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곧 세 아이의 엄마가 되는 배춘환씨는 〈시사IN〉에 보도된 한 기사를 보고 편집국장 앞으로 편지를 썼다. 쌍용차 노조가 손해배상(손배) 판결을 받았다는 기사였다. “해고 노동자에게 47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이 나라에서 셋째를 낳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서,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입니다. 47억원… 뭐 듣도 보도 못한 돈이라 여러 번 계산기를 두들겨봤더니 4만7000원씩 10만명이면 되더라고요.” 편지에는 현금 4만7000원이 들어 있었다.
〈시사IN〉은 2014년 신년호에 이 사연을 실었다. 독자들이 4만7000원을 넣은 봉투를 보내왔다. 현행법상 언론사는 일정액이 넘는 모금을 주관할 수 없다. 아름다운재단에 의뢰했다. 모금이 시작되었고, 가수 이효리씨의 동참 편지도 공개됐다. 그렇게 한 사람이 4만7547명이 되고, 4만7000원이 14억6874만1745원이 됐다.
‘노란봉투 프로젝트-우리가 만드는 기적 4만7000원’ 얘기다. 쌍용차 노동자에게 전달된 해고통지서가 ‘노란봉투’에 담겨 있었고, 예전에는 월급을 노란봉투에 담아 주었던 데서 착안했다.
손배 피해자들을 긴급 구제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을 정비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19대 국회 때인 2015년 이른바 ‘노란봉투법’ 발의로 이어졌다.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20대 국회 때도 법안 여럿이 발의되었으나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그리고 2022년 8월, 대우조선해양이 파업한 하청 노동조합 집행부 5명에게 470억원짜리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한 명당 94억원. 월 300만원씩 벌어서 꼬박 갚아도 261년이 걸리는 돈이다. 이곳 하청 노동자 월급이 대부분 200만원 초중반대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물어내기가 불가능한 액수다. 노동자의 파업에 손해배상으로 응수하는 관행은 여전했다.
169석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을 이번 가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7대 법안 중 하나로 정하면서 국면이 달라졌다. 역시 노란봉투법에 찬성하는 정의당 6석을 합하면 175석으로 법안 통과에 필요한 의석수(180석)에 가깝다. 모금운동 8년 만에 법 통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그만큼 반발도 거세다. 재계와 보수언론은 연일 노란봉투법의 부당함을 성토하고 있다. 9월15일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법을 “황건적 보호법”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거부권 행사를 검토한다고 알려졌다. 도대체 어떤 법이기에?
■ 8개의 ‘노란봉투법’과 쟁점
9월22일 현재 국회에는 노란봉투법으로 분류할 수 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이 총 8개 발의돼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무분별한 손해배상 소송이나 가압류를 당하지 않게 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폭력·파괴행위를 제외하면 파업에 대해서는 손배 청구를 할 수 없게 하는 내용, 조합원이나 임원 개인이 아니라 노조에 대해서만 손배 청구를 하도록 하는 내용, 노동조합 규모에 따라 손배 청구 액수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조항이 바로 노조법 제3조다. 현행 노조법 제3조는 ‘이 법에 의한 파업’, 즉 합법 파업으로 기업이 손해를 입었다면 노동조합이나 노동자에게 손배를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파업이란 원래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파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항이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손배 청구의 근거가 되고 있다. ‘불법 파업에는 손배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란봉투법은 ‘이 법에 의한’이라는 단서를 빼고 ‘기업은 파업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손배를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자 한다. 단, 폭력이나 파괴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선 여전히 손배를 청구할 수 있다.
재계가 보기에 이는 헌법 제23조가 보장한 재산권 침해다.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수반되지 않은 ‘불법 파업’에는 손배를 청구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불법을 입법으로 보호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민법 제750조에 따르면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만 여기서 제외한다면, 이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불법 파업’을 조장하리라는 논리다.
■ ‘프랑스판 노란봉투법’ 논란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란봉투법이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라며, 프랑스에서 비슷한 법을 만들었다가 “위헌 결정이 나서 시행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한다. 사실일까?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다”라고 프랑스 낭트 대학에서 노동법 박사학위를 받은 박제성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말했다. 무슨 얘길까.
1979~1980년에 프랑스 르노사(자동차 회사)가 한국으로 치면 민주노총인 프랑스 주요 노조 ‘CGT’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CGT에 2900만 프랑, 오늘날 가치로 약 208억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르노사가 소송을 취하해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이 사건은 손배가 노동조합을 얼마나 위태롭게 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에마누엘 도케스, ‘프랑스에서의 쟁의행위와 책임’, 〈쟁의행위와 책임 발표논문집〉, 2014).
