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대게는 영덕 1미에 불과하다. 바다와 산이 깊은 영덕에는 모두 9미가 있는데, 황금은어·모둠회·성게알비빔밥·물회·해물탕·송이버섯전골·메밀묵·미주구리회가 그것이다. 그중 한 가지, 바로 미주구리(물가자미)회를 맛보기로 했다(이름부터 입맛을 당기지 않는가?). 그런데 170여 개의 식당 가운데 어디로 가야 제대로 그 맛을 곱씹을 수 있을까. 가만히 눈치를 보니 경매사와 선원들이 드나드는 음식점이 있었다. 수협 근처 유림식당.
새벽녘에 경매장에서 입찰해 왔다는 물가자미에 그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볐더니, 금방 고소한 향과 바닷내음이 코끝에 닿았다. 뼈째 씹는 회는 쫀득하고 찰지고 고소했다. 그래, 이 맛이야 싶었다. 허름하고 메뉴가 한정되어서 외지 손님이 잘 오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래도 한번 드신 손님은 꼭 다시 오십니더” 한다. 맞는 말이다. 다시 강구에 가면 그 식당에서 꼭 물회를 시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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