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결정

2009년 첫 비행을 시작했다. 에메랄드빛 오로라가 빛나는 북극 항로를 주로 지났다. 2015년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했다. 2018년 산재 신청을 했다. 2021년 5월17일 근로복지공단은 ‘우주방사선 산재’를 인정했다. 국내 첫 사례다. 북극 항로는 우주방사선이 가장 강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대한항공 승무원이었던 ㄱ씨는 이 소식을 직접 듣지 못했다. 2020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가족력도 없는 데다, 직전 건강검진까지 별 문제가 없었다. 맡은 바를 묵묵히 수행했던 한 평범한 직장인의 죽음이었다. 그가 받아낸 산재 결정은 이제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료들의 항로가 될 예정이다.

역사 속 오늘

그는 “숨을 쉴 수 없다”라고 수십 차례 호소했다. 무릎으로 그의 목을 누른 경찰관은 이를 무시했다. 9분29초 후, 그는 숨을 멈췄다. 2020년 5월25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숨졌다.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용의자가 목숨을 잃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라는 운동이 촉발했다. 팬데믹 국면에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열렸다. 미국의 시민단체 ‘경찰폭력 지도 만들기’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의해 숨진 사람은 1127명. 이 중 27%가 흑인이다. 흑인은 미국 인구의 1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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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청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청원(https://bit.ly/equality100000)이 다시 시동을 걸었다.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한 피해자 ㄱ씨가 대표로 나섰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청원이 올라간 지 사흘 만인 5월27일 현재 4만3000명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같은 청원이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에는 2만5000여 명을 모았다. 이 청원은 30일 이내 1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에 회부된다. ㄱ씨는 “차별금지법이 논의될 때마다 국회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되풀이하는데, 국민 의식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회가 국민의 인식을 따라오지 않는 것이다. 국회는 직무유기를 멈춰라”라고 지적했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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