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적자 폭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 상반기 적자를 5억원으로 전망했는데 2억5000만원 수준이다. 임금 삭감 등 비용 절감 노력과 ‘10만인 클럽’ 모집 사업의 성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10만인 클럽을 제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뭔가 상황에 쫓겨 던진 듯한 느낌도 드는데. 사실 유료 독자 구조는 창간 초기부터 고민한 것이다. ‘자발적 유료화’ 등 정기성을 띠지는 않지만 현재 모델의 맹아도 이미 존재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하지 않은 것은 의외로 초기에 빨리 성장했기 때문이다. 광고 매출, 투자 유치만으로 운영이 가능해 다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거품’이 급속히 빠지고 있다. 광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뉴스 콘텐츠와 유료 독자에 기반한 생존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지난 8월27일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초청 특강의 사회를 보는 오연호 대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자발적 유료화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보니까 좋은 기사에는 꼭 수백만원씩 원고료가 붙더라. 인터넷이 무조건 공짜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목표는 10만명이지만 2만~3만명만 돼도 수익 모델이 바뀌고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잘 안 된다 해도 거기에 따라 조직을 유연하게 바꿔나갈 수 있는 매체가 또 오마이뉴스다. 독자들이 ‘이만큼만 갖고 운영하라’고 하면 구성원의 합의를 거쳐 그 규모에 맞추면 된다. 그런 점에서 오마이뉴스는 여러 진보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절대 망할 수 없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진보 언론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 정부 10년 사이에 뭔가 돌파구를 찾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시장 속에서 생존해야지, 인위적으로 정권의 분위기를 활용한다고 해서 뭐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마디로 실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힘든 시기다. 정치 권력은 바꾼 적이 있지만 경제 권력은 그대로다. 진보 언론과 ‘동맹 세력’을 맺을 만한 신흥 광고주가 부상하면 좋을 텐데 너무 미약한 상황이다. 10만인 클럽 등 충성도 높은 독자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염려는 없나. 특정 정치 세력에 편향된 기사만 쏟아지는 게 아닐까. 우리는 열린 진보, 대중적인 진보를 지향한다. 진보에는 민주당도 포함되는 것 아닌가? 진보 진영 전체를 포괄하고자 하지만 다수가 원하면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기사 배치도 독자들의 지지에 따라 움직인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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