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이정현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친구인가, 적인가. 협력해야 할 대상인가, 배척해야 할 대상인가. 아니면 불가근불가원 원칙 아래 중립지에서 관망해야 할 나라인가. 이런 질문은 실은 현대사에서 생긴 질문이 아니다. 유사 이래 숱하게 던져진 수천 년짜리 질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질문 자체가 흔들리는 중이다.

2021년 한국은 ‘반중(反中)’으로 뭉쳤다. 작게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중국 소품 사용부터 크게는 한·미 정상회담 문구 하나까지, 중국과 관련한 모든 이슈에 극렬하게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중국이 싫다’라는 감정이 단언컨대 시대정신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우리는 왜, 그리고 얼마나 중국을 싫어하는가’로 바뀌고 있다.

〈시사IN〉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는 여론조사를 통해 이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반중 현상의 현주소를 드러내고 그 이유까지 최대한 파악하려면 전화 여론조사로는 부족했다. 떠올릴 수 있는 요인을 모두 다 집어넣은 방대한 질문을 던져야 했다. 한국리서치 정한울 연구위원(정치학 박사), 이동한 여론본부 차장과 함께 4월 초부터 머리를 맞댄 끝에 200개가 넘는 초대형 설문지가 나왔다.

이처럼 방대한 설문은 한국리서치가 확보한 온라인 웹조사 패널 57만명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 온라인 응답자들은 문항이 방대해지더라도 응답률이 별로 떨어지지 않는다. 이번 조사에서 인구비례에 맞춰 7018명에게 조사 요청을 보냈고, 이 가운데 1229명이 참여했다. 이 중 229명이 중도에 포기했고, 1000명이 최종 응답했다. 우리는 이 조사를 ‘한국인의 반중 인식 조사’라고 이름 붙였다.

결과는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한국인의 반중 정서는 끓어오를 대로 끓어오른 용광로였다. 여기에는 진보와 보수도, 경제 격차도 따로 없었다. 일본·북한보다 중국이 더 싫다는 응답이 실제로 나왔다. 이번 조사 결과를 앞에 두고, 2018년 이후 한국리서치의 정기조사 자료를 화면에 띄운 이동한 여론본부 차장의 첫마디가 이랬다. “사드 배치 국면 이후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일본·북한보다 낮게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결과를 보자. 우리는 응답자가 한반도 주변국에 대해 느끼는 감정 온도를 측정했다. 0도는 매우 차갑고 부정적인 감정, 100도는 매우 뜨겁고 긍정적인 감정이다. 미국이 57.3도로 가장 높았고, 일본 28.8도, 북한 28.6도였다. 중국이 26.4도로 가장 낮았다(위 〈그림 1〉 참조). 주변국 ‘사람’에 대한 응답에서는 온도차가 더욱 커졌다. 북한 사람(37.3도), 일본 사람(32.2도)보다 중국 사람(26.3도)에 대한 호감도가 확연히 낮았다(아래 〈그림 3〉 참조).

더 자세하게 보자. 우리는 응답자의 감정 온도를 매우 부정적, 약간 부정적, 중간, 약간 긍정적, 매우 긍정적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49.3%)과 약간 부정적(26.6%)이 75.9%를 차지했다. 일본은 매우 부정적(47.7%)과 약간 부정적(24.2%)을 합쳐 71.9%였다. 중국인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49.6%)과 약간 부정적(25.9%)이 75.5%로, 일본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65.6%)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여기에서 피상적인 결론이 나온다. 한국인은 중국이 싫고, 중국인은 더 싫다.

“반일에 버금가는 반중 민족성”

특히 유의할 대목은 이것이다. 우리는 신뢰-불신, 자유-억압, 책임-무책임 등 중국에 대해 몇 가지 대비되는 이미지를 제시하고 어디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대체로 부정적 이미지에 많이 응답했다. 그중 눈에 띄는 문항이 ‘선-악’ 이미지였다(〈그림 4〉 참조). 응답자 58.1%가 중국이 ‘악’에 가깝다고 답했다. ‘선’이라는 응답은 4.5%였다. 정한울 연구위원이 근심스럽게 말했다. “선과 악을 묻는 질문에는 보통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갈리지는 않는데요···. 지금 한국에서 반일에 버금가는 반중 민족성이 움트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반중 정서가 뿌리 깊게 고착화하고 있다면, 그것은 정치와 이념에 따른 차이도 뛰어넘는 수준일까. 중국에 대해 우리가 가진 통념은 이렇다. 진보 성향일수록 친중에 가깝고 보수 성향일수록 친미에 가깝다는 점이다. 진보 진영은 중국을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할 균형추로 보고 우호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이런 경향이 한층 우세해졌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달랐다(위 〈그림 5〉 참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중국에 대한 감정 온도는 27.7도다. 응답자 평균인 26.4도보다는 약간 높지만, 두드러지지 않는다. 국민의힘(24.4도)과 비교해도 현격한 차이가 없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에서 중국에 약간 호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표본수가 적다. 북한에 대한 감정 온도가 더불어민주당(36.4도), 국민의힘(16.8도), 정의당(35.6도)으로 지지층에 따라 확연히 갈리는 것과 대비된다.

