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앞장선 ‘캠프’ 참모들이 선거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권력은 근접성에서 나온다. 그래서 ‘측근’이라는 말은 곧 ‘실세’로 통한다. 한 여당 정치인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 뒤 달라진 측근의 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의원들이 한정식집에서 밥을 먹으며 환담하고 있었다. 이광재 보좌관이 들어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의원들이 전부 일어서서 그를 맞이했다.”

 

대선 이후 이명박 ‘측근’들의 행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2008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공천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 강서을 선거구에 출마해 아쉽게 노현송 의원에게 당선의 영광을 넘겨주었던 은진수 변호사는 다시 강서을 선거구에 나오거나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김병호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진구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 캠프에서 은진수 변호사 등 율사는 주로 ‘네거티브 대응팀’으로 활동했다. 검사 복을 벗고 캠프에 합류해 은 변호사를 도운 부상일 변호사는 고향인 제주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변호사 모임인 ‘송법회’ 출신인 조봉규 변호사와 오세경 변호사,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고승덕 변호사 모두 선거 기간 중 ‘BBK 김경준 벤처 사기 사건’ 등 상대 캠프의 네거티브 캠페인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들의 출마 역시 점쳐진다. ‘송법회’의 막내이자 MB연대 대표를 맡은 박명환 변호사 역시 출마 가능성이 있다.

정태근 유세 수행단장은 성북갑(현 유재건 의원) 출마가 예상되고 김성식 조직 기획팀장은 관악갑(현 유기홍 의원)에서 이번에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수 비서실 부실장은 인천 계양갑(현 신학용 의원)에, 윤석대 전략지역팀장은 대전 서구을(현 심대평 의원)에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성운 종합업무조정실장은 고양시 일산갑(현 한명숙 의원)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곳은 정군기 보도분석팀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이태규 전략기획팀장은 남양주갑 노릴 듯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이광재 보좌관처럼 기획력이 탁월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태규 전략기획팀장은 원래 경기도 양평 출신이지만 현역인 정병국 의원을 피해 경기도 남양주갑(현 최재성 의원)에 출마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 팀장과 함께 기획력을 인정받는 측근인 권택기 일정팀장은 원래 안동이 고향이지만 권오을 의원 지역구라서 일산 쪽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유시민 의원 지역구인 고양시 덕양갑에 출마한다면 흥미 있는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지역구의 현역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이어서 교통정리가 필요한 곳도 많다. 이춘식 특보단 부단장의 출마가 예상되는 강동갑(현 김충환 의원), 조해진 공보단 기획팀장이 일찍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경남 밀양창원(현 김용갑 의원)은 조율이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백용호 자문총괄은 서대문을(현 정두언 의원)에 출마한 적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어 다른 곳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에서는 박영준 네트워크팀장이 경북 고령성주칠곡(현 이인기 의원)에, 경윤호 조직지원팀장이 부산 사하갑(현 엄호성 의원)에, 배용수 상근 특보가 경남 통영고성(현 김명주 의원)에 출마가 예상되는데 모두 현역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이라 공천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캠프에 합류한 교수 출신 중에서도 내년 총선 출마자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준 네트워크팀장과 공동 팀장으로 지역을 누볐던 김대식 교수도 부산 지역에서 출마가 점쳐진다. 전략기획팀에서 여론조사를 자문했던 김장수 고려대 연구교수는 충남 논산에서 이인제 의원, 안희정씨 등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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