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낮은 가정의 아이일수록 학교를 그만둘 확률이 높다는 사실은 집값과 학업 중단율의 관계를 분석해봐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의원실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전국 집값 하위 10위 지역의 고등학교 학업 중단율은 0.033으로 상위 10위 지역의 중단율 0.013에 비해 2.5배 높았다. 학업 중단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북 임실군으로 학생 1000명당 82명꼴로 자퇴를 했고, 집값이 가장 높은 경기도 과천시는 중단율이 0.006에 불과했다.

전문계고의 경우 역시 전체 평균보다 높은 학업 중단율을 기록했다. 인천 강화군과 전남 함평군은 각각 0.129, 0.093으로 학생 1000명당 학업 중단자가 무려 100명이 넘거나 육박했다. 서울에서는 성북구가 0.078로 상황이 가장 열악했다.

고등학교에 존재하는 ‘5계급’

권 의원 측은 또 집값과 초?중생 유학자 비율의 관계도 조사해 공개했다. 통계학적 방법인 회귀분석을 이용했는데, 상관계수는 0.87이, 결정계수는 0.75가 나왔다.

권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상관계수와 결정계수는 수치가 0.7~1 사이로 나오면 ‘매우 강한 관련성’을 띠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재산 가치가 높은 지역일수록 해외 유학을 떠나는 가정이 많다고 해석했다.
 

2008년 해외 유학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역시 서울 강남구로 0.029를 기록했고, 서울 서초구(0.024), 경기도 성남시(0.016)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각각 전국 집값 순위 2, 3, 7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유학률 10위 안에는 집값 상위 10위 지역 중 무려 7곳이 포함돼 집값과 유학률이 정비례함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반면 집값 하위 10위 지역의 유학률은 고작 0.0007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 1만명당 7명이 유학을 간다는 의미로, 상위 10위 지역의 150명, 전국 평균 50명에 한참 뒤처지는 것이다. 유학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지역은 경북 봉화군, 전북 진안군, 전남 고흥군 등으로 모두 집값 순위가 최하위권에 속한 곳이다.

권영길 의원은 “고등학교의 경우 이미 5개 계급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한다. 최고 부자의 자녀가 다니는 자사고, 보통 부자의 자녀가 다니는 특목고, 서민의 자녀가 다니는 일반고, 가난한 자의 자녀가 다니는 전문계고, 그리고 학교 밖 아이들이 그것이다.

이들 ‘계급’의 미래는 과연 어찌 될까. 앞 두 계급은 큰 걱정 없이 부와 권력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나머지는 앞날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권 의원은 특히 “일반고의 경우는 소득 절반을 사교육에 쏟아부으며 앞 계급을 따라가려 노력하지만 다수가 비정규직 노동자 처지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본다. 이는 그 외 다른 두 계급에게는 더욱더 참담한 미래가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정말 더 참담할 수도 있는 걸까?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