진보와 보수로 나눠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대한 감정 온도는 진보(26.9도), 중도(26.7도), 보수(26.7도)가 모두 비슷하게 차갑다. 반면 일본에 대한 감정 온도는 진보(24도)와 보수(37.4도)가 뚜렷하게 나뉜다.

2019년 3월 서울 광화문에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이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자, 이제 현상이 좀 더 뚜렷해진다. 한국인은 아주 광범위하게 중국을 싫어한다. 절반 넘는 응답자가 ‘악’으로 규정할 만큼 싫어한다. 여당 지지층이나 진보 성향에서 호감을 가질 거라는 통념도 무너졌다. 중국인이 우리나라 토지를 매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 주식을 사거나 투자하는 것에도 절반 넘게 반대한다. 최근 미국의 아시아인 혐오 사건에 대해서도 75.1%가 중국인 탓이라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피해 경험으로 이루어진 감정

이제 반중 정서의 근원을 추적해보자. 한국인은 왜 중국을 싫어하는 것일까. 우리는 중국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 12개, 행위(이슈) 14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긍정·부정을 물었다(〈그림 6〉과 〈그림 8〉 참조). 이 문항에서 아주 흥미로운 답변이 나온다. 26개 문항을 통틀어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황사·미세먼지 문제(89.4%)였다. 코로나19 발생(87.3%)이나 코로나19 대응(86.9%)보다 높다. 그다음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등 경제수역 문제(84.3%)다. 이어서 한한령 등 사드 보복(78.9%)이 차지했다.

여기서 우리는 확실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반중 정서는 막연한 것이 아니다. 매우 구체적인 피해 경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세먼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한한령 등 실질적 피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로나19도 한국 사회에 직접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6개월이 넘었지만 중국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그림 9〉 참조). 응답자의 91.2%는 중국이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88.4%는 중국이 초기 대응을 못해서 사태가 장기화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인 입국을 전면 제한했어야 한다는 응답도 여전히 75.6%다. 다만 중국이 이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43.8%였다.

대다수 한국인이 공감하는 반중 정서는 세대에서 드라마틱하게 갈린다. 특히 20대에서 두드러진다(〈그림 10〉 참조). 20대의 중국에 대한 감정 온도는 15.9도로 40대(28.3도)나 50대(30.8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30대도 21.8도로 전체 평균 26.4도보다 낮다. 2030 세대가 반중 정서를 이끌어가는 핵심 집단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는 이것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반중 정서의 ‘20대 현상’을 살펴보려면 한국인이 중국의 어떤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그림 11〉 참조). 중국공산당이나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매우 싫다’와 ‘싫은 편이다’ 합산)이 높은 것은 놀랍지 않다. 그런데 중국 문화유산(20.9%)이나 중국 음식(22.8%)까지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심상치 않다. ‘중국의 모든 것을 싫어하는 핵심 집단’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2030 세대가 등장한다.

중국 문화유산에 대한 전체 응답에서는 긍정적 인식(‘매우 좋다’ ‘좋은 편이다’ 합산)이 42%로, 부정적 인식(20.9%)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그런데 20대에 이르면 이야기가 완전히 뒤집어진다. 부정적 인식이 33%로, 긍정적 인식 23.7%를 크게 앞지른다. 30대 역시 부정적 인식이 29.9%로, 긍정적 인식 29.2%보다 높다. 반면 4050 세대는 중국 문화유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부정적 인식보다 두 배 넘게 높다. 60세 이상에서는 긍정적 인식이 무려 다섯 배 가까이 앞선다. 2030과 그 윗세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장면이다.

2020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14개국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인식조사를 벌였다. 한 나라를 제외하면, 모든 나라에서 장년 세대(50세 이상)가 아랫세대보다 중국에 더욱 부정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한국 2030의 강력한 반중 정서는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현상이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방역 차량이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REUTERS

임명묵씨는 90년대생에 대한 비평서 〈K를 생각한다〉로 요즘 주목받는 작가다. 자신도 20대인 임씨는 〈시사IN〉의 조사 결과를 듣자마자 “그럴 줄 알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가 보기에 지금 20대는 문화적으로 다르다. 〈삼국지〉, 진융(김용)의 무협소설, 홍콩 영화 등의 영향을 받고 자란 윗세대와 달리 20대는 중국 문화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인터넷상에서 ‘대륙의 기상’ ‘대륙의 실수’ 같은 중국 비하·조롱 콘텐츠를 보고 자란 세대다. 이런 20대에게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임명묵씨가 보기에 20대 반중 정서에는 남녀 대립이 없다. 중국풍 논란을 빚은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끝내 폐지되는 사태에 이르기까지는 온라인에서 여초·남초 커뮤니티의 합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선구마사〉 사건 외에 남녀 합작이 이루어졌던 이슈는 이를테면 예멘 난민 문제 같은 것이었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중국의 세계 지배 가능성에 비판적인 시각을 담은 최근작 〈차이나붐〉을 비롯해 관련 서적 여러 권을 번역하고 썼다. 하 교수는 20대의 반중 정서가 최근 대학에 중국인 유학생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한국어에 서툰 중국인 유학생이 조별과제 수행 등을 놓고 한국 학생과 부딪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대학 재정 충당을 위해 중국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는 사립대와 지방대에서 더 심각해진다. 유학생은 늘었는데 학사관리는 부재한 대학의 현실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하 교수는 설명했다.

