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망에서 절망으로 진행하는 혼돈의 시대와 희망 부재의 사회.’ 내가 생각하는 오늘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이런 고통과 위기의 시대에 민주주의란 말이 여전히 우리 시대의 희망이 될 수 있는가를 물으며, 그럴 수 있고 또 그래야 된다는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 바로 〈어떤 민주주의인가〉(후마니타스)다. 이 책은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하면서, 인간이 정치를 통해 자신의 사회를 좋은 공동체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성취와 그 한계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사색한다.
희망을 함께 노래하기 위해, 이 책은 특히 민주화 이후 대면하게 된 주요 정치 이슈를 주류의 시각과는 다른 각도에서 날카롭게 성찰하고 있다. 예컨대 ‘절차적 민주주의의 중요성과 왜 정당인가’ ‘대통령제와 국가의 역할 및 범위’ ‘전문가 중심의 정당 정치와 대중적 기반을 갖는 정당정치 유형 비교’ ‘현대 민주주의에서 민중적 내용을 심화시킬 수 있는 발전 경로는 왜 정당 민주주의일 수밖에 없는가’ 따위가 그것이다.
결국 ‘어떤 민주주의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좋은 대안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저자들의 핵심 주장은, 정당과 정치의 역할 복원과 확장, 활성화로 모아진다. 다시 말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정치의 대중 참여 기반과 정당 체제의 대표성을 크게 확대하고 국가의 책임성을 올바르게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인 것이다.
아무쪼록 ‘좋은 논쟁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을 새로운 축제의 장으로 안내하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을 염두에 두면서, 이 책이 ‘좋은 세상’을 아직도 꿈꾸는 독자들과 학계·사회운동 진영에서 치열한 토론과 성찰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혼돈의 한국 사회 깊이 생각하다
2007년 사회 과학 출판시장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책은 무어니 무어니 해도 우석훈·박권일의 〈88만원 세대〉(레디앙)였다.
하지만 〈시사IN〉 ‘올해의 책’ 추천자들은 〈어떤 민주주의인가〉를 좀더 주목했다. 정치부 기자 생활을 오래 해온 구영식 오마이뉴스 사회부 차장은 “당정 분리나 국민참여 경선이 ‘진보적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을 전했다.
이종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경제 새판짜기〉(미들하우스)를 추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상조·유종일 교수 등이 참여한 이 책은 이 연구위원이 2005년에 쓴 〈쾌도난마 한국 경제〉를 비판하는 데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그는 “찬반을 떠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광범위한 담론의 전선을 비교적 쉽게 정리해놓은 책이다”라고 높은 점수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그 밖에 ‘외환위기 10년’을 되돌아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1997년 이후 한국사회의 성찰〉(길) 등도 2007년을 빛낸 사회과학·경제 분야 ‘올해의 책’으로 꼽혔다.
고동우 기자
추천인:조현연(성공회대 교수·정치학) 김양희(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종태(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구영식(오마이뉴스 기자) 장석준(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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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썼으니 몸으로 느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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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들이 본 올해 출판 지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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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책임자들의 설문 조사를 통해 2007년 출판계 흐름을 탐색했다. ‘출판 최전선’에 있는 이들은 ‘올해의 책’으로 〈88만원 세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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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스스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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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동 기자
30대 초반의 젊은 북 디자이너 이석운씨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북 디자이너가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작업하는 일본의 출판 문화가 부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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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판계의 구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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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석 기자
출판사 편집 책임자들은 2007년 가장 두각을 낸 출판사로‘웅진’을 꼽았다. 웅진은 지난 2년 동안 ‘임프린트제’를 통해 급성장했다. 최봉수 웅진 대표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