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그만두는 아이가 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양극화의 산물이다. 빈곤이 교실로 침투하면서, 아이들의 절망이 커지는 것이다. 가난한 학부모의 마음도 강남 학부모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아이를 돌볼 여력이 있겠는가. 학업 중단이 빈곤과 사회적 방치에 따른 것이라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 지금 벌어지는 저소득층의 학업 중단은 선택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공교육과 학교로부터 버려지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전문계 고등학교가 특히 심한 것 같은데.
전문계라서 심한 게 아니라 가난한 아이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심한 것이다. 조사를 해보면, 특목고나 일반고에 비해 가난한 아이가 전문계고에 많이 몰려 있다. 따라서 전문계고에 정부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국가 재정은 당연히 사회적 약자에 우선적으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학업 중단을 막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양극화의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하며, 무엇보다 학교가 최고의 복지시설이 되어야 한다. 세 가지 해법이 가능하다. 하나는 예산 배분 문제다. 우리나라 교육 예산은 부자에게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적극적인 역차별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로는 전문 상담교사를 대폭 늘려야 한다. 현재는 이미 양성된 전문 상담교사조차 임용을 안 하고 있는 실정이다. 빈곤 지역을 중심으로 이들 상담교사를 늘리고 일상에서 생활지도를 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학교와 지역사회 복지 시스템의 활발한 연계다. 학교처럼 아이들의 빈부 수준을 쉽게,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학교가 모든 걸 할 수 없으니 쉼터·자활기관 등 학교 밖의 지원 시스템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사교육 때문에 교육 격차가 점점 커지는데 대안이 있는가.
부자들은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해서 사교육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가난한 아이들은 공교육으로부터도 버림받고 있는 것, 이게 공교육 위기의 본질 아니겠는가. 사교육 시장의 확대는 빈부 격차와 계층적 단절 현상을 보여주는 그림자와 같다. 학벌과 부의 독점이 계속되는 한, 과연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실 막막할 따름이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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