2019년 11월 한양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학생과 이에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대치했다.ⓒ한양대 학생회 제공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도 이런 갈등에 불을 질렀다. 국내 대학에서 홍콩 시위 지지 행동이 잇따르자 중국 유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한양대에서는 중국 유학생이 홍콩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학생들에게 동전을 던지기도 했다. ‘너희는 우리 중국 유학생을 돈으로 보잖아’라는 뜻이었다. 윗세대와 달리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드높은 중국의 젊은 세대와,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충돌하면서 국내 대학이 반중 정서의 온상이 되는 형국이다.

지금은 온 나라가 반중으로 똘똘 뭉치는 것 같지만, 이런 현상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동아시아연구원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중국에 대한 감정 온도는 지금처럼 낮지 않았다(아래 〈그림 2〉 참조). 일본·북한보다는 확연히 높고 미국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2004~2006년에는 미국과 대등했다.

2016년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반중 감정이 지금처럼 치솟은 걸까. 이야기는 다시 앞으로 돌아간다. 2016~2017년 한국은 사드 배치와 그에 따른 중국의 보복(한한령)으로 홍역을 앓았다. 2017년 중국 외교부 당국자가 “소국 한국이 대국 중국에 대항해서야 되겠느냐. 사드를 배치하면 단교 수준의 고통을 줄 것이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반중 정서에 기름을 끼얹었다. ‘소국’ ‘대국’은 지금도 한국인이 중국 이슈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어다.

미세먼지 중국 책임론이 본격 불거진 것도 2016년 무렵이다. 당시 베이징 공기 정화를 위해 그 지역 공장들이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성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루머가 인터넷상에서 폭발적으로 퍼지며 반중 여론이 들끓었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 국민청원의 단골 이슈가 ‘중국발 미세먼지를 해결해달라’는 것이었다. 이후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2019년 코로나19 발생 등 중국에 결코 이롭지 않은 대형 악재가 계속 이어졌다.

역대 지도자에 대한 긍정·부정 인식에서도 추이는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그림 13〉 참조).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주석의 온도에 비해 2012년 집권한 시진핑 현 중국 주석에 대한 감정이 확연히 나쁘다. 특히 시진핑 주석에 대한 감정 온도는 19도로 일본 스가 총리(16.6도)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18.7도)에 비해 높지만,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감정 온도보다 낮다. 다시 말해 한국인은 중국이 싫고, 중국인은 더 싫고, 시진핑 주석은 그보다 더 싫다.

‘친중 정치인’ 낙인찍힐라 쉬쉬하는 여의도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소수 여론이 있기는 하다. 현재 한·중 관계가 좋다는 층, 앞으로 한·중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층 정도다. 그러나 이들이 반중에 대립하는 ‘친중 정서’를 지녔다고 보기에는 규모가 미미하다. 그 밖에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이 높다는 층, 다문화 사회가 경쟁력이 있다는 층에서 호감도가 약간 높았지만 그들 역시 기본 정서는 반중이다.

깊어가는 반중 정서가 궁극적으로 영향을 끼칠 곳은 정치다. 지금 여의도에서 중국은 매우 민감한 이슈다. 영주권을 얻은 외국인의 자녀에게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면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법 개정의 혜택이 중국인 자녀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반발 때문이다. 자칫 ‘친중 정치인’으로 낙인찍힐까 봐 여의도는 쉬쉬하는 분위기다. 2014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한·중 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을 지내며 대규모 방중을 통해 ‘친중’ 이미지를 과시하던 시절과는 상전벽해다. 언젠가 반중을 자양분으로 삼는 정치세력이 등장하리라는 상상도 가능하다.

2017년 12월 베이징에서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주석. ⓒAP Photo

지난 3월30일 국민의힘이 내놓은 논평 하나가 매우 상징적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이 2015년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표현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취임사가 〈인민일보〉를 표절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논평은 미세먼지와 동북공정을 거론하고는 ‘중국은 문재인 정권의 파트너인가 보스인가?’라고 물으며 끝맺는다. 당시는 중국과 관련한 어떤 정치 이슈도 없던 때다. 다만 4·7 재보궐 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실제 외교·정책 행보와는 별개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친중 논란에 시달렸다. 이번 〈시사IN〉 조사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친중 외교를 우선한다(29.3%)는 답변이 많았다. 친미 외교 우선(16.1%)이라는 응답은 그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중 간 균형을 지키고 있다는 응답이 33.8%로 가장 많았다(〈그림 15〉 참조).

반중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양상은 다르지만 세계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이번 조사는 국내 반중 감정의 현주소를 세밀하게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음번에는 〈시사IN〉·한국리서치 공동기획 두 번째로 반중 정서와 국제관계 문제를 짚어볼 예정이다.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