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레이서 유지성씨(39)가 지나온 길을 ‘역추산’하는 일은 숨 가쁘다. 지나온 거리가 엄청나고 지역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첫 도전은 사하라 사막 250km 레이스였다. 2002년 4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과 들끓는 호기심과 모험 정신이 그를 세상에서 ‘가장 삭막하고 끔찍한 지역’으로 내몰았다. 다행히 그는 세상 최고의 오지를 6박7일 만에 통과한다.

이후 7년여 동안 그는 고비 사막·남극·아카타마 사막(칠레)·정글(베트남)·북극·나미브 사막(나미비아)에서 열린 14개 오지 레이스에 거푸 출전해 거친 얼음과 모래밭 위를 달리고 또 달린다. 그동안 달린 거리는 모두 4000여 km.  ‘왜 끊임없이 달리느냐’고 묻자 그는 “가장 단순한 행위를 통해 가장 가슴 뛰는 즐거움을 맛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그는 그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한다. 최근 자신의 체험 여행기 〈하이 크레이지〉를 펴낸 것도 그 때문이다. 요즘 그는 아예 국내 최초의 오지 레이스를 열 계획도 짜고 있다. 장소는 강원도 용평, 레이스 거리는 31km. 그는 이 장소를 찾느라 1년여 동안 꽤 많은 오지를 헤맸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자신처럼 오지에서 새로운 에너지와 재미를 얻기를 바란다며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일단 시작하면 묘한 재미에 중독될 겁니다. 도전하십시오.”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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