1981년 집권한 프랑스 사회당은 1982년 10월 초에 ‘종업원대표제도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8조를 채택했다. 시설 파괴 등 형법상 범죄행위나 무단결근처럼 파업권으로 인정되지 않는 행위를 제외하고는 “(파업 등) 노동쟁의로 인한 손해나 노동쟁의의 경우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것을 구하는 소송을 노동자 대표나 노동조합에 대해 제기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 법안은 그해 10월28일 성립될 예정이었으나, 이에 앞서 10월22일 프랑스 헌법위원회(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이 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다. 누구든지 자신의 잘못(과실)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 파업이라고 해서 일체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한다면 이는 법 앞의 평등에 반한다는 것이다. 헌법위원회는 이렇게 썼다. “입법자는 불법행위 피해자의 권리를 원칙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재계의 프랑스 사례 인용은 여기서 ‘뚝’ 끊긴다. 그런데 프랑스 사회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국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프랑스 파기원은 위헌 결정으로부터 2주 뒤인 1982년 11월9일 판례를 세웠다. 파기원은 헌법위원회의 결정대로, 파업에 대해서만 특별한 규칙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다. 대신에 기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원칙을 파업에도 똑같이 적용했다. 그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과실이 있어야 한다. 둘째, 손해가 있어야 한다. 셋째, 과실과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를 파업에 적용한 결과는 이랬다. ‘일하기를 거부하는 행위’ 자체는 과실이 아니다. 파업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업 그 자체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단순한 노무 제공 거부를 넘어서 시설을 파괴하거나, 다른 사람이 일할 자유를 방해하는 등 그 자체로 불법을 구성하는 행위, 또는 파업권의 남용인 행위만이 과실로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이런 과실이 있었더라도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는지, 얼마인지, 그 과실과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사용자가 입증해야 한다.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을 금지하는 법은 위헌판결을 받았지만, 법의 형식이 문제였지 그 취지가 부정당하지는 않았다. 프랑스 파기원은 파업에 대한 손배를 엄격히 규제하겠다는 입법자의 뜻을 결과적으로 판례에 반영했다.” 박제성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핵심은 노조나 각 개인의 불법행위가 어떻게 손해를 야기했는지 기업이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며, 노조나 개인은 오직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파업이 전체적으로 불법이고 이만큼 손해가 발생했으니 나눠서 갚으라’는 식의 두루뭉술한 판단을 더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1982년 이후 프랑스 파기원의 일관된 태도다. 프랑스에서 사용자들의 손배 청구가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 인용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박제성).”
■ 노동 3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자. 지금 논의되는 형태의 노조법 제3조 개정, 즉 폭력·파괴행위를 제외하면 파업에 손배 청구를 아예 할 수 없게 하는 방식은 프랑스와 같은 맥락에서 위헌 시비를 피하기 어렵다. 노란봉투법은 폭력·파괴행위라도 노조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면 조합원이나 임원 개인에게는 손배를 청구할 수 없고 노조에만 하도록 했는데, 이 역시 연대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인과관계 입증을 강화한 프랑스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노란봉투법에는 조합원 규모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액의 상한을 두는 내용도 있다. 영국 입법례를 참고한 것인데, 영국의 경우 조합원 5000명이 안 되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최대 3만 파운드(약 4700만원), 조합원 10만명 이상인 곳은 최대 100만 파운드(약 16억원)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영국의 경우 파업에 따른 손배 청구보다는 ‘파업 금지 가처분’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비슷한 입법을 한 나라는 많지 않다.
프랑스식 손배 금지는 위헌 소지가 있지만, 현행 노조법 제3조는 어떤 식으로든 개정이 필요하다. 이 역시 헌법과 충돌해서다. 헌법 제33조 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파업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한다. 이른바 ‘노동 3권’이다. 노동 3권에는 재산권처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한다’는 식의 유보 조항이 붙지 않는다.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렇게 판단했다. “노동 3권은 법률의 제정이라는 국가의 개입을 통하여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법률이 없더라도 헌법의 규정만으로 직접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보아야 한다.”
조경배 순천향대 교수(법학)는 “헌법은 노동 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데, 그 하위 법률인 노조법이 마치 ‘합법 파업’만 손배 책임이 없는 것처럼 제한하고 있다. 이러면 노조법에 있는 모든 규정을 다 준수해야만 그 파업이 정당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파업은 원래 위법한데, 이러이러한 요건을 갖추면 그 정당성을 인정해준다는 논리다. 누가 자유권을 그렇게 해석하나?”라고 되물었다. “권리행사는 원칙적으로 합법이고, 남용할 경우 책임을 지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파업의 주체·목적·절차·수단을 세세히 형벌로 규제하는 데다 업무방해죄까지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군인이나 경찰의 파업권 정도를 제외하면 노동 3권에 형벌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한국의 노조법이 헌법과 달리 파업을 ‘권리’로 인정하지 않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
■ 한국에서 ‘합법 파업’이 어려운 이유
이런 토대로부터 현행 대법원 판례의 해석이 나온다. 즉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사람이(주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목적으로(목적), 시기와 절차를 지켜서(절차), 폭력·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 반사회적이지 않은 형태로(수단) 벌인 파업이어야 정당성이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넷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으면 ‘불법 파업’이 되어 손배 청구를 당한다.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합법 파업’의 범위가 매우 협소하다. 2009년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벌인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47억원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가 당시 파업을 불법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평택공장 내 생산시설을 전면적·배타적으로 점거했다는 것(수단)만이 아니었다. 정리해고 반대라는 파업의 ‘목적’도 위법하다고 봤다. “정리해고에 관한 원고(회사)의 권한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영국·프랑스·일본에서 정리해고 반대 파업은 합법이다. 프랑스는 연금개혁 같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파업도 합법이다.
