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들은 모두 우승을 말한다. 하지만 우승 후보에게도 아킬레스건이 만만치 않게 있다. 우승 후보와 한국·일본이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을 짚어보았다.

브라질 아름다운 경기를 펼치면 ‘브라질 같다’고 한다. ‘브라질 선수 같다’는 칭찬도 만국 축구 공용어다. 특히 골잡이에게 해당된다. 어느 나라 축구 리그에서도 공격수는 브라질 선수의 몫이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골잡이가 심상치 않다. 브라질은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33득점 11실점을 기록했다. 골잡이 원톱은 루이스 파비아누의 몫이었다. 파비아누는 예선 11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준수한 성적이다. 그러나 브라질이기에 이 성적이 부족하다. 호나우두·호마리우가 지키던 지난 대회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진다. ‘축구 황제’ 호나우두는 월드컵 본선에서 15골을 뽑았다. 어지간한 나라의 전체 득점 수보다 많은 수이다.

ⓒReuter=Newsis브라질의 대표 골잡이 루이스 파비아누(오른쪽)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스페인 지금 스페인은 브라질보다 아름다운 축구를 한다. 주장 푸욜의 헤어스타일을 제외하고는 흠잡을 데가 별로 없다. 프랑스 주장 앙리는 “스페인이 브라질보다 확실히 완벽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톱니바퀴 조직력에도 틈은 있다. 바로 대표팀 골잡이 페르난도 토레스의 부진과 살림꾼 미드필더 세나의 노쇠화가 걱정이다. 월드컵 토너먼트 울렁증 극복도 스페인의 과제다.

아르헨티나 메시·테베즈·아구에로·이과인·밀리토. 유럽 리그 득점 선두권은 거의 아르헨티나 선수들 차지다. 월드컵을 앞두고 컨디션도 최상이다. 최강의 공격 라인은 어느 나라보다 우위에 있다. 하지만 공격진을 받칠 허리가 신통치 않다. 메시가 대표팀에서 활약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는 리켈메가 마라도나 감독과의 불화로 대표팀을 은퇴한 상태다. 뒤늦게 마라도나 감독은 베론을 불러들였지만, 넓은 시야에 비해 느리고 체력이 달린다. 마라도나 감독의 ‘메시에게 패스해’ 식의 단조로운 전술은 단기전을 우승으로 이끌기에는 모자란다는 평가다. 천재는 일반 선수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탈리아 빗장 수비와 노련미로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전술은 이번에도 그대로다. 하지만 문제는 4년 동안 주축 선수들이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다. 수비의 핵 칸나바로는 37세. 수비수들의 평균연령은 33세에 이른다. 로베르토 바조, 델 피에로 같은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보이지도 않는다. 잉글랜드 잉글랜드에는 프리미어리그의 스타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은 터프한 리그에서 혹사당한 상태로 월드컵을 치른다. 에이스인 루니를 비롯해 제러드·램퍼드 등 월드 클래스 선수를 하나로 모으는 게 관건이다. 베컴·루니 등 스타 플레이어들은 분을 이기지 못하다가 퇴장을 당해 경기를 그르치곤 했다. 루니의 아픈 무릎도 잉글랜드의 아킬레스건이다. 골키퍼는 정상권과 거리가 있다. 주전 골키퍼인 데이비드 제임스는 어려운 슈팅은 선방하지만, 쉬운 슈팅을 골로 허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나마 천적 스웨덴이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한 게 위안이다.

ⓒReuter=Newsis이탈리아 대표팀의 ‘캡틴’ 칸나바로는 37세다.
네덜란드
네덜란드 축구는 인기가 있다. 그들의 화려한 공격은 팬들을 즐겁게 만든다. 하지만 내실은…. 항상 그랬듯이 수비가 문제다. 

프랑스 지단이 없다. 올 시즌 보르도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인 구르퀴프와 바이에른 뮌헨의 리베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수비도 안 되고, 공격도 안 된다. 앙리의 ‘손’을 제외하고는 ‘아트 사커’라는 칭송을 받을 만한 구석이 별로 없다. 독일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 독일. 단기전에는 워낙 강하다. 특히 독일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승부차기를 18번 시도해 단 한 번만 실축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매번 승부차기로 몰고 갈 수는 없다.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대표팀 골잡이들이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박치기 달인 김일 선수만큼이나 머리를 잘 쓰는 클로제는 소속 팀에서 후보로 밀려나 있다. 클로제의 짝 포돌스키도 팀에서 후보다. 대표팀의 상징인 주장 발라크와 요한 뢰브 감독 간의 불화도 폭발 직전이다. 주전 골키퍼 엔케의 갑작스러운 사망도 골칫거리다. 일본 목표가 너무 거창하다. 4강이라니…. 일본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3패를 당했고,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1무2패했다. 

한국 외신에서는 한국 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붉은악마의 열광적인 응원을 꼽는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비싼 여행 경비가 붉은악마의 발을 묶어버렸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