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변방국들 우승까지 넘본다
  • 기영노(스포츠 평론가)
  • 호수 140
  • 승인 2010.06.1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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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 동안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가 주고받았다. 아시아·북중미·오세아니아는 물론 아프리카는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철저한 변방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계의 축구 전문가들은 변방 대륙 중에서 아프리카가 가장 먼저 월드컵을 차지하리라 예상한다. 유럽의 축구 클럽에 끊임없이 선수를 공급해오면서 남미 못지않은 유연성과 기술, 유럽을 능가하는 파워와 스피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축구의 역사가 길지 않아서 좋은 지도자가 없고, 지구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Reuter=Newsis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FIFA 월드컵에서 우승한 가나(위) 는 아프리카 축구 사상 최초로 4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FIFA 축구선수권대회에서 가나가 브라질을 승부차기에서 꺾고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아프리카의 월드컵 우승이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는 암시를 주었다.

가나는 아프리카의 브라질

아프리카 축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가나만 해도 20세 이하 FIFA 월드컵에서 1993·2001년 두 차례 결승전에 올랐다가 패배한 뒤 세 번째 도전에서 우승했다. 나이지리아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 금메달을 차지했고, 그 전통을 카메룬이 이어받아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개최 대륙 이점까지 더해져 월드컵 축구대회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월드컵에는 아프리카 사상 처음으로 6개국이 출전한다. 본래 아프리카의 월드컵 본선 출전권은 5장이다. 그런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을 하는 덕에 한 장 더 늘었다. 6개국 가운데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아프리카 축구 사상 최초로 4강까지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그 밖에 개최국 A조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우리나라와 같은 B조인 나이지리아, C조의 알제리, E조의 카메룬 등은 16강 또는 8강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나는 아프리카의 브라질이라고 봐도 좋다. 아프리카 축구의 맹주다. 17세 이하 FIFA 월드컵에서 1991·1995년 우승, 1993·1997년 준우승 등 1990년대를 석권했다.
20세 이하 FIFA 월드컵에서도 1993·2001년 준우승,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프리카 맹주를 가리는 네이션스컵에서도 1963년·1975년·1978년·1982년 등 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월드컵과 인연이 없어 2006 독일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다. 당시 가나는 화려한 개인기와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워 체코를 2-0으로 제압해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가나는 화려한 개인기를 펼치는 브라질에 약하다. 독일 월드컵 16강전에서도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Reuter=Newsis카메룬은 아프리카 국가 중 월드컵 본선에 가장 많이(6번) 진출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8강까지 올랐다.

가나는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스티븐 아피아가 주장으로 팀을 이끈다. 공격에서는 마누엘 아고고, 188cm의 장신 스트라이커 프린스 타고에, 매뉴 아모아, 아사모아 기안 등 자원이 풍부하다. 미드필드는 세계 정상급 선수가 즐비하다. 마이클 에시엔·장자크 고소·설리 알리 문타리·안드레 아예우에·레야 킹스턴 등이 포진하고, 수비진은 중앙수비 에릭 아도·존 멘사와 오른쪽 윙백 존 판스틸과 왼쪽 윙백 하리손 아플 등이 뛰게 된다. 골키퍼는 아프리카 예선과 네이션스컵에서 줄곧 가나의 골문을 지킨 리처드 킹스턴이 맡는다. 가나는 죽음의 D조에서 독일·오스트레일리아·세르비아와 함께 16강을 다투게 된다.

가나와 함께 아프리카 축구 원투펀치를 자랑하는 코트디부아르도 가나와 마찬가지로 월드컵 본선이 두 번째다. 2006 독일 월드컵 이전부터 4년 이상 팀워크를 이룬 아르투르 보카·콜로 투레·엠마누엘 에부에 등이 강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디디에 드로그바·세쿠 시세가 이끄는 공격진과 박주영의 팀 동료 장자크 고소와 야야 투레가 버티는 미드필더도 수준급이다. 코트디부아르는 G조에서 브라질·포르투갈·북한과 16강을 다투게 되어 예선 통과가 급선무다.
전통적인 아프리카 축구 강국 카메룬은 네덜란드·덴마크·일본과 E조에 속해 있다. 카메룬은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6차례나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1982년 스페인 대회 때 처음 본선 무대에 얼굴을 내민 카메룬은 8강에 올랐던 1990 이탈리아 월드컵을 정점으로, 1994 미국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까지 3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카메룬은 네 차례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했고,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0년 5월 현재 FIFA 순위 11위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앞서 있다. 카메룬은 프랑스 출신 폴 르갱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팀의 주축은 인터밀란의 사뮈엘 에토다. 에토는 2008 ~2009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FA컵 3관왕)을 달성한 후 이탈리아 세리에A로 진출한 아프리카 정상급 스트라이커다. 이 밖에 골키퍼 이드리스 카메니와 중앙수비수 리고베르 송, 미드필더 알렉산드로 송, 아칠레 에마나, 공격수 아칠리 요보 등이 주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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