둘째, 단순한 노무 제공 거부로서의 파업과 파업 중 발생한 불법행위를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손배를 청구하고 인용한다. 쌍용차 손배 판결은 회사의 손해액을 33억원이라고 인정했는데, 이는 파업 기간 조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얻을 수 있었던 ‘영업이익’과, 해당 기간 자동차 생산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출된 ‘고정비(임대료·세금·감가상각비·보험료 등)’를 합한 금액인 55억1900만원의 60%에 해당한다(사측이 노조와 충분한 의견 교환을 하지 않은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고정비는 합법 파업이었더라도 발생했을 손해다. 이 중에서 얼마가 불법적인 점거나 폭력행위로 일어난 손해인지 한국의 법원은 따지지 않는다. “평화적인 파업으로 일어났을 손해에까지 책임을 물린다면, 이는 파업 그 자체를 처벌하는 것과 같다. 언제나 합법인 노무 제공 거부로서의 파업과, 파업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를 구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선 ‘불법 파업’이란 말도 조심해야 한다”라고 조경배 교수는 지적한다.
대우조선해양 사측은 51일의 파업 기간에 생산시수(일정한 작업에 드는 생산시간, MH)가 229만 시간에서 154만 시간으로 75만 시간 줄었다며 여기에 고정비(생산공정 관련 직간접 노무비와 감가상각비 등)를 곱한 금액을 청구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파업이 점거를 수반하지 않았더라도 발생했을 손해다. 사측은 개개인의 불법행위에 따른 구체적 손해를 산정하거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않고 하청 노조 집행부 5명에게 일괄해서 손배를 청구했다.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법학)는 “불법행위이더라도 지금처럼 전체 손해에 대해 노동자들이 연대책임을 지게 하는 건 문제다. 노동자 개개인의 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만 배상 책임을 지우고, 입증은 사용자가 해야 한다. 또한 손해의 보전이 아니라 노조 탄압을 목적으로 소권을 남용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제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불법 파업이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해야 한다’는 방식을 고수할 경우 국회 문턱도 넘기 쉽지 않다. 파업의 정당성을 확장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노란봉투법은 정리해고나 민영화 반대 등 현재는 대체로 합법이라고 인정되지 않는 파업의 목적도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면 파업이 불법이 될 여지가 줄어들어 손배 청구도 불가능해진다. 노란봉투법은 또한 노조법상 ‘노동자’와 ‘사용자’의 개념도 넓히고자 한다. 대우조선에서 보듯 하청업체와 하청 노동자들이 단체교섭을 하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원청업체가 주는 기성금(공사가 진척된 만큼 주는 돈)에 거의 전적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법상 사용자를 ‘노동조건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로 규정해서 원청이 하청 노동자들과의 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하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기 전에 문제가 풀릴 수도 있다는 접근법이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지금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도 충분히 넓은데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않을 뿐이다. 사용자 개념을 넓히는 건 가능하겠지만, 특정한 문구를 열거하는 순간 해석 싸움에 갇힐 우려가 있다. 원·하청 문제는 원청을 노조법상 사용자에 넣기보다는 기업별 교섭을 넘어 ‘산업별 교섭’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파업에 참여한 김정욱씨(51)는 쌍용차 손배가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사측은 33억원 손배를 노조 조합원과 임원에 대해서는 취하했지만 금속노조에 대해선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파업 진압 과정의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가압류도 취하했으나 14억원에 이르는 손배소 자체는 취하하지 않고 있다. 소송은 6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배상 금액은 지연 이자까지 합해 29억원을 넘었다. 트라우마 진단을 받은 김씨는 “복직하고도 통장이 가압류되어 월급을 몇십만 원밖에 받지 못한 순간이 생생하다. 다음 달이 설 명절이었는데 가족들한테 미안했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받지는 못하겠지만, 저희 일을 계기로 비슷한 고통을 받는 분들이 더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손잡고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노동자와 노조에 청구된 손해배상 총액은 658억5028만7618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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