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행동은 미얀마를 응원하는 이들에게 ‘휴머니tea’를 나누어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다. ⓒ시사IN 신선영

익숙한 것들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아라비아숫자조차 쓰지 않는 낯선 나라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김준성씨(인스타그램 @junsengi)의 생애 첫 배낭여행지는 미얀마였다. 김씨가 ‘당신이 본 곳이 미얀마입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MyMyanmar 해시태그와 함께 올린 사진 속 미얀마는 여행 당시 새로 알게 된 친구들의 모습으로 왁자했다. “2020년 초에는 미얀마가 한국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기뻤다. 지금은 더 많은 한국인들이 미얀마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혼란의 한가운데에 있을 미얀마 친구들이 오늘도 무사하고 앞으로도 무사하기를 바란다.”

무장한 군인 앞에 맨몸으로 선 사람의 마음을 상상하는 일은 때로 외면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다.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마음뿐이라 무력하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소환되는 한국 현대사의 기억은 낯선 타인의 얼굴에 우리의 얼굴을 어쩔 수 없이 겹쳐보게 만든다. 오늘의행동이 #WatchingMyanmar 캠페인 도구로 제작해 배포한 ‘용감한 빨간풍선’과 ‘휴머니tea’는 풍선을 불어 매달고, 밀크티를 나눠 마시는 작은 행동을 통해 일상을 빼앗긴 미얀마 시민들을 우리 삶속에서 기억하자는 요청이기도 했다.

SNS에 올라오는 응원 인증샷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미얀마를 기억하며 보낸 시간이 고여 있었다. 미얀마의 오늘이 “슬프지만 감사하고, 아픈 만큼 깊이 새겨갈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기를”(인스타그램 @gukcoach) 바라는 마음은 창가에 매달린 빨간풍선으로, 예쁜 컵에 정성껏 담긴 밀크티로, 한송이 빨간 장미를 손에 쥐고 찍은 사진으로 표현됐다. 문정아씨(인스타그램 @jungah0718)는 자녀와 나눈 대화를 공유했다. “이런 응원이 소용 있을까?”라고 묻는 질문에 “물리적 도움은 안 되겠지만 역사로 남을 거야. 무자비한 폭력에 대한 불복종이 옳음으로 기록될 거야”라는 답변이 밀크티 잔을 사이에 두고 오갔다. 진리씨(인스타그램 @jinr.zszs)는 밀크티 사진과 함께 우리가 미얀마로부터 ‘호명받은 동료 시민’임을 환기시켰다. “요즘 나는 실업급여를 쪼개 후원도 하고 틈틈이 서명도 하고 미얀마에서 보내왔다는 글도 천천히 읽는다. 매일 가족과 친구,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 자신도 목숨을 걸고 썼다는 그 글들에서 미얀마의 시민들은 앞서 민주화를 이뤄낸 곳으로 한국을 호명한다. 호명받은 동료 시민으로서 그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하다. 작게라도 관심과 마음을 보탠다.”

일상에서 미얀마를 기억하기 위한 행동은 대형 문구점과 서점의 필기구 코너로도 확장됐다. 오늘의행동은 구매하려는 필기구가 잘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미얀마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용지를 디자인했다. 서울에서는 오브젝트 성수와 노원문고, 경남에서는 진주문고에서 필기구 테스트 용지를 만나볼 수 있다. 용지에 남긴 응원은 사진을 찍어 #WatchingMyanmar #시사인 #오늘의행동 해시태그를 활용해 SNS에 공유할 수도 있다.

경남 진주문고는 지난 4월부터 미얀마 관련 도서를 한데 모아 별도 전시하고, 미얀마산 커피를 판매한 수익금을 미얀마 후원 단체에 보내는 일을 해왔다. 이병진 진주문고 팀장은 “책은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았지만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을 일상에서도 인지할 수 있다는 점 자체로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진주문고는 미얀마 응원 필기구 테스트 용지를 필기구 코너뿐만이 아니라 서점에 마련된 필사 테이블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비치했다.

선물 대신 기부하는 5월

언론사 폐쇄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취재를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 현지 언론인의 취재비를 지원하기 위한 ‘미얀마의 언론 자유를 응원합니다’ 모금 참여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5월6일 기준 507명이 참여해 2231만4920원이 모였다. 5월이 시작된 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을 맞아 선물 대신 기부에 참여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유안리씨는 “미얀마의 어린이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모금에 참여했고, 이유형·신경선씨는 어버이날에 드릴 부모님 선물을 사려다가 미얀마의 시민들을 떠올렸다. “작은 돈이지만 미얀마 시민들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데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시사IN〉과 오늘의행동이 함께하는 #WatchingMyanmar 캠페인은 4월7일부터 5월18일까지 41일 동안 진행된다. 다가오는 5월18일은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이기도 하다. 캠페인 소식은 오늘의행동 홈페이지(todaygoodaction.org)와 〈시사IN〉 미얀마 특별 웹페이지(myanmar.sisai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사IN〉 뉴스레터로 소식을 받아보는 방법도 있다(뉴스레터 신청 newsletter.sisain.co.kr).

 

후원자 메시지

이기린 이솔 어린이날 선물 대신 아들과 약속했어요. 미얀마에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기로! 미얀마 시민들의 용기를 응원하며, 더 이상 다치지 않기를 아프지 않기를!

남세은 희망을 잃지 마시길, 건강을 잃지 마시길, 삶을 잃지 마시길.

이루카 케이크와 과자를 굽는 사람입니다. 제가 구운 달콤한 과자를 미얀마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그런 평화로운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김현목 나로서는 실패할 수 있지만, 우리로는 승리할 수 있다.

박지수 고등학생 신분이라 큰돈을 후원할 수 없어서 죄송하고 아쉬워요. 한국 역사와 닮은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하고 또 응원합니다.

이경만 이렇게밖에 도울 수 없어 마음이 아픕니다.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부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빕니다.

허윤주 흐닌 누 트웨 기자의 기고문 마지막에 그가 몇 번에 걸쳐서 ‘미얀마 시민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라기보다는 자명한 사실같이 들렸다. 총칼은 깨어 있는 시민들을 단기적으로 억누를 수 있을지언정 최종적으로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승엽 민주화를 위한 미얀마 국민들의 투쟁을, 이를 전 세계로 널리 알리기 위한 언론인들의 목숨 건 사투를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전소연 미얀마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힘을 보탭니다. 미얀마를 위해, 그리고 올바른 언론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임수민 위기 속에서 빛나는 저널리즘의 힘을 기대합니다.

오정인 오늘의 기록이 모여 증거가 되고 역사가 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꼭 기록해주세요.

미얀마의 언론 자유를 응원합니다
(5월6일 오전 11시30분 기준 507명, 2231만49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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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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