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와 처용이 만난다? 제44회 처용문화제·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에는 새로운 버전의 처용이 등장한다. 처용이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와 배우자의 불륜 장면을 목격하고도 쿨하게 “둘은 내 것인데 둘은 뉘 것인고, 본디 내 것이었다마는 빼앗아간 것을 어찌하리오”라고 노래하며 추었던 춤을 비보이가 재현한다.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처용무를 10월 달빛 아래, 울산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신라 제49대 헌강왕 시절 개운포에 내려와, 임금의 덕을 칭송하며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던 용의 아들 처용을 기념하는 처용문화제가 10월7~10일 화려하게 열린다.

처용문화제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직접 처용을 체험하고 싶다면 달동문화공원 특설 전시관으로 가면 된다. 처용 의상 및 탈, 신라시대 복장을 입어볼 수 있다. 포토존도 있다. 자녀와 함께 역사 공부를 하고 싶다면 ‘처용 투어’를 권한다. 10월7~9일 매일 오전 11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앞 임시 승차장에 모이면 된다. 처용암을 들른 후 반구대 암각화, 태화강 십리대밭을 거친 다음 처용축제마당에 도착하는 5시간 코스가 비단길처럼 펼쳐져 있다.

 
17개국 250여 음악가 참석

행사의 핵심인 ‘월드뮤직페스티벌’은 한바탕 음악 축제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제격이다. 울산문화예술회관 및 남구 달동문화공원에서 열린다. 해외 13팀, 국내 15팀 등 17개국 250여 음악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종인플루엔자 유행 탓에 열리지 못한 월드뮤직페스티벌은 올해 더욱 풍성하게 두둥둥거린다. ‘월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라인업도 화려하다. 월드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두 번은 들어봤음직한 이들이 모였다.

이스라엘의 여성 보컬리스트 야스민 레비와 스페인의 플라멩코 댄서 호아킨 그릴로 등이 참가한다. 파키스탄 카왈리 음악의 대가인 파이즈 알리 파이즈도 자리를 빛낸다. 그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배경음악으로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국내 팀으로는 20대 여성 7명으로 구성된 국악 그룹 옌, 프로젝트 시나위 등이 나온다.

2007년에 처용문화제 행사 중 하나로 신설된 월드뮤직페스티벌은 올해 6월 영국 월드뮤직 전문지 〈송라인스(Songlines)〉에 ‘2010 세계 베스트25 월드뮤직 축제’로 꼽히기도 했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의 ‘레인포레스트 음악축제’와 월드뮤직페스티벌 2곳이 선정되었다. 올해는 스페인이 주빈국이 되어 함께한다.

문의 www.cheoyong.or.kr 052-260-7544.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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