조형물을 이용한 퍼포먼스 ‘이야기 세상 속으로’, 그리고 그림자 극장, 영어 이야기 카페, 옛이야기 체험마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주변 예당저수지·추사고택도 볼만해

또 기우제를 체험하는 단비 이야기, 자갈길과 흙길을 걸으면서 옛이야기를 듣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 길, 4가지 판타지가 숨어 있는 환상의 숲, 관아 체험,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 보따리, 내가 만든 동화책, 원홍장 물고기 만들기, 붕어잡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색다를 재미를 흠뻑 즐길 수 있다. 또한 전국 사물놀이 경연대회, 전국 창작 이야기 구연대회, 전국 고교 백일장, 캐릭터 협동화 그리기 대회 등도 열린다. 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옛이야기축제는 예산군의 아름다운 자연과 옛이야기의 넉넉함이 가득한 한마당 잔치다”라며 축제를 통해 자연과 사람의 만남, 명쾌한 웃음과 행복이 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가득 풀어놓겠다고 말했다.

 
예산 지역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가족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전국 최대의 저수지인 예당저수지는 요즘 붕어 낚시가 한창이다. 낚시터 주변에는 민물고기를 갈아 만든 어죽과 시래기를 넣어 끓인 붕어찜 전문 음식점들이 칼칼하고 구수한 향을 풍긴다. 예당저수지에서 홍성 가는 길에 위치한 광시암소한우마을은 충남을 대표하는 한우 고기 음식점 거리이다. 예산 관광 명소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의 옛집에서는 그림자를 이용해 시간을 측정하는 해시계와, 추사가 고조부의 묘 앞에 직접 심었다는 백송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추사 고택이 위치한 신암면 일대는 예산 사과의 주산지여서 이맘때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가 마치 점묘화를 보는 듯 화려하다.

이 같은 차별성으로 2009년 충남도 우수 축제로 선정된 예산옛이야기축제. 어린 시절 사랑방 화롯가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할아버지에게서 듣던 구수한 옛이야기를 직접 듣고 체험할 수 있어, 진작부터 여행객들을 유혹했다. 문의 www.yesanstory.com 041-331-2244.

기자명 김수영 (대전일보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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