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하고 총성이 울렸다. 차 뒤에 숨어 있던 한 남자가 몸을 납작하게 웅크린다. 이윽고 한 무리가 나타나더니 남자를 에워싼다. 방석모를 쓰고 몸집만 한 방패와 총, 곤봉을 들었다. 이들은 남자의 배를 발로 걷어차고, 방패를 들어 내리찍는다. 남자는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어디론가 끌려간다. 3월11일 밤, 양곤의 어느 주택가엔 다시 침묵이 깔렸다.
2분48초짜리 영상을 찍어 보내며 미얀마 기자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려달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 순간을 찍기 위해 목숨을 걸었을 것이다. 3400㎞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반인륜 범죄가 실시간으로 중계된 지난 1년간, 국제사회는 참 무력했다. 이제 영상 속 남자도, 영상을 찍은 기자도 안부를 물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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