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17일 목요일
〈다큐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내가 본 것을 보여주는 것.” 저자 김옥영은 다큐멘터리를 이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자신이 본 것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시청자에게 가닿으면 메시지가 된다. 책에서는 다큐멘터리 제작이 “나의 질문을 우리의 질문으로 치환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결국, 촬영된 재료에서 무엇을 선택해 어떤 방식으로 배열하느냐가 ‘설득을 위한’ 다큐멘터리 화법의 관건이다.
기획과 섭외, 취재가 끝나면 고독한 시간이 시작된다. 무엇을 넣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간 찍어온 촬영분을 앞에 두고 영상의 구성을 고민한다. 촬영 단계부터 편집 계획을 세워둔 경우라면 그 계획에 맞춰 사용할 장면을 금방 골라낼 수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계획은 계획일 뿐이고, 방대한 분량 속에서 허우적대는 시간이 길어진다. 애착이 가는 현장이나 개인적인 관심이 큰 이슈일수록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이 멘트도, 저 장면도 살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넣다 보면 장광설을 늘어놓는 꼰대(?) 같은 영상이 탄생하기도 한다. 메시지가 너무 직설적이어도 부담스럽지만, 흥미로운 장면만 나열해 제작자의 관점이 느껴지지 않으면 영상이 혼란스럽다.
5월 마지막 주에 찍어온 경기 안산시 상록수보건소 이야기를 편집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장면, 듣는 내내 코끝이 찡해졌던 일화,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이 반짝인다. 코로나19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보건소 사람들의 4박5일을 내 눈으로 보고 왔지만 이제 그 안에서 시청자에게 보여줄 것들을 골라내야 한다. 현재 가편집본은 약 20분. 아직 더 덜어내야 한다. 책으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실전이 답이다.
*영상 보러가기: https://youtu.be/L-EItd_Z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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