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이일섭씨가 ‘모텔 아기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시사IN〉 편집국으로 보낸 후원금.ⓒ시사IN 이명익

4월29일 〈시사IN〉 편집국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오랜 정기 독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제711호 커버스토리 ‘모텔에서 태어난 아기’ 기사를 읽고 도저히 손놓고 있을 수 없어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혹시 지금 아기 엄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직 풀려나지 못했다면 제가 대신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주고 싶어서요. 가능할까요?” 전화기 너머로 흐느낌이 들렸다. “죄송해요. 그동안 그 가족이 도움받을 곳 하나 없이 얼마나 막막했을지 생각하니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이튿날인 4월30일에는 편집국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우체국에서 부쳐진 10만원짜리 온라인 환증서였다.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칸에는 짤막한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모텔 발견 아이 부모님에게 전달 부탁드립니다.” 정기 독자 이일섭씨가 같은 기사를 보고 보낸 후원금이었다.

이후에도 이들 가족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묻는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아기 가족과 연락 닿을 수 있는, 혹은 필요한 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기 엄마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남편분은 선처가 가능한지 후속 보도도 꼭 부탁드립니다’ 등 독자들의 진심이 담긴 메일과 전화가 매일 들어왔다. 〈시사IN〉 SNS 계정과 온라인 포털에 공개된 해당 기사에도 아기 가족을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댓글이 계속해서 달렸다.

엄마는 복지시설로, 아빠는 여전히 구치소에

현재 아기 엄마 김 아무개씨는 한부모 가족을 지원하는 복지시설에 머무르고 있다. 친구에게 빌린 생활비를 갚지 못해 체포된 이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그는 지난 4월26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인천 남동구청 아동복지과 관계자는 〈시사IN〉과의 통화에서 “김씨가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한다. 현재 그들 가족이 거주할 집을 알아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가족이 마지막으로 머무른 ㄷ모텔에서 보관 중이던 살림살이도 김씨가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시설로 옮겼다.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4월 당시 19개월이었던 첫째 아이는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 아기 아빠 최 아무개씨가 탁자에 던지듯이 내려놔 머리를 다친 2개월 둘째 아이는 여전히 병원에 입원 중이다. 아직 의식을 온전히 되찾지 못했지만, 이제 기계에 의존해 호흡하지 않고 스스로 호흡이 가능한 상태다.

둘째 아이에게 중상해를 입혀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된 아기 아빠 최 아무개씨는 구속 상태다. 검찰이 수사하는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원래 10일이지만,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우 법원이 한 번 더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수개월 동안 모텔을 떠돌다 아빠는 구치소로, 엄마는 복지시설로, 첫째 아이는 보육원으로, 둘째 아이는 병원으로 뿔뿔이 흩어진 이들 가족이 다시 모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해당 가족을 돕고 싶은 독자분은 담당 기관인 인천 남동구 간석3동 행정복지센터(032-453-6332)로 후원을 문의하시면 됩니다. 

기자명 나경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did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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